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
한번도 판이라는 곳에 글을 써본적이 없는데
뭔가 답답하고 누구한테도 이야기 할때가 없어 이렇게 글을 써보게 되네요
요즘 사회적으로 미투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있네요
정말 여기저기에서 많은 피해자 분들이 소리 높여서 이야기를 하시네요
그분들을 보고 있으니 저도 예전 일이 떠올랐나봅니다 한번도 이야기 해본적 없는 일을 이렇게라도 글로 남겨 이야기하고 싶네요.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쯤이였네요. 저희집은 가족들끼리 정말 단합이 잘되고 자주 놀고 정말 친하다고 말 할 수 있을만큼 왕래도 많았어요.
매주 지역의 놀이공원에 다 함께 어울려서 놀러도 가고 여기저기 물놀이도 같이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서 사촌들끼리도 매우 사이가 좋고 지금도 잘 어울리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그런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날도 사촌집에서 같이 놀다가 자고있었어요 근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더라구요
누군가 막 내 몸을 더듬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당시에 이제 막 2차 성징이 조금 일어날때라 쥬니어 속옷(브라)를 하고 있었는데 속옷 속으로 손이 막 들어 오드라구요
정말 너무 놀라서 몸이 안 움직여진다는 말을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피하면되지 저항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가 닥치니깐 몸이 안 움직여 지더라구요. 윗 속옷을 막 휘젓던 손은 아래 까지 내려와서 팬티속까지 손을 집어 넣더라구요.....
이때 저항을 했어야하나 벌떡 일어나서 뭐하는 짓이냐고 말을 해야 하나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 같게도 몸이 안 움직이더라구요.....
손이 온몸을 만질때 입이 내 가슴으로와 스쳐지나갈때도 저는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이게 꿈이길..... 내가 겪는 상황이 얼른 끝나기만은 기도 했었어요.
정말 억압의 시간같았던 그 시간이 지나고 모든 상황이 끝났을때
혼자 일어나 엉엉 울었어요.... 혹시 주무시고 계시는 이모 이모부가 깨실까봐 옆에서 자고있는 사촌이 눈을 뜰가봐..... 믿지 못했어요.... 내가 무슨 일을 당한걸까..... 내게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내가 아는 나와 함께 놀던 사촌오빠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걸까..... 정말 많은 생각들을 했어요.
그런데 저희 집이 안좋아서 이모네집에 신세를 많이 지고 있는 상황이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차마 제가 당한 일을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구요..... 이 가족의 사이를 모두 망칠까봐 내 한마디 말로 다 엉망이 될까봐 무서웠어요.....
그러다 사촌오빠의 친동생인 사촌에게 제가 살며시 이야기를 했어요. 가족끼리 신고하고 하면 안되겠지? 신고하는거 아니겠지라고 했던거 같아요 .그 사촌에게 뭐라고 했는지 사실 잘 기억이 안나요.... 그만큼 세월도 많이 지났고 기억도 희미해졌거든요. 그일이 있은 그 이후로 사촌집에서 잠을 잘때 늘 무서웠어요
방문을 잘 닫고 있는지 방문이 열리면 어떡하지 이모 이모부가 밖에 계실때 잠들려고 노력하고 그랬어요. 방문앞에 상을 엎어서 문이 열려도 걸리게 한다든지 그 나이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거 같네요. 다행이게도 그 이후로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러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갔더라구요. 그 이후로도 전 여전히 사촌 가족들과 잘 지냈어요.
이모 이모부께서 저희집을 경제적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고 여전히 저를 이뻐하셨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저도 정말 아무렇지 않게 지냈던거 같아요. 그 사촌과 사촌오빠 모두와 예전 그대로 그냥 그렇게 평소처럼 달라진거 없이 잘 지냈던거 같아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사촌오빠의 얼굴을 봐도 딱히 그때가 떠오르지 않았고 그럴수도 있지 했어요. 그리고 그 사건 자체가 떠오르지도 않았구요. 그 이후로 남자 경험도 했었구요. 그 일때문에 특별히 남자가 싫다거나 남자와 관계를 못하겠다는 그런 트라우마는 없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이모 이모부께서 진심으로 저희 집을 많이 도와 주셨어요. 경제적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셨구요. 용돈도 늘 많이 주시고 항상 베푸시면서 사셨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그런데 요즘 미투운동을 봐서 그런가요.....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건가?
뭐 슬프고 억울하고 그러진 않아요 그냥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할 일이라는거 뿐이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사실 이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 트라우마가 생긴것도 아니고 그런데..... 속에서 안 풀렸나봐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거 자체가 제가 안 괜찮은걸까요?
엄마가 사촌오빠를 보면서 이런애가 없다면서 칭찬을 할때마다 속에서 웅어리가 조금씩 올라오긴 하더라구요..... 사촌오빠도 아마 맘은 안 편했을꺼라 생각해요.... 내가 자고 있어서 모른다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시는 또 그런일이 생기지 않았으니 본인도 자책했을꺼라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나 하나만 입 다물면 그냥 넘어가면 되는거니깐
그럼 우리는 지금 처럼 늘 이렇게 화목하게 지낼수 있으니깐. 이런 생각을 해요 그런데.... 한가지 조금 겁나는게 있다면
만약에 내가 이야기를 해도 이모네에게서 많은 경제적 지원도 받은 우리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다물어라고 하면 어쩌지..... 가족들이 사촌 오빠가 아닌 나를 미친X으로 취급하고 입 다물어라고 할까봐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인거 같네요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을까봐 라는 생각도 들어요. 솔직히 사촌오빠가 참 평판이 좋아요. 인상도 좋고 어르들한테 예의바르고 어딜가도 이런사람 없다는 소리 듣거든요. 그런 사람이 어릴때 했던 잠깐의 실수로 그사람의 인생에 흠짐을 낸다면 내가 썩을X일 될꺼 같고. 아무도 내 편이 되 줄꺼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서 그냥 난 괜찮아 하면서 넘어갔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하고있어요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좀 풀리는거 같네요 그래도 ^^ 뭔가 후련한 기분이 들어요.
지금 현재 전 연애도 잘 하고 회사도 잘 다니고 아주 평범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 사촌오빠가 좀 선한인상에 둥글둥글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전 한번도 그런 남자를 연애상대로 본적이 없네요. 좋다고 고백하던 남자들중에 거들떠도 안봤던 남자들이 다 좀 선하고 둥글둥글한 인상이였거든요. 무의식에 좀 남아 있었나봐요!
그냥 어디가서 이야기도 못할꺼 이렇게 글이라도 써보네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처럼 그냥 이런일을 넘어 가시는거 같아서 뭔가 공감도 되고 그랬나봐요.
혹시나 트라우마와 공포에 떨고 계신분들이 계시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여러분들. 선한 인상이라고 해도 지금 인성이 그렇게 바르다고 해도 그 속에 그 과거에는 무슨일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두서없고 엉망징창인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신 덕분에 제가 속이 좀 풀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