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저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ㄱㄱ |2018.01.15 04:41
조회 175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무살이 되는 여자입니다.

제 사연을 어디에 깊게 하소연할 곳도 없고 딱히 하고싶지도 않아 꾸역꾸역 홀로 버티며 살아왔는데,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숨통이 끊길 것처럼 미칠듯이답답하여 결국 여기에나마 글을 남겨봅니다.

조금은 두서없고 정신없는 글이 될지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가족은 엄마와 오빠 둘뿐입니다.

아버지께선 제가 중학교때 집을 완전히 나가버리셔서 안들어오십니다.

제 기억속 아빠는 화도 없고 웃음도 없고 함께 만든 추억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빠가 술에 취하는 날에는 꼭 다른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폭행을 일삼아서 한밤중에 엄마가 경찰서에 왔다갔다하는 모습과 집에 돌아와서는 홀로 눈물흘리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모습만 셀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그게 제가 가진 아빠의 기억의 전부이기도 하고요.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나마 엄마와 저희남매에게는 항상 무관심했고, 외적인 상처나 피해를 주진 않았습니다.

제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그런 일상들의 반복에 지쳐가고 정신적으로 망가져갈때쯤,아빠는 어김없이 그날도 술을 마시러 나갔고,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있습니다.

그 일이후 얼마 지나지않아 실종신고까지 했지만, 저와 오빠는 차마 아빠에게 먼저 전화해볼 엄두도 내지 못했고, 엄마 역시 많이 지친듯 했습니다.
아빠역시 현재까지도 행방을 알지 못하고요.

남이 볼땐 절대 정상적인 집안도, 사연도 아닐거라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제가 너무 많이 무뎌진 것인지, 이제 외려 이 일은 제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비극은 고등학교 입학 후 시작됬죠

고1이 시작되는 때에 엄마가 갑작스레 유방암 판정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일찍 발견했기에 하루빨리 치료를 받아야할 상황임에도불구하고 엄마께서는 괜찮다 괜찮다 하시며 계속 치료를 거부하고 일만 하시다가 결국 암이 전이되서 합병증까지 오는 위험한 상황까지 오게됐습니다.

어쩔수없이 하던 일들에 손을 모두떼고 현재까지 병원에서 투병생활중이십니다.

의사 말로는 지금 넣는 약들이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라고 하더라구요
암 전이가 이미 너무 많이돼서 치료를 할수가없는 상황이라 진통제주사 놔서 버티게하는거라고.

하늘이 무너져내린다는게 어떤건지 그제서야 알 것 같더군요

엄마 앞에선 끝까지 눈물참으려고 실없는얘기만 잔뜩 했는데 엄마가 안보이는 병원 밖으로 나오니 누가 보던말던 한시간 가까이 한자리에서 오열했습니다.

그때가 고2 여름무렵이었죠.

항상 내 곁에서 작지만 큰 힘이 되어줬던 엄마가 당장 어디로 떠나서 영영 못볼수도 있다는생각에 너무나도 두렵고 겁이나서 당시 할 수있는거라곤 우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새 마음을 고쳐먹고 엄마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어떻게든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길로 학교를 자퇴하고 알바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스무살이었던 오빠역시 졸업 후 곧바로 취직을하여 그곳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매달 적지않은 돈을 보냈습니다. 치료비와 생활비는 자기가 알아서 감당할테니, 집 잘지키고 엄마만 잘보살피라며.

근데 어떻게 제가 가만히앉아서 밥먹고 엄마만 보살피겠어요. 학교까지 그만둔 판에.

매일매일 하루에 알바를 두세개씩 뛰었죠. 이른 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 편의점, 점심때부터 저녁9~10시까지는 패밀리레스토랑, 끝나고나서 또 새벽 두세시까지는 고깃집.

이렇게 하루에 세시간 남짓 자면서 1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처음엔 이렇게일하면 엄마를 조금이라도 더 살게할수 있다는 희망이생겨 금방이라도 쓰러질것같아도 스스로 일어날 힘이났는데, 그 희망이 결국엔 저를 더욱 고문시키더군요.

제 바람과 노력과는 반대로 엄마의 상태는 점점더 나빠져갔고, 한달 전 중환자실로 옮겨져서 호흡기를 떼고서는 제대로된 소통조차 할 수 없을 상황이 오게됐습니다.

제가 좀더 열심히 살았어야 하는걸까요.
왜 저에게는 조금도 행복할 틈을 주지않는걸까요

다들 제게 그러더군요

니잘못이 아니다. 너는 그냥 운이 안좋을뿐이다.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거다.

도대체 얼마나, 얼만큼 지나야 괜찮아지는걸까요.
이 의미없고 속절없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지나야 웃을 수있는날이 올까요

사는게 사는게 아닌것같고 아침에 눈을 뜬다는것 자체가 힘이듭니다

고통스러운 삶을 이제그만 정리하고 포기하고싶다는 생각에 작년 말에 알바를 모두 그만두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엄마를 보고왔는데, 두 눈을 감은채로 거의 저를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안심할수 있겠구나.
내가 사라져도 엄마는 나를 못알아볼테니 슬퍼할 이유도 없겠구나. 다행이다

새해가 되고나서는 거의 매일같이 술을 먹었습니다
남들처럼 단순히 스무살을 즐기고싶다 가 아니라
꼴에 또 죽는건 무섭고 두려워서 취하면 좀 덜아프게 죽을까 싶어서였죠

결국 술먹고 자살시도는 여러번했었어요. 타이레놀 5상자 사서 집에있는 약들이랑 다 모조리 털어넣어도봤고 정말 제정신 아닐때까지 술마시고 손목도 그어봤고요.

결과는 그저 참담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고통없이 죽는 것이었는데, 그 반대로 죽을만큼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살아있네요.

집에서 손목을긋고나선 정말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이제죽는건가 싶었는데, 간신히 눈을 떠보니 어김없이 응급실에 도착해있더군요. 그때 오빠의 우는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내가 바란건 이게 아니었는데,나도, 엄마도 오빠도 행복해지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건데.


전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떻게 살아가야되죠

앞으로 나아갈 엄두도 살아갈 힘도 안나요

오빠는 나때문에 힘든 것 같은데, 내가 죽으면 오빠가 사는세상이 좀 수월해질 수 있을까요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날 이후부터 어떻게 숨을 쉬고 살아야할지 그 방법조차 전 모르겠네요
아마 사람사는게 아니겠죠

짧은 생 속에서 깨달은게 참 많았고 노력해도 안되는게 있다는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목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묻고있지만 저는 사실 그 대답을 들으러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라도 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그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싶어 쓴 것이었죠.

쓰다보니 밤이 많이 깊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