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들입니다.
미투) 교실 내 성폭력, 7년전 저의 경험담입니다.
먼저, 이런 이야기를 익명성에 기대어서 말 할 수 밖에 없는 저를 용서하여주십시오. 저는 95년생, 올해로 24살이 되는 '지정성별 남성'이며 저에게 앞으로 남은 무한한 나날들과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시에, 저에게 닥쳐올 무수히 많은 2차 가해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저의 사랑하는 가족들 또한 제가 학창시절에 입시스트레스로 고생했다고 정도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과 제가 다시 입을 고통을 생각하여 부득이하게 익명으로 고백합니다.
또한, 제가 신원을 밝힐시에 상대의 신원도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저는 사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저격하기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단지, 7년전 한 남자고등학교 교실에 있었던 한 사건을 제 기억에 의존하여 서술하고자 합니다.
7년전 그 교실에서, 아니 학교에서 저는 '남창'이라고 불렸습니다.
왜일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그들에게 왜 제가 타겟이 되었는지, 왜 수많은 학생들이 나에게 그런 별명을 붙여주었는지요.
아마 남들보다 성장이 느려 작은 키와 허약한 몸이 그들에겐 좋은 먹잇감이 되었나봅니다.
그들은 처음엔 저에게 '호기심'으로 접근했습니다. "넌 왜 이렇게 키가 작니, 어디 아픈건 아니니" 같은 말들과 함께요.
그 호기심이 파악으로 끝나자, 그들은 본격적으로 저를 사냥하기 시작했습니다.
가해자 A,B,C,D에게 저는 근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속적인 성적학대를 당했습니다.
그들은 마치 짐승처럼 저를 물고, 핥고 빨았습니다.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라고 강요하기도 하며, 제 몸 어느 부위도 그들의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교실에서, 동급생들에게 당한 이 오랜 시간동안의 성폭력은 다른 저의 학우들이 보는 앞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학우들은 저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비명을 질러대고, 도와달라고 소리쳐도 그들은 웃고 즐기며 이 행위들을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거의 일년이 끝마쳐갈때쯤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한 한 학우가 이 일을 선생에게 말했나봅니다.
선생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한 말은 조회시간에 "너희들 요즘 누구 괴롭힌다는 소문이 있어, 걸리면 죽는다" 이게 전부였습니다.
그 날, 가해자 A,B,C,D는 화장실에 불러모아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니가 꼰질렀재 니가 꼰질렀재, 장난으로 히히 걸이면서 놀아줬는데 요즘은 조카 정색하고 지랄이네."
그 이후, 고맙게도 이 '사냥'은 멈췄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은 학기동안 그 가해자들과 함께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어야했으며 심지어 학년이 올라가서도 일부 가해자들과 같은 반이 되어 일과를 같이 보냈어야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은 의아해하실겁니다.
왜 이 아이는 저항하지 않았나? 왜 NO라고 말하지 않았나?
왜 선생에게 이 가해사실을 알리지 않았나.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최근의 미투운동의 물결을 보면서 그제서야 제가 당한 행위들이 '젠더폭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젠더폭력' 저는 이 단어가 곡해될까봐 너무 무섭습니다. 젠더폭력은 권력의 문제입니다. 어느 누구의 성정체성도 아닌,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닌. 우리 위에 꽈악 자리잡고 있는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저를 보십시오. 남성 피해자인 저를 보십시오. 제가 그들에게 '사냥감'이 된 이유는 아마 '남성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그들에게 판단되었기 때문일겁니다. 마초적이지 못하거나, 신체적으로 취약하거나 '여성스러운' 언행이나 취미를 가지거나, '남성문화'에 동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쉽게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서검사님의 용감한 발언 이후로 이어진 문학계, 연극계, 영화계, 정치계의 사례들을 보면서 숨쉬기 힘들어 많은 밤을 뜬 눈으로 보냈습니다. 괜찮아진줄 알았는데, 2년동안 받은 정신과 통원과 입원으로 좋아진 줄 알았는데, 가슴 한 편이 꽉 막힌듯이 아려왔습니다.
분명 그녀들도 NO라고 말하고 싶었을겁니다.
분명 그녀들도 NO라고 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쉬워 저처럼 오랫동안 아팠을겁니다.
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던 시간들
내 자신이 너무도 비참하고 혐오스러웠던 나날들
이 시간들을 그녀들 또한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교실을 하나의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 왕처럼 군림하는 '소수'들과 그들에게 복종해야하는 '다수들'. 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문화에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저에게 가득찬 생각은 "일년만 버티자" 였습니다. 저는 일년만 참고 버티면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습니다. 저 힘을 가지고 있는 '소수'들이 시간이 지나면 물러날줄 알았습니다.
결과는 아니더라구요. 일년이 지나고, 7년이 지난 지금 저의 머리위에도 힘을 가진 '소수'들이 저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이 '소수'에게 복종해서 얻는게 있었지 않았나고, 바라는게 있어서 동의한거니 그것은 암묵적인 동의라고요.
그자들에게 고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성적학대'를 바라지 않았다고요. 내 몸의 성적결정권을 그들에게 넘기지도 않았으며, 그들은 자기들이 가진 권력으로 이 '결정권'을 착취하고 빼앗아 갔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NO라고 말 할 수 있는 입을 주십시오. 당신들은 이 입에 재갈을 물고,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 사슬을 전 그때 당시로선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나에겐 나를 남창이라고 부르는 학우들만 있었으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행동 가이드라인을 알려주는 선생은 물론. 부모님까지도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저 견디는 거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밖에 배운게 없으니깐요.
저는 이 미투운동이 우리에게 NO라고 말 할 수 있는 언어를 돌려주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녀(she) 또는 그(he)만을 아닌, 우리(we)에게요.
미투운동의 목적은 '펜스룰'처럼 남성과 여성 간의 장벽을 만드는게 아닙니다. 미투는 성폭력을 겪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단지 많은 희생자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이 이 운동의 동력이지 케빈 스페이시의 폭력을 고발한 소년들이나 성폭력에 직면한 수백만의 남성들을 배제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원래 가장 썩은 곳이 늦게 허물어지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군대 내 성폭력같은 전형적인 위계에 의한 성폭력말이죠.
저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정말 많은 남성 피해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TV를 보면서 한 피해자의 증언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더 심하게 당해서 증언을 못하는 분들도 있어요. 증언을 한다는 것 자체는 말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한다는거거든요. 저의 증언으로 그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회복되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저처럼 몇년동안 암흑기에 빠져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분명, 저보다 더한 사람들이 수십 수백만이 있을겁니다. 제가 이 피해자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낸 것 처럼, 저는 이 글을 보고 있는 그들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절대, 스스로를 탓하지 마십시오. 우리 함께 목소리를 내서 우리를 얽매고 있는 이 억압을 깨뜨려 버립시다.
지금까지 글을 읽으면서, 혹시 A,B,C,D가 내가 아닌가라고 찔리시는 분.
네, 당신 얘기 맞습니다.
A씨, 당신은 저를 운동기구 취급했습니다. 저를 이리저리 들고는 마치 봉을 휘두르듯이 학교옥상에서 돌리던 그날, 아마 잊혀지지 않겠지요. 당신은 4년전에 페북으로 저에게 "운동기구 잘지내냐"고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 지는 모르겠지만, 들리는 소문엔 해병대를 다녀오곤 복학해서 동아리 회장을 하고 지내고 있다지요.
B씨, 당신은 수업시간에 자신의 성기를 꺼내고선 만져달라고 했지요. 제가 당신의 어쩔 수 없는 그 권력에 굴복하고 만지던 날, 사정을 하곤 빨개진 당신의 표정,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도 해병대에 다녀오고, 특히 학교를 굉장히 잘 갔더라구요. 그곳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거기서도 그런 변태짓 하고 있는지는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C씨, 당신은 심심하면 저의 뺨을 후려쳤습니다. 안경을 끼고 있는 저의 얼굴을요. 페이스북을 보니 당신에겐 2016년부터 사귀고 있는 이성친구가 있더라구요. 그 여성에게 데이트폭력을 하지는 않는지, 너무도 염려되지만 저로서는 힘쓸 도리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D씨, 당신은 저의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겨드랑이를 빨고, 젖꼭지를 비틀었습니다. 당신은 한 여성과 약혼을 했는걸로 압니다. 의경을 다녀오고 나서까지도 기다려준 그 여성에게, 당신은 무척이나 많은 애정표현을 하고 있더라구요.
이 글은 저와 A,B,C,D와 관련있는 학교 대나무숲과 여러 커뮤니티에 올릴 예정입니다. 부디 부탁하는데 학생회 여러분, 제발 폭탄 받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자기 스스로부터의 검열이 필요합니다. 곧 있을 신입생 환영회와 MT, 새터에서 혹시나 성폭행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또 감시하십시오. 수반되는 교육은 물론이고, 끝까지 책임지십시오. 모두 당신의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임을 명심하십시오.
마지막으로 A,B,C,D에게. 이말은 젠더권력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A,B,C,D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당신들을 보통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자기가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해를 하게 되는지, 자세히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잠재적인 가해자'가 되기 싫다는 성찰에 도달한다면,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합니다. 여기서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가해를 하고 살아왔는지, 이 차별을 인식하는 순간, 당신은 피해자의 입장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들의 자녀들이 태어날 때, 이 세상은 지금보단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글은 저에게 용기를 준 수많은 여성 페미니스트들에게 바칩니다. 당신들이 아니였다면, 저는 정말로 지금까지도 나 자신을 탓하면서, '가해자'로 살아 가고 있을겁니다.
부디 우리가 가는 길이 결코 힘든 길만을 아님을,
우리는 빵을 위해서 싸우기도 하지만 장미를 위해서도 싸우기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미투 그 이후) 두 번째 이야기 입니다.
먼저, 저에게 보내주신 많은 지지와 연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울고, 위로 받았습니다.
특히 홍익대학교, 경북대학교. 이틀이 지난 지금 제가 올린 글을 대나무 숲에 올린 곳은 이 두 학교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용기였을 겁니다. 찬사를 보냅니다.
이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데이트 폭력, 또는 성폭행으로 고통받고 있을지 모릅니다.
잠깐 제가 오늘 만난 지인 이야기를 해도 되겠습니까.
그녀는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 또한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몰려오는 전화에, 그녀는 수십번씩, 그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수법들이 하나같이 다들 똑같고 잔인해서, 자신이 당한 일들이 생생하게 스쳐 지나간다고 합니다.
술쳐먹고 그랬다고 하면 피해자에게 용서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까?
술쳐먹고 그랬다고 하면 피해자의 트라우마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녀는 그럼에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겠답니다. 자신이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느냐고,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 보단 자기가 조금 더 우울한 게 좋다고.
이틀, 이틀이 지났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이틀이 지난 지금 제가 올린 글을 올린 대나무숲계정은 7곳중 2곳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이틀까지 기다려보았고, 침묵한 학교 이름들과 함께 연합뉴스와 JTBC측에 넘겼습니다.
저는 분명 기회를 드렸고, '당신들의 양심에 맡긴다.'라는 친절한 코멘트까지 써서 올려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침묵한다면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저와, A,B,C,D 그리고 또 다른 가해자가 다니고 있는 7곳의 대학교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영남대학교, 홍익대학교, 경북대학교
자기 학교가 없다고 기뻐하지 마십시오.
전혀 기뻐할 일이 아닙니다.
그럴 일은 없길 정말로 바라지만, 저는 이미 제 신원과 당신들의 신원이 밝혀질 경우를 대비해서 예비책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나는,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 앞에서 벌벌 떨던 한 아이가 아닙니다.
당신들의 세계를 깨부술,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미투 그 이후, 마지막 글입니다.
저에게 보내주신 글들은 모두 읽었습니다.
하나같이 지독하게 아름답고도 슬픈 글들 이였습니다.
이런 글도 있었습니다.
가해자들의 신원을 공개하라고, 그들에게 법적책임을 물어 단죄하자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단지, 학교를 가서 공부하고, 취직하여 한 가정을 꾸릴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신원을 공개한다면, 저의 고통이 더 커집니다.
사회는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더 비난할 것입니다.
저는 이 상황을 수십 번도 넘게 봐왔습니다.
저는 저에게 닥쳐올 2차 가해들과, 공격들을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어떤 정치세력에도 속해 있지 않습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저 길에서 난 고양이와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남은 세월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은 한 학생입니다.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조작이 아니냐고.
...제가 저에게 일어난 일들이 제발 저에게 일어난 일들이 아니었으면 하고, 얼마나 마음을 다잡고 지워보려고 노력한지 아십니까? 저는 수백번 노력했습니다. 지워보려고, 지워보려고. 제발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길 바라면서 나 자신을 학대하기도 하며, 자살시도까지 했었습니다. 그래도 이 역겨운 세상은 나에게 삶을 쥐어주더라고요. 바로 오늘을 위해서.
상처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기억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저를,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뿐입니다.
바로 오늘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들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미투운동특별법 제정을요.
네이밍센스가 너무 구리지 않습니까? 제가 이름을 붙이는 데엔 재능이 없나봐요.
그래도 이 '법'안엔 정말 중요한 이야기들이 들어갈거에요. '우리'를 위해서요.
먼저, 사실적시명예훼손 폐지.
형법 제307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
최대2년,5백만원이하 벌금
정보통신망법70조
비방목적으로 사실•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처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실이 명예훼손이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UN인권위원회에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폐지를 권고하였습니다.
미투에 동참하고 싶어도 가해자들에게 고소당할까봐 자신의 목소리를 꾹 마음에 담고 있는 피해자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용기있는 피해자의 미투고백이 추후 고소로 고통당하는 것까지 보호해주세요. 그래야지 미투운동뿐만 아니라, 내부고발자 등 사회가 올바르게 나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저에겐 너무도 답답합니다.
두 번째로, 초중고대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화. 비슷한 청원이 얼마 전에 청와대 측에서 답변하셨는 걸 로 압니다.
저는 조금 더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합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을 위해서요.
제가 말했듯이, 그들은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런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한다면 그 인간은 뭐, 감옥소에 보내는 게 더 빠른거 같습니다.) 수직적인 젠더권력에 의해서, '남성성'에 의해서 하나의 '과시'로, 하룻밤 추억거리로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어서 감옥에 가기 싫다면, 왜 이게 범죄인지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초등학교에서도, 중학교에서도, 고등학교에서도, 대학교에서도. 언제 어디서든지 성폭행은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나의 후배에게 보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부차원에서의 기관 설치. '미투'라고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 지금 당장 기댈 곳이 없습니다. 당장 저만 봐도, 전 지금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요즘 일이 커지고 공공기관이나 정부에서 신고센터를 급하게 만들었지만 담당자들이 제대로 의식화 된 사람들이 아니라서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종종 보이더군요.
평소에도 학교 내에 신고센터가 있지만 유명무실한 것처럼, 공공기관이나 학교 내에 담당자들은 여성의 전화, 한국 성폭력 상담신고센터에 담당자분들처럼 인식수준이 안되어 있어서 막상 신고를 해도 자기들 일 아니란 식으로 해버려서 더더욱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아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끔찍한 이야기를 하나 덧붙여야겠군요. 물론 허락을 받고 쓰는 글입니다. 저의 지인은 가정 내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평소에도 많은 주먹질과 폭언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성폭행을 당하던 그 날,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그분들이 어떻게 대답하셨는지 아십니까? "가정의 일은 그쪽에서 처리하세요"
제가 쓴 두 번째 글에도 있겠지만 그녀도 이 피해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도 피해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는 전화에 그녀는 수십번씩 그때의 일을 떠올립니다. 그래도 그녀는 이 일을 그만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고.
그녀의 어깨에 쓰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습니다.
네 번째로, 성폭행 가해자 형량 증가와 공소시효 폐지. 계속해서 끔찍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얼마 전에 한 기사를 봤는데, 한 학원장이 면접을 보러온 12명의 여성들에게 음료수에 약을 태워 성폭행을 했다더군요. 저는 그런 그에게 내려진 형벌이 더 놀라웠습니다. 구형 13년.
성폭행은 평생을 괴로워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려야하는 일입니다. 피해자의 한 세상이, 삶이 파괴됩니다. 저만해도, 너무도 오래 어두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13년이라고요?
존경하는 판사님들에게 계산기를 새로 사드려야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지금 그 분들의 계산기가 너무도 낡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현재 공소시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25년
2.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15년
3.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10년
4.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7년
5.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5년
6.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3년
7.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 1년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따라서 강간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됩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이제 3년만 지나면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그 A,B,C,D는 어떠한 법적제약 없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겠군요!
참 웃기지 않습니까. 성폭행의 아픔은 10년을 넘어 평생을 가야하는데 그 A,B,C,D는 10년만 안 걸리면 된다는 게요.
성폭행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합니다. 더 붙일 말이 있습니까?
다섯 번째로, 성폭행 피의자가 사망한다고 해도 수사는 계속되어야합니다. 형사소송법 상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된다고 들었습니다. 앞에 다 한 이야기들입니다. 이제 지겹네요. 성폭행 사건은 끝까지 그 피의자에게 죄를 물어야합니다. 끝까지 피해자의 손을 잡아주고 끝까지 함께 해주어야합니다.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죽는다고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입니다.
저에겐 너무도 많은 정책들이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제게 필요한건 여러분의 지지를 얻고 20만의 청원을 완성시키는 일이니깐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패배와 절망을 겪어 왔습니다.
사실 저도 성공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저와 함께하는 동료들까지도 저에게 하던 말입니다.
저는 보여주고 싶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모두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단 한번이라도 내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신들,
경북대학교 학생들도 너무도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나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 세상을 위해
그들을 위해
그녀들을 위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청원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64623?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