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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만나도 될까요?

멍구 |2018.03.07 15:38
조회 817 |추천 0

안녕하세요

대한민국의 흔한 대학생입니다

어쩌면 흔하지 않은 대학생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글을 잘 쓰지도 못 할 뿐더러 말주변이 없어서 뭐라고 하는지 이해 못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세요

 

아, 남자친구에게 편지를 쓰듯이 써도 될까요?

막상 글을 쓰려니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어서 ..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

 

너가 이 글을 못 볼 거라는 걸 알고 너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해.

내 주변에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너랑 내가 만난지 4년이 넘었어. 물론 중간에 헤어진 기간 동안 나는 몇 번의 연애를 했기 때문에 만난 게 4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너가 잊혀지지 않아서 다시 너에게로 돌아갔어.

미련한 짓인 건지 잘한 건지 솔직히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

 

고등학생 때 솔직히 넌 애들 사이에서 유명한 양아치? 뭐 그런거였잖아.

그에 비해선 나는 조용하고 공부 잘 하는 평범한 여고생이었어.

어쩌다 너랑 연락을 하게 돼서 결국엔 사귀게 됐어. 처음엔 너나 나나 참 많이 서투르고 어렸어.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나 덕분에 너가 많이 바꼈다고 생각해ㅋㅋ

안 하던 공부도 하고 주변에서 그리고 선생님들 사이에서 좋은 말들 많이 들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었잖아. 너도 나 덕분이라고 해줬어.

물론 너가 열심히 노력한 것도 있지만 널 바꾸려고 나 진짜 많이 노력했어. 나도 모르는 과목을 어떻게든 널 먼저 이해시키려고 밤새 노트 정리를 해서 널 줬더니 시험 결과는 너가 나보다 더 잘보고 그랬잖아.ㅋㅋ 이런 면에선 후회는 안 해.

너 공부 시킬 겸 나도 한 거였으니까. 선생님들도 다 인정했잖아. 너 하면 잘하는데 너가 안해서 문제라고. 그 이후로 계속 공부하라고 해도 항상 하다 말더라.

그러고서 나중에 후회했잖아 똥멍청아.

 

그리고 너는 주변 모든 친구들이 인정할 정도로 사랑꾼이었어.

너의 이미지는 양아치에서 여자친구에게 한없이 잘해주는 사랑꾼. 이 정도로 바꼈다 해야하나.

어쩜 저렇게 여자친구한테 잘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만날 수 있는지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친구들이 나보고 부럽다고 했어. 당연히 뿌듯했지.

내가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아프다하면 바로 달려오고 맛있는게 있으면 나 먼저 챙겨주고 ..

우리가 만나는 시간동안 자기 전에 항상 사랑한다는 말은 꼭 해주고 자러 가는 너였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너로부터 느낄 수 있었어.

너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고등학생 나이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써도 될 지 모르겠지만

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아끼는지 느낄 수 있었어. 그만큼 나도 널 사랑했어.

 

널 만나면서 스킨십 진도가 빠르지 않았어.

내가 용기내서 먼저 손 잡으면 너 얼굴은 터질듯이 빨개져있고 용기내서 먼저 안아주면 너 심장 뛰는게 내 온 몸에 전해질 정도로 쿵쾅거렸어. 한 번 안고나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너 모습 정말 예뻤어.  뽀뽀나 키스 이런 건 다 내가 먼저 했었어. 알아?

양아치라는 너의 이미지와 달리 넌 정말 부끄럼 많고 날 아껴줄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많이 순수한 사람이구나, 겉 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되는구나. 이런 생각들

다 너를 보고 느끼게 됐어.

 

너랑 내가 헤어졌던 이유는 다시 꺼내고 싶지 않지만 난 직접 너에게 물어보고 싶다.

넌 나를 잘 사귀고 있던 때에 다른 여자랑 잤잖아. 나 이 얘기를 친구 통해서 듣게 됐어.

내가 이거 듣고 처음에 무슨 생각한 줄 알아?

음, 일단 믿기지가 않더라. 나를 그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인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손을 덜덜 떨면서 너한테 물어봤어. 넌 아니래.

나보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잖아.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이었지. 결국 너는 인정하고 미안하단 말을 수도 없이 했어. 끝까지 부정하길 바랬는데 인정하고 미안하단 말밖에 하지 않던 너가 정말 미웠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었지.

 

그냥 죽고 싶었어.

내 앞에선 잘해주는 척, 나밖에 없는 척 하면서 뒤에선 나 모르게 그랬던거잖아.

심지어 넌 나랑 관계를 하지도 않았어. 가장 많이 나갔던 진도? 키스하다가 내가 너의 옷 속에 손을 넣어 등을 살짝 만졌는데 넌 그 때 손을 덜덜 떨면서 내 허리 살짝 잡고 말았어. 이 때까지만해도 이 사람 정말 순수하다 생각했었어. 정말 순수하고 바보같구나.

몇 년이 지난 일이지만 난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는 것 같아. 솔직히 널 다시 만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널 다시 만난거지만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무서워.

어떻게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잖아. 물론 그 때 너 친구가 술에 취해서 여자를 불렀다고 해도 이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야. 너도 알고 있잖아. 아는 사람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주변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인데 너 친구들이 참 저질스럽다고 다들 그러잖아. 근데 그렇다고 너까지 그랬어야 했을까?

널 만나 행복하면서도 난 행복해서 가끔 울었어.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데 너랑 헤어지면 난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까 하면서 괜히 하지도 않아도 될 걱정을 하면서 울었어.

근데 이런 일로 헤어져서 울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헤어진 이후로 난 우울증 증세도 보이고 학교에서 친구들이 나를 보던 말던 교실에서도 울기 바빴고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 가서 울고 집 가서도 울고 자기전에도 울었어. 밥도 제대로 못 먹어서 살도 많이 빠졌었어. 이렇게 지내는 걸 4개월을 반복했어.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울었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지.

그런.. 역겨운 일로 헤어졌는데도, 너가 미우면서도 너가 어떻게 지내는지 너무 궁금한거야.

근데 넌 나보다 더 끔찍하게 살고 있더라. 매일 술 먹고 울면서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다며.

가끔 너 없을 때 너희 반에 가서 너 책상을 보면 정신 이상있는 사람처럼 미안하단 말과 이상한 낙서가 가득했어.

학교 복도나 학교 내에 내가 돌아다니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고개를 돌리면 넌 항상 날 쳐다보고 있었어. 그렇게 아련하게 날 쳐다볼거면,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넌 도대체 왜 그랬을까?

너도 한두달정도 정말 힘들어보이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지는 것 같더라. 그 괜찮아지는 모습이 정말 괘씸했어.

 

난 아직까지도 너무 힘든데 저 아이는 벌써 괜찮은걸까, 날 정말 장난감으로밖에 보지 않았던 걸까. 라는 생각이 가득했지. 4개월만 힘들게 살았던거 아니야. 그 이후로도 가끔 친구들한테 너 안부를 물어봤어. 너가 이상하대. 너무 이상해서 걱정이 된대. 안 하던 짓을 하고 정말 매일 완전히 취할정도로 술을 마신다는거야. 도대체 뭐가 달라진다고 술만 저렇게 먹을까 싶었어. 그래도 몇 달이 지나도 나만 힘들어 하는 건 아니라 조금 다행이더라.

그래도 날 만났던 시간정도는 더 힘들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잘못은 지가 해놓고 왜 자기가 더 힘들어하는지 짜증이 났어.

 

날이 갈 수록 너 소식도 잠잠해지고 나도 조용히 살았어. 겉으로 괜찮은 척 했어.

괜찮은 척 하면서 몇 번 연애도 했어. 근데 이 사람들 만나면서 내가 무슨 생각인지, 왜 사귀는 건지 모르겠더라.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도 너밖에 안 떠오르는 거야.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어.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인데 자꾸 너가 생각나니까 내 스스로한테 화가 났어.

이런 마음으로 만나는 것도 이 사람한테 미안해서 헤어지게 됐어.

헤어지고 며칠 뒤 친하지 않은 친구한테 전화가 왔었어. 너가 술에 너무 취해서 나를 계속 찾는대.

바닥에 누워서 나만 찾고 있다는 거야. 그 말 듣고  솔직히 어이없으면서도 아직 나를 못 잊었구나 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더라. 나 진짜 등신같지.

근데 다음 날 전화했던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너가 기억을 못 한대.  뭐하는 XX지..? 라는 생각을 잠깐 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나갔어.

 

그리고 가끔 학교에서 널 봤을 땐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어.

넌 나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했고, 교내상 대부분은 다 받고 모든 선생님들이 널 좋아하고 계셨어.

열심히 하는 게 내 눈에도 보이더라고.

그런 널 보면서 열심히 살고 있네 기특하다 싶으면서도 또 괜히 화가 나더라. 내가 시킬 땐 안하더니 청개구리인가, 내가 미운가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랬어.

친구들이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너가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래서 난 뭐 또 아무렇지 않은 척 신경 안 쓰는 척 하면서 "아, 하랄 땐 안 하고 이제와서 하네ㅋㅋ." 이러고 넘어갔지.

 

서로가 잠잠한지 2년 정도가 지나고  마주치게 될 날도 별로 없을 때,

너랑 난 같은 술집에서 마주쳤어. 내가 친구들 테이블에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마다 너 시선이 느껴지더라. 쟤는 왜 자꾸 날 쳐다보는건지, 괜히 또 옛날 생각나고 마음이 이상해지려고 해서

눈길도 안주고 내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어. 근데 내가 그 술집에 갔던게 잘못이었을까.

난 떡이 될 정도로 술을 마셔버렸어. 그리고 너한테 가서 안 취한 척, 쿨한 척 하며 인사라도 하고 지내자고 악수를 청했어. 넌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나랑 내 친구 번갈아 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악수해주면서 나보고 "너 너무 취했어. 그만 먹는 게 어때?" 라고 했어.

 

근데 너한테 저 말 들으니까 괜히 짜증나는거야.

지가 뭔데 나보고 그만 먹으라는 거야? 하는 심보로 난 내 테이블 가서 미친듯이 더 마셨어.

저 심보가 문제였지. 난 정말 개가 됐어. 친구들이 날 부축해주고 술 집 밖으로 나가서 난 널 보고

너한테 안겨버렸어. 울면서 너를 꽉 껴안았어.

그러고선 나한테 왜 그러냐고, 우리 다시 만나면 안 되냐고 나 너무 힘들다고

뭐 별의별 이상한 헛소리는 다 했어. 정신은 멀쩡했던 것 같거든. 머릿속으로는

'이러면 안되는데, 다음 날 어떡하지.' 이런 오만가지 생각은 다 하면서도 행동은 또 그렇지 않더라. 넌 날 토닥여주면서 계속 미안하다는 말뿐이었어. 너도 울컥했던 것 같아.

 

정말 취했었지만 오랜만에 널 안았을 때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 울컥하는 것 같아. 고등학생 때의 난 널 정말 많이 사랑했었거든.

다음 날 너한테 사과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연락을 몇 주 주고 받다가

내가 너한테 물어봤어. 난 너 다시 만나고 싶은데 넌 어때? 라고.

물론 짧게 생각하고 뱉은 말은 아니야. 주변에서 좋아하는 사람  한 명도 없어. 내가 하는 선택을 응원해 주는 친구들도 있지만 혹시 모르지 속으로는 싫어할지.

그리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커플은 또 똑같은 이유로 헤어진다잖아.

아무리 실수라고 해도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솔직히 많이 무서워.

저 질문에 너의 대답은

솔직히 정말 다시 만나고 싶지만 나한테 피해가 갈까봐 미안해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못하겠다고. 그랬잖아

결국 눈 딱 감고 새롭게 다시 만나보자 하는 마음으로 내가 먼저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아직까지 난 이게 맞는 선택을 한 건가 싶어.

 제일 걱정 되는 건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너가 거짓말 할까봐.

연애는 행복하라고 하는 건데,

난 너무 두려움과 걱정에 둘러싸인 불안정한 연애를 하고 있는 건지.

믿고 싶어도 멀리 떨어져있는 너와 장거리 연애를 하며 널 믿을 수 있을지.

아직 어린 나이라 어리석은 선택을 한 건지.

내가 널 다시 만나는 게 칭찬 받을만한 행동은 아니잖아. 좋아할 사람도 없고말이야.

 

물론 널 다시 만나서 정말 행복하고,

손 잡고 걸으며 얼굴 보며 이야기를 나눌 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그리고 넌 전보다 더 나를 사랑해주고 날 챙겨주는 게 눈에 보여.

근데 이게 또 겉으로만 나에게 잘해주는 건 아니겠지.

그런 끔찍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겠지. 항상 생각해.

 

내가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널 끝까지 믿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젠간 너랑 스킨십을 더 하게 될 텐데, 과연 그게 좋을까.

 

내가 널 다시 만난 게 백만년 갈 만남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내가 너를 믿어도 될까.

 

너랑 행복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까.

 

너라는 사람과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널 향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서 우리의 연애에 걱정이 많아.

 

만약 너가 이 글을 읽고 나라는 걸 눈치채도 아는 척 하지 말아줘.

 

 

내가 널 계속 만나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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