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말기,약방 사업을 하는 백씨 가문이 있었다.백씨가의 장자이자 당주인 백건풍은 유학을 다녀온 후 직접 사업을 도맡아 운영했다.건풍의 어머니는 그가 일만 하느라 가정을 꾸리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겨 혼처를 알아보았다.그러던 어느 날,어여쁜 처자 미주가 길을 지나다 급하게 달려온 마차에 치일 뻔한 일이 생겼다.우연히 옆에 있던 건풍은 재빨리 몸을 날려 그녀를 구하곤 백씨 약방을 찾아달라 말했다.이때 미주는 늠름한 그에게 한눈에 반해 그뒤로 그의 생각만 하게 됐다.미주의 생각을 알게 된 부모는 백씨 가문에 혼담을 넣었다.
마찬가지로 약재를 취급하는 미씨 가문이었기에,건풍의 어머니인 노마님은 당장에 수락했다.또 그녀가 보기에 미주는 온순하고 바른 성품이었다.혼인을 거부하던 건풍은 사업 때문에,그리고 사랑하는 여자 오채홍을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승낙했다.노마님은 오래전 연인이었던 건풍과 채홍을 못마땅하게 여겼다.채홍은 본디 하녀였는데 건풍과 헤어져 이곳을 나갔다.그러나 노마님은 그녀를 찾아내 원한다면 첩으로 들이라고 아들에게 권한 것이었다.독한 노마님은 미주 역시 이용할 생각뿐이었다.
노마님: 어차피 미주는 회임할 수도 없어.그러니 원하는 만큼 첩을 들여라.
건풍: 어머니,무슨 말씀이세요?무슨 짓 하셨어요?
노마님: 백씨 대대로 내려오는 무색무취의 약으로 그걸 미주의 음식과 약에 섞으면 아이를 가질 일은 없다.미씨 가문의 자손이 생기면 그쪽에서 어떻게 나오겠어?우린 미주가 기를 완전히 펴지 못하게 만들어야 해.
건풍: 어찌 그런 독한 짓을...그건 그녀에게 못할 짓이에요.
노마님: 이 늙은이가 이 집안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데 넌 당주란 애가 어찌 그런 한심한 소리를!
건풍: 그리고 전 채홍과도 함께할 수 없어요.채홍은 이미 저에게서 떠났어요.
노마님: 다시 붙들어오면 되지.아니면 다른 애를 들여라.
자신을 사랑해줄것 같았던 남편은 첫날밤에도 오지 않았다.설렘으로 기다리던 새신부 미주는 결국 하녀가 홍포를 걷어주었다.그래도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집안살림을 배우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그러나 미씨집안 당주가 된 그녀의 오빠는 그녀더러 남편의 맘은 못 잡아 친정에 도움이 안 된다며 뭐라 했고 미주 스스로도 죄책감을 가졌다.미주의 시녀 산호는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위로했다.그런데..
여전히 채홍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풍은 노마님의 생일 연회 밤에 홀로 나와 술을 들이켰다.사랑스러운 그녀..그녀만 떠올리면 웃음이 나다가도 마음이 아팠다.남몰래 은근히 그에게 호감을 갖던 미주의 아리따운 친정시녀 정아는 그를 따라가 달랬다.자기 주인을 향한 충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따라 그가 너무 안쓰럽고 끌렸다.건풍도 몇번 보면서 정아가 채홍을 닮았다고 느꼈다.결국 그가 먼저 그녀를 폐가로 끌고 가면서 일이 터졌다.다음날,그는 정아를 첩으로 들이겠다고 선언했고 그녀를 시녀가 아닌 거의 자매처럼 여겼던 미주는 벼락을 맞은 듯했다.
미주: 이게 무슨 말이에요?나리,전 믿을 수 없어요.어제,어제 무슨 일이 있었죠?제 하녀를 데리고 뭘 하셨어요?
건풍: 미안하오.당신에게 정아를 보살피란 말 하지 않겠소.하지만 그녀를 받아들여 주시오.
미주: 그 아이는 제 자매나 다름없었어요!꼭 그래야 했나요....?나리,한번도 제 부탁 들어주신 적 없잖아요,그러니 정아를 들이지 마세요.네?
건풍: 내 잘못이오,내가 저질렀으니 책임지겠소.정아를 넷째 부인으로 들이기로 했소.이곳 안주인은 여전히 당신이오.
미주: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전 늘 차가운 방에서 혼자 지냈어요..
건풍: 희빙과 일월은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일이오.무조건 이 집은 당신 것이니 정아를 괴롭히지만 마시오.
미주: 나리 말대로 전 희빙과 일월 두 여자를 참았는데 또 그러라고요?이번에는 정말 그녀를 아끼시는군요?
건풍은 더 이상 말하려 하지 않았고 그는 물론 정아에게 큰 배신감을 느낀 미주는 완전히 변했다.출가 전 잘 웃고 순진하던 소녀는 시집와서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었다.조용조용 나긋나긋한 성격이라 둘째부인인 양희빙에게 휘둘리기도 하고 이곳 하녀 출신인 일월에게도 관용을 베풀었는데 그녀에게 돌아온 건 없었다.게다가 아직 아이도 없어 입지도 굳지 않은 상태였다.미주는 자신과 가문을 굳건히 하기 위해 독해져야 했다.그녀는 정아에게 실망감을 표시하긴 했지만 겉으로는 잘해주며 크게 상심하지 않은 것처럼 굴었다.뒤에서는 살인벌을 풀어놓을 준비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