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는 10개월, 임신 5개월차 임산부입니다.
매일 재미삼아 판을 보던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될지는 생각도 못했네요.
남편과 어제 밤에 있었던 일로 아직 마음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친한 친구들에게 알리자니 내 얼굴에 침뱉기라 이 곳에 익명으로 글을 올립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도 여느때와 같이 저녁을 먹고 TV를 보다가 남편이 너무 피곤하다며 아홉시쯤 자러
방에 들어갔고, 저는 더 보다가 11시쯤 자려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이미 남편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저는 누워있다 옆에있던 남편의 핸드폰을 보게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서로의 생활에 대한 프라이버시 문제로 보지 않던 걸 왜 문득 보게 됬을까 싶네요.
별거 없겠지 생각했는데 최근 주고받은 회사동료와의 카톡, 친한 친구들과의 카톡에서 믿을 수 없는 대화 내용이 있더라구요.
회사 동료와의 카톡에서 남편이 일을 하다가 담당업체 여자직원에게 번호를 따였다며 자랑을 하니 동료가 집에있다가 연락와서 와이프가 보면 어쩌려구 하냐고 하더라구요. 남편은 업체간부로 저장해놓으면 된다면서, 남편 스케줄을 아는 동료가 며칠날 밥 먹자고 말해보라는둥, 남편은 같이 자리 한번 만들겠다는 답변을 했구요. (참고로 남편은 업무시간대가 자유로운편인 영업직이고, 같이 대화를 나눈 회사동료도 아직 신혼이고 둘이 공감대가 많다며 친한 사이입니다.) 그 분 외에도 다른 회사동료분과 얘기를 하던중 야한 동영상을 보내고 모르는 여자랑 파워*를 하고 싶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제가 지난 주말에 친구들이 저희집에서 놀다가 자고 가게되어, 남편에게도 친구들이랑 약속잡아서 놀다 오라고 했습니다. 남편도 제가 친구들이랑 편하게 자라며 자기도 놀다 친구 자취방에서 자고 온다고 했었구요. 그리고 주말이 되기전 친구와의 카톡에서 이번 주말이 자기에게 정말 자유라며 가요리믹스에 가자고 하더라구요. 가요리믹스 같은 감성주점은 결혼 전 남편과 같이 가봤던 적이 있지만 춤만 추는 목적이 아니라 서로 헌팅도 하고 그러는구나하고 알게 됬던 곳이였고, 그래도 스트레스 풀고 놀기엔 괜찮겠다 싶어 남편이 만약 저에게 사전에 허락을 구했다면 남편을 믿기에 보내 줄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카톡 내용이 정말 가관이더라구요. 그 날 같이 논 친구는 자영업을 해서 9시쯤 마칩니다. 그래서 친구가 가게가 마치면 저에게 보낼 인증샷 목적으로 친구가 침대에 잠들어있는 사진을 찍어두고, 같이 나가서 술 마시고 놀다가 한시쯤 저한테 이제 들어와서 잔다는 인증샷을 보내고 놀면 된다고, 술 마시다 가요리믹스 가서 부비부비하며 자기 물건을 자랑하고, 한 명 데리고 나와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자기 요즘 그게 불끈불끈한다며 그런 대화내용이였구요. 실제로 저에게 그 시각쯤 인증샷과 함께 잔다는 카톡이 왔었습니다. 플랜은 다 짜놨다며 그렇게 놀 생각에 너무 설렌다는 말에 친구가 한번 쎄게 걸려봐야된다는 말이 있었구요.
다른 날에 밤과 음악사이를 간 내용도 있었어요. 그 날은 제가 집에 있고 남편은 친구들과 약속있다며 나간 날이였는데 한 밤 열시쯤 저에게 이제 집에 들어온다며 먹고싶은거 없냐구 해서 비빔밥이 먹고싶다고 했더니 임신한 와이프가 먹고싶은거니 사서 금방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새벽 한시가 되도록 연락이 안되서 기다리다 자려는데 남편이 술에 취해서 비빔밥을 사들고 들어왔더라구요. 그래서 비빔밥 사서 오겠다고 한 사람이 연락두절되서 이제 들어오냐며 화를 냈더니 친구들이 한잔 더 하러가재서 갔는데 자기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있어서 연락을 못받았고, 그래도 비빔밥 생각이 나서 사서 왔다구요. 화는 났지만 그래도 기다리느라 아무것도 못먹었고 사온 정성이 고마워서 새벽에 먹고 잤구요. 그 날도 밤사를 가서 연락이 안된줄도 모르고 고마워했네요.
그리고 이번주 주말에는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제가 친정의 계모임으로 여행을 가게 되서 집을 비우게 됬었구요. 남편이 다른 친구들에게 이번주는 완벽한 자유라는 대화내용도 있었네요.
위의 대화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가는데 남편을 믿어왔던 제가 너무 바보같고, 이 믿음을 져버린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온 몸이 떨리더라구요. 자는 남편을 깨워서 당장 추궁을 할까 하다 일단은 대화내용을 캡쳐해서 제 핸드폰으로 보내고 자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싶은 이런저런 생각에 계속 눈물이 나고 뒤척거리며 날을 새니, 남편이 결국 새벽에 깨서 왜그러냐며 불을 키더군요. 제가 계속 아무말 안하고 누워있으니 혹시 핸드폰 본거냐며 말하라기에 일어나서 분노가 터졌습니다. 눈물이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계속 흘러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와중에 나는 정말 당신을 백프로 믿었다며 그런 나에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우리 애기는 어떻게 하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하냐고, 내가 임신해서도 막달까지 회사 다녀보겠다고 매일매일 임산부 뱃지 달고 전철에 끼여탈때 당신은 차 가지고 다니면서 일하면서 총각행세하고 다른 여자랑 잘 궁리만 했냐고 원망과 분노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남편은 일단 진정하라며 하는 말이 다 제가 오해한 거래요. 회사분이랑 한 대화는 영업상 그 업체랑 친해졌다는 식으로 얘기하기 위한 거짓말이였고, 친구와 한 대화는 남자들끼리는 저정도 음담패설은 다 한다며, 자기는 맹세코 제가 상상하는 짓 한적이 없대요.
그래서 제가 이런 내용을 보고도 어떻게 내가 오해하는거일수 있냐고 입장 바꿔 생각해서 내가 내 친구들이랑 저런 대화했으면 당신은 참을 수 있겠냐고 했더니, 모든 걸 걸고 그 날 춤추러 간 건 맞지만 그 이후의 일은 없었다고 자기 좀 믿어달라하더라구요.
제가 아무것도 안들린다고 믿을수 없다고 당신을 믿었던 내가 너무 바보같고 지금 그런 변명들도 다 나를 바보취급하는거 같다고, 내가 당신을 믿었던 만큼 지금 신뢰가 바닥을 쳤다고 만약 내가 이걸 이해하고 넘어가준다해도 앞으로 당신이랑 예전처럼 지낼 자신이 없다구 했어요.
남편은 계속 자기를 믿어달라고 얘기하다 제가 나가라해서 거실로 나갔고, 저는 계속해서 울다가 날새서 각자 출근했네요. 출근길에도 출근해서도 멍하기만 하고 뱃 속에 애기 생각하면 몸 신경써야되는데 그 생각을 하는것 조차 저는 너무 괴롭네요. 출근해서 남편이 계속 오해라고, 자기는 내가 상상하는것처럼 어긋난 행동한 적없고, 자기가 잘못한게 있다면 거짓말하고 논거 뿐이라고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믿어달라는데, 전 그 변명섞인 말들이 더 화가 나서 아직 어제 일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았고 마음정리를 좀 해야될거같다고, 시간 갖게 해달라고 퇴근하고 짐 싸서 나가달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못나간다고 해결하려면 자기얘기를 들어달라더니 제가 쓰레기라며 비꼬아서 얘기하니 자기는 바람핀게 아닌데 제가 바람으로 몰아간다며 이혼하자는거냐며, 검사 판사들도 친한 친구들끼리 음담패설 정도는 한다고, 이혼이 장난인줄 아냐고 당당하게 나오더라구요.
남편은 평소에 정말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자였어요. 저희 친정에도 제친구들도 잘 챙기고 저한테 하는 모습보면 다들 주변에서 결혼잘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저에게도 행복함을 안겨주었기에 늘 고맙게 생각하고 사랑했는데 하루 아침에 이제까지의 남편의 모습들과 카톡내용의 양면성에 너무 소름끼쳐요. 이혼을 하는게 맞는걸까, 아직 결혼한지 일년도 채 안됬고 곧 애기도 태어나는데 나만 한번 눈 딱 감고 넘어가면 되는걸까, 이혼을 하게 되면 앞으로 태어날 애기는 누가 맡을것이며 믿고 늘 지지해주는 부모님들에게는 얼마나 불효일까 하는 생각에 판단이 서지 않아요. 친정 부모님께는 평소 저한테 잘하는 사위를 너무 예뻐하시기에 실망을 드리고 싶지않고, 시댁 부모님이 늘 제편에서 남편을 꾸지람해주시는 좋은 분들이여서 어머님께 조심히 연락드려서 말씀드려볼까도 싶고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판에 이런글이 올라오면 다들 이혼하라는 말만 가득한걸 알지만 제발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