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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오아시스입니다. ^^

오아시스 |2004.01.31 07:53
조회 882 |추천 0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난척을 해가며 이래라 저래라 남의 일에 참견하는 모습....눈쌀을 지푸리실

분들도 계시겠다...하는 생각에...제가 이렇게까지 생각을 여러모로 해가며....

안그래도 혼란스러운 상담글에 ...또 다른 혼란(?)을 주게 된 이유를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전...제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제 고등학교 2학년 시절..영어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분은 영어 이외에도 저희에게 많은것을 깨닫게 해주시고...많은것을 가르쳐 준

분이십니다.  아...제가 미국에 살고 있으니 ..국어 선생님이 되시겠네요.

 

예를 들자면....

 

한번은 저희에게 큰 과제를 주셨습니다.  그 점수는 한 학기의 30% 를 반영 하실거라는

말씀과 함께..

 

과제는 "자신이 믿고 있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정해서....작문 5장을 타자기로 써와라...

단....반박이 나오지 않을....깔끔한 글일수록 점수를 후하게 주겠다."였습니다.  

사실, 타자기로 다섯장의 분량이 문제였지....제가 믿고 있는 어느 주제를

선택하느냐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조목조목 쓰다보니...한장은 우습게 채워집니다.

두장 넘어갔을쯤.....벌써 이야기 거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내 주장이 되어왔던 그 주제를 논하면서.....막상 글로 써보다 보니...

그동안의 제 주장은...제 시선의 관점으로만 받아 들였을뿐....다른 사람에게 설득력을

발휘할 만큼의 이유가 없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말하자면....전 늘...

"이건 이거구...저건 저거야"하고...답은 알고 있었으되....누군가가 "왜?" 라고 물으면...

"그냥"이란 대답뿐...저의 생각에 대해 뚜렷한 근거가 부족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여러가지 예를 들고...때로는 말두 안되는 소리로 우격다짐도 하고....

제 반대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무조건 잘못생각하고 있다고 써보기도 하고....

간신히 5장을 채워...일주일 안에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제출후 ..생각해 보니...

정말 잘 쓴 작문이였다는 뿌듯함.... 

 

그러나 아쉽게도 결과는 B- 였습니다.

선생님께선 ...가장 마지막장에 이렇게 적어주셨습니다.  "네가 하려고 하는 말은

잘 썼는데....이런 이런 부분은 아예 거론되지도 않았더구나....조금 아쉬웠던

글이구나..."라구요...

 

다음 한주는 ...학생들이 쓴 과제를 하나씩 토론하며...어느부분이 부족했는지...

어느 부분은 훌륭했는지...서로 의논하는 시간으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그 바로 다음주였습니다.

선생님은 또 다른 과제를 내 주십니다.  이번에는 50%가 반영될거라네요...

"이번에는 정말 잘 써야지.."....지난번 과제때 무엇이 부족했었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더 큰 결심을 하고......잘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에.....학생들은 기다리고....

선생님께선 칠판에....글씨를 쓰십니다.

 

"각자가 정했던 주제의 반대 되는 입장에서... 내용을....타자기로 10장씩 채워올것."

 

아니....말도 안됐습니다.

그 많은 5장의 분량을 채우기 위해...얼마나 완벽하게...이모저모를 미리 생각하여...

결정 내린 ...내 삶의 주장을.......어찌 반대 되는 입장으로 글을 단 한장이라도

쓸수 있겠습니까....  학생들 모두가..."말도 안되요..."라는 소리를 했고...

선생님께선...."음....그렇구나...그럼 이번과제는 65% 반영 하겠다" 라는 말씀으로

우리들의 불만을 한번에 제압시키셨죠...

 

정말 걱정 되더군요.  제 생각을 표현하기에도 한 주제를 놓고 5장이면....쉽지 않았는데...

"있을수도 없는 ... 제 반대입장"에서 10장을 써오라니....

 

이번 과제는 2주를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도와 주신다고 합니다. 방과후에.....매일 계실테니..

필요하면 찾으라고.....

 

전 솔직히...너무 많은 불만으로...삼일 동안은....과제를 쳐다보지도 않았죠.

나흘째 되던날....옆자리에 앉은 친구들끼리...이런 저런 얘기들을 무심코 듣습니다..

"야..너도 선생님께 여쭤봐....어제 선생님한테 여쭤보러 왔다가.....난 벌써 3장 썼어.."

옆에서 듣고 있던 저.....묻습니다...."야...정말로 쓸게 있든? 넌 주제가..."하나님을 믿어야

한다"였자나.....인젠..."안 믿어도 된다"..아님..."믿으면 안된다"구 생각해??"....

 

"어..나도 말두 안된다구 생각했었는데...어제 선생님이랑 얘기 해봤더니....안믿어도

된다구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되더라구.....그래서 그쪽 입장이 된것처럼 생각하고

쓰니까...또 ..쓸만 하던걸?"

 

저도 실은..그때만해도....교회를 열성으로 다닐때라....제 주제는 "하나님은 살아계시다"였기

때문에....이번 과제는..."하나님은 계시지 않는다"로 써야하니.....죄책감도 죄책감이거니와...

신앙 문제인 만큼....어떻게 하나님을 부정하는 글을 쓸수 있나....싶었죠....

그러나...대학 진입시 필요한 내신성적....떨어 뜨릴수는 없었고....(그때만 해도

B라는 성적은 수치 스러웠을 정도? ^^)....아무튼 과제는 끝을 내야했기에...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정말 열띤 토론도 해보구요....

선생님께선...제 과제의 초안까지 잡아주셨죠......

초안이 잡히니...글은 써지게 되더라구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슬슬 써내려가다 보니.....글의 가속도가 붙습니다.

급기야는....제가 가지고 있던 사상을 향하여 공격적으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공격적이란 표현은 좀 심했나요.....아무튼....제 자신의 사상을 놓고 반박하기 시작하는데...

왜 그리 반박할것들이 많았는지.....

10장의 과제....순조롭게 하루만에 다 써서 제출했습니다.

 

4장 채워온 친구도 있었고...심지어....1장 달랑 채워온 친구들도 있었고...

하지만 대부분 10장씩은 채워왔더라구요.....

몇일이지나...채점을 끝내시고....저희에게 되돌려 주셨습니다.

받은 점수는 당당하게..."A"...그럼 그렇지...얼마나 심사숙고해서 쓴 글인데....

기분이 후련해 지더군요........이번학기 영어는 A구나 라는 안도와 함께...

 

그런데...반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4장을 써온 친구도...1장을 써운 친구도...모두 "A"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들 놀랐습니다....."선생님..그런게 어딨어요...우린 10장...쟨 고작 1장이었는데.."

모두들 궁시렁 거렸죠.....

 

선생님은 말씀 하셨습니다.

 

"너희들에게 A를 준것은...글의 분량과 글의 재주를 점수 준것이 아니다...

이제 너희들이...적어도 너희들 만큼은....자신만의 주장이 옳다고 어디가서

실수하지 않을것이구....그 점을 배운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너희들 모두에게

A를 주는것이다.  10장을 써온 사람은...할말이 많았고....1장을 써온사람은

생각을 글로 표현을 못했을뿐.....지난 2주간 충분히 ..많은 생각을 했을거다...

....영어는 단지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일뿐....생각이 올바르지 않다면...

언어를 구차하게 배울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딱히..배우지 않아도

말은... 하게 돼있으니까...단, 말을 할땐....상대방 입장도 충분히 배려 하며

해야 된다는걸....지난 2과제에서 배웠을줄로 믿는다."

 

 

........

 

선생님...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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