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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이 떠나고 난 뒤

900408 |2017.12.20 14:33
조회 38 |추천 0

당신이 떠나고 난 뒤

당신이 힘들었을 때

당신의 곁에 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당신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끝까지 잠자코 들어줘야지.

가끔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래, 맞아, 대답도 해주면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당신의 눈만을 바라보면서

입술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당신과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봐야지.


그러다가 당신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릴 땐

나도 덩달아 같이 울어줘야지.

당신의 울음소리보다 더 크지 않은 소리를 내면서

그렇게 당신이 멎을 때까지 함께 울어줘야지.


당신이

전부 자신의 탓이라고

끊임없이 자신을 탓하며 고통스러워할 땐

꼭 안아주면서 

당신은 아무 잘못 없다고

괜찮다, 다 괜찮다 해줘야지.


그리고 

당신은 소중하다고.

당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좋은 곡으로 사람들을 행복과 위로를 건네서가 아니라

그냥, 정말로 그냥.

청년 김종현으로서

당신은 당신 존재 자체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당신이라고.


당신의 말처럼

염세적이고

편협하고

눈물이 많고

사람을 질리게 하고

매사에 진지하고

어둡기만한

당신 자기 자신을 살짝은 놓아주라고.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자신 스스로에게 해달라고.

여기까지 오르라고 고생했다고 토닥토닥 해달라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낙심하지 말고

우울하다는 이유로도 낙심하지 말고

당신의 감정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의 끝에 낙심할 것이 아니라

그 감정 자체로 존중하라고.


그럴 수도 있지.

저럴 수도 있고.

내 자신이 원하는 내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말고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어디 한구석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또다른 나를

한번만이라도 더 돌볼 것.

두려워서, 고통스러워서 꼭꼭 감춰두었던,

혐오스러워 접어뒀던 당신에 대해 너무 힘들어도 한번 말을 걸어볼 것.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행복할 권리가 있는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

당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써두었던 음표들과 글씨들을 가득 안고

그 누구도 없는 아니면 그 누구도 있는

그저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당신의 목소리와 아주 많이 닮은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벤치에 앉아서

토닥토닥, 길어도 좋고, 짧아도 좋으니까.시간을 가져볼 것.

여행에서 다시 돌아왔을 땐

가수 안해도 되고

안 웃어도 되고

행복하지 않아도 되고

성장하지 않아도 되고

치유되지 않아도 되고

그러니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돌아볼 것.


끝이 보이지 않는 우울의 긴 터널을 걸었을 너에게.

자신의 삶에 많은 애착을 가진 사람일수록,

모자라고 넘침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삶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너무나 극단적으로 자신을 놓아버린다고.


이야기해주면서.


한없이 겨울을 닮은 너를

그저 고생 많았다고

따뜻하게 꼭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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