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별 후에 날마다 몇 글자라도 쓰는게 도움된다고 해서 일기처럼 쓰기 시작했었다.
며칠 전에 주말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힘들다고 했더라?
다 개소리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눈이 와도 난 힘들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들은 내가 정말 아무렇지 않은 줄 알까.
난 아직도 비슷한 이름부터 널 떠올리는 그 어떤 것들에도 민감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만남에 내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우리 이별에 내가 얼마나 비겁했는지.
이것도 모두 쓸데없는 생각일까.
나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하는 내게 나는 어른스러운 척 말했다. 우리가 헤어지면 그 순간 모두 끝이니 미안해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 놓고 나는 매일이 감정에 쌓여 지낸다.
널 보고 싶다가도 딱히 명분이 없어 체념한다.
전화 하고 싶지만 네가 바쁠까. 네가 날 어떻게 볼까 스스로 자책한다.
네 잘못만 신랄하게 비판했다. 잘한거 하나 없는 내가. 표면에 드러난 네 잘못만 줄기차게 비난하고, 개선을 종용했다. 함께 노력해 보자고 네 변화만을 요구했다. 나는 그 날 위선자였다.
그러고는 내게 미안하지만 자신이 없다는 널 잡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너는 변함이 없을 꺼라고 했다. 맞다. 내가 변하지 않는 한 너도 변할 수 없다.
너무 늦게 알았다. 그래서 후회된다. 내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 끝내 미안하다며 우는 너에게 사실은 내가 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너는 판도, 딱히 좋아하는 커뮤니티도 없어서 내 말은 네게 전해질 리 없다.
이미 다른 방법이 없으면 그만하자고 말하고 너를 잡은 나는 더이상 네게 다가갈 용기도 없다.
우리가 다시 만나도 똑같은 걸로 헤어질거야. 나중에 추억이 쌓이고 더 정들면 그때는 더 힘들꺼야. 지금 힘든게 더 나아. 네가 말했다. 어차피 연인은 결혼 아니면 헤어짐이다. 나는 아직도 네가 있어서 힘든 것 보다 네가 없어서 힘든게 더 크다.
이 마음조차 네게 전하지 못할테지만, 난 지금 너무 네가 보고싶다.
전하기엔 우리 너무 멀리온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