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른 하나 남자 직장인 입니다.
제게는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 있었습니다. 다소 늦은 28에 처음 사랑하게 되었고, 비록 경상도와 서울이라는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헌신한다고 생각하며 만났었습니다. 허나 장거리의 특성과 그녀의 직업적 환경때문에 그녀의 잦은 회식과 직장 동료들과의 늦은 술자리, 평소 연락의 불성실함 등으로 인해 약 일년여의 만남 이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 첫사랑은 끝났고, 아직도 후배가 자취하던 옥탑방에서 울며 잠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7년 겨울, 헤어지고 약 일년여가 좀 더 지난때에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네가 그립다고. 늦은밤 두 통의 전화가 왔지만 저는 받지 않았고, 이윽고 장문의 문자가 왔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팠지만, 저는 그때 만나던 사람이 있었기에 서로의 추억을 아름답게 그 자리에 두자고 하며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2월 말, 갑자기 그녀에게 다시 연락이 와, 업무적으로 물어볼 것이 있다며 연락을 해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맥주 업계에 재직하고 있고, 그녀는 대기업 계열 외식기업에 종사하고 있던 터라 업무적 연관성이 없지는 않았으나 저는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마침 저도 이별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항상 그리웠던 상대의 문자와 연락이 싫지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연락하게 되고, 다시 만나면 좋겠다는 어렴풋한 감정만을 갖고 있었던 저는, 미팅 전에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출장을 겸하여 서울로 상경하여 저녁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 시간이 굉장히 과거의 일을 서로 이야기 하며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에 자연스럽게 술 한잔 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며, 장소를 옮겨 자연스럽게 재 결합의 이야기가 나와 그리하기로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저번 주 화요일, 2월의 끝자락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짧은 기간이지만 공교롭게도 서울 출장이 잦아져 ( 주2회) 자주 만나며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있었고, 그녀가 휴일에 맞춰 부산에 내려와 하루를 함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금주 첫날에 서울로 올라가 그녀와 직장 동료와 함께 업무 미팅을 하였고, 미팅 후 둘이서만 그녀의 직장 동료들이 근무하는 인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그 모든것이 저와의 관계를 무겁게 생각하고, 또 진중하게 생각하기에 그러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가 나이가 있기에 (저는 서른 하나, 그녀는 저보다 한두살 연상입니다) 저는 의심의 여지 없도록, 그녀에게 썸타는 사람이 있는지, 혹은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우리 다시 사귀는게 맞냐고 몇번을 묻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는 몇일 걸리지 않았습니다.
불과 4일 후, 금요일. 저는 그녀를 토요일에 만날 생각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금요일-토요일 휴무를 한다고 하였고, 금요일은 집에서 푹 쉬고 토요일엔 저를 보러 내려온다고 하였습니다만, 갑자기 저녁 7시에 동료들과 직장 상사분의 조부모상에 간다고 하더군요. 부산으로. 그래서 그러려니 했고, 당연히 부산으로 온다고 하니 어차피 내일 만날거, 그냥 내가 픽업하러 갈 테니 조문하고 만나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혼쾌히 그러자고 했고, 저는 그날 새벽 12시 반에 운전하여 그녀와 만날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헌데 갑자기 도착 20분 전 전화가 오더니 갑자기 올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부산 장례식장에 와 있는데, 회사의 또 다른 상사의 조부모상이 생겨서 자신이 내일 근무 땜빵을 해야 하며, 내려온 김에 동료들과 그 빈소에도 조문을 하러 가야 한다며 대구 들렀다 서울로 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너무 당황하여 말을 잊지 못하다가, 얼굴은 보고 가라고, 내가 대구까지 태워준다고 하였습니다만 그녀는 그저 미안하다며 이해해달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갓길에 주차한 뒤 저는 당황스럽고 놀란 마음에 제가 당황한 심경과, 우연치고는 너무 황당하여 믿지 못하겠으니 사진이든 단톡방이든 해명해 줬음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를 더 만나지 못하겠다고 보냈습니다. 그 후 저는 운전을 해서 빈소에 가서 확인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빈소까지 운전해 갔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빈소에 그녀가 재직하는 회사의 대표가 보낸 화환은 하나 있더군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자고 일어나니 신뢰가 부족하다며 그만 만나자는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저는 간절히 그녀가 저를 이해시켜주길 바랐지만, 결국 그러지 않았고 결국 다시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너무 이해가 안가고,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의심하고 그녀를 몰아세워서 이렇게 된 것인가 하는 자책도 들어, 비록 온라인 상이지만 여러분들께 제가 처한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조언 구하고자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부디 못 쓴 글이오나 읽어보시고 부족한 제게 깨달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족이오나 부디 그녀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이나 표현은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