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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이런 일도 일어납니다

도대체왜 |2018.03.08 22:36
조회 18,338 |추천 92

저는 현직 수학 강사입니다.
올해로 강사일한지 6년째가 된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글이 매우 길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2017년 10월 말부터 동작구 사당동의 어떤 학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원장과 실장이 함께 있었습니다.
주로 질문은 원장이 하고 실장은 듣고만 있었는데 원장이 저에게 그랬습니다.

실장님이 뽑으라면 뽑고 뽑지 말라면 안 뽑아요 라고.

그때 당시에 가르치게 될 아이들이 많지 않았고 이제 학원에서 중등부를 키워나가는 단계였기 때문에 페이도 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면접 볼 당시에 원장님 마인드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학원에서 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장은 학원에 출근하면 다른 지점에 왔다갔다 하시느라 얼굴 뵙기가 힘들었습니다.
대신에 실장이 수납이나 출결, 학부모 상담 등 학원의 거의 모든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했습니다.

처음에 일 하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원생이 늘어나서 월급도 올리기로 하고 열심히 수업했습니다.

1월 초에 원장이 망년회도 못 했으니 신년회 겸 회식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 지점에 근무했던 영어강사와 저, 실장 원장 이렇게 4명이서 목요일에 회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1차에서 삼겹살을 먹고 2차로 학원 밑에 있는 이자카야에 갔습니다.
그때까지 분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실장의 나이도 그날 처음 알게 되고, 원장과 실장이 생각보다 더 친하고 오래된 관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3차로 노래방을 가자고 하여 가게 되었습니다.
집에 갈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첫 회식이었고 먼저 가보겠다고 말하기가 조금 어색했습니다.
원장도 노래한곡 부르고 가신다고 하여 우선 노래방에 도착했습니다.

원장이 먼저 노래를 부르고 귀가를 했습니다.
실장이 노래 예약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서문탁 노래였어요.
다 같이 서서 노래를 들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나니까 별안간 저를 끌어안았습니다.
놀라서 뿌리치려고 했지만 힘으로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옆에 있던 영어강사가 실장에게 말로 그러더군요.
형님 그러시면 안돼요.

실장을 어찌저찌 밀치고 서있었습니다.
내가 만약 무슨 일을 당해도 힘으로 어찌할 수 없겠구나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장이 먼저 안쪽으로 앉길래 저는 문 가까운 곳에 앉았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같은 노래를 다시 예약해달라고 했습니다.
예약을 해주니까 노래를 부르면서 갑자기 제 옆에 앉았습니다.
제 곁에 앉아서 손을 잡고 팔짱을 꼈습니다.
손을 처음엔 뿌리치니까 다시 잡고 다시 뿌리치니까 또 잡았습니다.

나중엔 손을 못 뿌리치게 세게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다리를 제 다리에 비벼댔습니다.

그러는 중에 영어강사는
'그러시면 안돼요. 내일 얼굴 볼 선생님이에요.
노래만 부르고 가셔야 돼요' 라고 입으로 말리더라구요.

제가 계속 뿌리치려고 하니까 결국 저보고 나가라고 턱끝으로 까딱거리길래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습니다.

친한 언니네 집으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누구라도 만나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언니네 집에 도착해 한참 울고 욕하고 화를 내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인 금요일에 일어나니 실장에게 집에 잘 들어갔냐는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원장에게 간략하게 상황설명을 하고 앞으로 출근이 힘들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원장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니 우선 그 날은 쉬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녁쯤 전화가 와서 같이 있던 영어강사가 제 말이 맞다고 이야기했고 실장은 취해서 아무 기억을 못한다고 하더군요.
실장을 다른 지점으로 보내거나 해고를 할테니 계속 같이 일할 수 없겠냐고 저를 붙잡았습니다.
월요일에 다시 통화하자고 했습니다.
주말인 토요일에 실장과 통화를 해보라고 하면서 실장이 저에게 주려고 초코우유와 초코렛을 사왔는데
실장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토요일에는 실장에게 전화가 두차례 왔습니다.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할 말이 있으면 문자하시라고 했습니다.
원장에게 그런 이야기듣고 많이 놀랐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
기분이 좋아서 오바했던것 같다.
마음 풀고 꼭 다시 보자. 라고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를 보니 화가 많이 났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힘으로 나에게?
집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문득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눈물부터 났습니다.
도대체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건지. 엄마에게는 한마디 이야기도 못하고 그냥 혼자 참아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임감없이 학원을 그만두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렸기 때문에 월요일에는 우선 원장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아무 연락이 없었고, 화요일에 학원 제가 일하는 자리로 구인공고가 올라왔습니다.
그걸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원장 실장을 두고 연락 기다린 제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는 경찰서로 가서 성추행으로 신고를 했습니다.
그렇게 자세히 오래 진술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렇게 자세히 말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진술하며 울었습니다.


조사를 다 받고 집에 가니까 엄마가 일찍 퇴근하고 집에 와계셨어요.
그래서 그냥 나도 모르게 울면서 엄마한테 다 이야기했어요.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고 오는 길이라고.
엄마는 뺨이라도 한대 치지 왜 그냥 왔냐고
더 큰 일 안 당한게 다행인데 왜 우냐고 하셨어요.
겁도 없이 따라갔냐고 혼나기도 했구요.

그 다음날부턴 몸이 많이 아팠어요.
밥도 못먹고 뭘 먹으면 토하거나 바로 화장실로 갔어요.
물도 마실수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 개인 용품을 전해주겠다며 원장에게 만나자는 문자가 왔고
동생을 보낸다고 하니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택배 보낸 후엔 실장이 택배보냈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내 물건을 그 실장이?..

경찰서에서 연락이 갔는지 신고했냐고도 원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평소 사이가 나쁘지 않았는데 다시생각해봐달라고.
저는 1월에 일 한 급여도 못받았습니다.

경찰에 신고한지 거의 두달이 다 되어서야 상대측 변호사에게 합의 의사가 있는지 연락을 받았습니다.

잘못인정했느냐고 물으니
술먹고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잘못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잘못을 인정할 수 없는데 어떻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나요

오늘은 경찰서에서 사건 마무리단계라며 처음으로 전화를 받았어요.

화해의사는 없냐고 물으시던데, 이게 화해할 일인가요

너무 화가 나요.

계속 그 학원에서 일을 하고 있겠죠

아이들도 학부모님도 아무것도 모르구요.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항소라도 해야하나요.
요즘 미투 운동을 보면서도 많이 공감하고 화도 나고 안타깝습니다.
신고를 해도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데, 신고를 하면 스트레스받기밖에 더 할까요

그냥 너무 마음이 복잡하고 힘든 하루입니다.
추천수92
반대수3
베플애엄마|2018.03.08 22:46
어떻게.. 애들가르치는 학원실장이란 사람이.. 그것도 선생한테 그럴수가 있나요? 경찰에 신고 정말 잘하셨어요 도대체 그학원어딥니까? 애키우는 입장에서 그런데 어떻게 보내죠..진짜 무섭네요 우리애들한테까지도 그럴까봐 겁나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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