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첫 명절을 맞아 시댁에 다녀와서 크게 싸웠는데요
어디 털어 놓기도 힘들고 조언도 구할 겸 처음 글 남깁니다.
솔직한 댓글 남겨주시면 신랑과 같이 볼 생각이에요.
일단 신랑 성격부터 말하자면 자상하고 똑부러집니다. 어른들께도 잘 하고 예의 바른데다가
잘 웃고 잘 웃어주고 위트가 넘쳐요.
경제관념도 뛰어나지요(결혼 후엔 장점이 단점으로 바뀐다는 걸 경제관념 때문에 처음 알았네요..)
그리고 시댁이나 친정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결혼 전부터 알았지만 신랑은 말그대로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왔구요
아버님은 근엄하다 못해 지나칠 정도로 가족들을 막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첫 만남부터 상견례때부터 느껴왔어요.
반면에 친정은 물론 부모님 세대에서 아버지가 집 안의 기둥으로 어머니가 받들어야 된다는
생각은 하고 계세요 어머니께서도 아버지 내조를 해왔구요
시댁과 다른점은 어떤 결정 사항을 아버지가 독단적으로 결정한다거나
가족들에게 막말이나 큰 소리 치는 것은 상상 할 수도 없어요
자식들에게 강압적인 모습은 보이신 적이 단 한번도 없구요 자유분방하게 자라와서 그런지 시댁에 가면 적응이 안될 때가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결혼 준비하면서부터 였던 것 같아요.
예식날짜와 예식장부터 집구하기까지 물론 둘이 하는 결혼이 아니라는 생각은 저도 있었지만
저와 있을때는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본인도 좋다고 동의를 했다가 본인이 나중에 생각해보면 부모님 의사도 중요하니까 저한테 뒤늦게 얘기할때가 많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 얘길 했습니다. 그것때문에 몇번 다툰 적도 있구요.
둘다 우유부단하긴 하지만 저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때 그게 잘 안됐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 인가를 생각을 하는데 신랑은 후회를 하고 지나간 얘기를 자꾸 하면서 힘들게 합니다.
제 탓이라고 할땐 정말 뻥집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도 그 결정에 대해서 계속 곱씹으며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 받으면 저보고 뭐라 할때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자격증을 위해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실기를 공부하려면 돈이 50만원정도 드는데
본인 직장에서 필요한 자격증은 아니었어요 그 고민을 몇주를 하던지..
줏대없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할때가 많고, 직장도 제가 더 멀어서 본인이 집안일을 더 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는지 뭐라 할때도 많았구요, 싸울때 뜬금없이 생활비는 한 주에 8만원 이상 쓰지말라고 해서 얼마나 황당하던지..그렇다고 제가 사치를 하더가 돈 씀씀이가 큰 것도 아니에요.
집안일도 기분이 좋을때는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기분 상하면 엉뚱한데서 화풀이를 하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요.
얘기가 너무 두서없이 가는데..하여튼 기분 좋을 때는 정말 잘합니다 하지만 속에 꽁해있다가 다른데에서 표출할 때가 많아요.
결혼 전에는 전혀 모르던 모습들을 볼때 너무 후회스럽고, 그래도 좋은 면이 많기에 좋을 걸
더 생각하려고 했던 제 모습이 더 한심해요.
결혼한지 얼마 안됐을 때에 음식하는 걸 도와달라고 했다가 싸워서 음식 엎고 저한테 욕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그 모습이 자꾸 눈에 아른거리고 저한테는 그게 벌써 상처로 남았어요.
저희집은 제사를 안지내서 설 전날 시댁에 가서 처음 전을 구웠어요. 제가 요리를 평소 해오던 것도 아니었구요.
아직은 시댁이 마냥 어렵고 긴장되는 마당에, 전 굽기 전날 뭣 때문인지 삐져서 있는걸 전 이유도 모른채 자고나서 시댁에 갔거든요.
제사 준비하며 전을 굽고 있는데 심부름 몇번 다녀오더니 전 굽는 저 앞에서 본인이 제일 힘든 것 같다고 몇번을 얘기하는데..어머니 앞에서 뭐라할 수도 없고 장난치는 모습이 정말 눈치없고 보기 싫었네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다시 시댁에 가서 제사 음식 준비하고 제사를 지냈어요.
신랑이 작은상에 올려둔 접시들을 큰상으로 몇번 날라주고 도와줬지만 제사 지내고나서 일하고 있는데 아버님이랑 먼저 밥먹고 있는 모습 보니까 서운함이 밀려오는거에요..
아버님은 제사준비 처음부터 끝까지 방에서 티비만 보시는데...보시기만 하면 제가 아무말
안하겠어요, 그 바쁜 와중에 밥차려라 간식 가져와라 어머님께 말씀하시는데
보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어쨋든 다 끝나고 집에 가서 제가 일하는 내내 와서 장난치고 먼저 밥먹는 모습도 서운했다고 조금 더 애살있게 와서 도와주고 말 벗도 되주고 하면 좋았을걸 서운하다고 하니 하는말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도와줬는데 자기한테 왜그러녜요.
그래서 전 일을 하고 어른들을 상대하고 그런게 힘든게 아니라 낯선 시댁에서 처음 하는 일들이고 지금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여자들만 일하기보단 더 도와주고 같이해주고 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니까 어른들이 먼저 밥먹는데 여태까지 그래온걸 왜그러냐고, 우리 집에 왔으면 우리 집안에 따라야 하는거래요.
그래서 여태까지 참아왔던 설움이 폭발해서 베게로 때렸습니다..그래도 뭔가 분이 안풀려요
그러고나니 저랑 못살겠다며 나가겠다는거 나가라하니 정말 짐싸서 나가더라구요
걸핏하면 못살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그러고 저희 부모님과 큰집 어른들께 인사는 해야된다고 오라고 하니 안간데요. 저도 이번에는 똑같이 욕을하고 베게싸움까지 하고 심하게 싸웠지만 집을 나가서
안들어오고 인사를 안간다는건 정말... 그렇게 어른들께 잘하라고 하면서
잘하는건 시댁만 해당되는 것 같아요 평소 하는 행동들이..
지금 신랑은 3일째 시댁에 있는데 제가 시댁으로 가서 말씀을 드려 할까요?
서로 화가 끝까지 나서 싸우고 못볼꼴 다봤는데 저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밤에 신랑과 집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싸우고 며칠이 지나도 여전히 변함이 없더라구요, 서로 탓만 하느라 또 싸우다가
언성이 높아지기에 제가 차근차근 제 속마음을 털어 놨어요.
첫 명절에 시댁 분위기와 음식 준비에 정신없고 긴장됐던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공감을 못해주겠냐고 하니, 제가 더 애살있게 어머님 도와드리고 아버님께 얘기도 더 잘했으면 좋겠고
사촌형이 말 거는데 왜 대꾸를 안했냐고.. 전 사촌형이 한 말을 못들었을 뿐인데,
더 싸우자고 시비거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선 저더러 우리 집에선 남자가 명절에 손 하나 까딱 안하는데 내가 안도와주면 어떡할거냐고 그럼 너 혼자 다 해야되는거라고 오히려 고맙다고 하라네요.
그리고 준비하신 어머님께 제가 감사해야 하는거래요.
아직까진 여자를 집으로 들이게 되면 여자가 하는데 이치고 사회가 그렇데요.
제 생각엔 신랑이 절 도와주고 고생했다고 말 한마디라도 하는게 집안 분위기를 떠나서
본인이 돕는다는데 말릴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싸우면 쪼르르 누나나 부모님께 가서 말씀드리는거 화해하고 나면 후회할 일들인데
일단 화해는 했지만 이 사람과 어떻게 살아갈지..또 헤어지게 되면 이혼녀 딱지를 달
제 앞길도 걱정이 됩니다.
꼭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