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은 유난히 자는데 핸드폰이 울리던게 너무 거슬리더라 기분좋게 자는데 자꾸 그 소리에 깨는 것도 싫고.. 그래서 무음으로 바꿔놓고 하루종일 무음 해놓은 걸 잊어먹고 있었다? 만약 내가 새벽에 깨어있지 않았다면 니가 전화를 한 그 순간에, 새벽 5시에 울린 니 전화는 그냥 무시하고 잠을 자고 있었겠지
핸드폰으로 그냥 유투브를 보고 있는데 상단에 니 이름이 뜨더라.. 카톡은 차단했고 다른 sns도 다 끊어버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질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지워나가고 있던 중인데.. 번호는, 번호는 아직도 미련이 남은 건지 지우지 못하고 그냥 두고 있었는데 그게 뜨더라 내 폰 화면에. 그게 이제 나한테 남은 니 몇 안되는 흔적 중 하난데.
울리다가 끊기고 다시 울리다가 끊기고. 그걸 세번을 그냥 받지 않고 보기만 했다 우리가 사귄 날이 얼만데, 그 시간에 내가 깨어있지 않다는 건 너도 잘 알테고.. 전화가 벨소리가 울렸다면 내가 깨어났을 거라는 것도 알테지. 하지만 어제는 무음이었고 나는 그렇게 계속 부재중 3통화에 적힌 니 번호를 무척 오랜만에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 폰에 이렇게 니 번호가 뜬게 몇달만이더라 너무 오랜만이라서.
몇주 전에 도저히 못참겠어서 너한테 전화를 걸었었다. 다시는 내게 연락하지 말라고, 이제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졌단 너에게. 이미 다른 사람이 있는 너에게. 하지만 니가 받기도 전에 나는 끊어버렸고 미안하단 문자 하나를 보냈지. 그리고 왠지, 그것을 기점으로 나는 니가 잘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아마 그 때의 전화가 내게 남았던 미련이었던 모양이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시간이 비어도 널 생각하지않았다. 끊었던 sns에 니가 추천으로 떠도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새로운 사람과 같이 찍은 프사도 좋다고 한참을 보던 내가 그렇게 뜨는 니 프사를 보고 이제는 뭔가 못생겨졌네, 하고 그냥 넘기게 된다.
다만 조금 궁금해지긴 해? 그렇게 매몰차게 돌아선 니가 뭔 바람에 전화를 했을까. 술에 취한 김에 했겠거니, 그래서 그 전화 받아봤자 썩 좋은 소리 나오지는 않겠구나 싶다. 그래서 받지 않았고 아마 내가 다시 연락하지도 않을 것 같다. 연락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그리고 이상하다.. 니 번호를 보고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보단 묘한 후련함이 있다. 그렇게 차가웠던 너도 조금쯤은 내가 걸리는게 있었구나, 그게 단순히 술김에 취해서 한 것이든 아니면 속되게 몸정 때문이든 혹은 무엇이든 간에 뭔가가 날 생각나게 했나보구나 싶은 맘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내게 남은 너의 흔적을 전부 지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로 슬펐던 건, 우리의 긴 시간이 그렇게 문자 몇개와 전화 한통으로 허겁지겁 끝나버린 뒤 정말로 아무렇지 않아했던 너의 지난 모습이었어. 내가 우리가 헤어지던 그 순간을 곱씹을 동안 넌 너의 말대로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게 보여서. 난 이렇게 슬픈데..
하지만 다행이야 너에게 내가 아직은 생각이 날 만한 순간이 있어서. 난 거기에 위안받고 이제 그만 지울란다. 이제는 정말로 지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예전에 니가 그랬었지 지나간 시간은 다 추억이라고. 그 시간에, 그 기억에 나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다 소중했던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고.. 내게 너 역시 그렇다. 너는 이제 내 기억이고 내 추억의 시간이다. 나는 너를 떠올릴 때마다 너와 함께 한 나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 시간이 좋았다는 느낌을 간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