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의 연속이었다.
트랜스젠더 스타 하리수(본명 이경은)가 19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다. 하리수는 이날 오후 4시 서울대 자연과학대 26동 108호 강단에 서서 연예인으로서 밝히지 못한 자신의 삶 ‘이면’을 솔직대담하게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성형,남자 친구,데뷔 전 밤무대 생활 등 이 학교 재학생들의 여과 없는 질문 공세에 명쾌하게 답변했다.
작금의 얼짱,몸짱 열풍을 대변하듯 재학생들은 하리수의 외모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드러냈다. “가슴이 정말 예쁜데 어디서 수술했냐”는 한 여학생의 돌발질문에 대해 그녀는 조금도 주저함 없이 “과거 서울 강남 모 성형외과에서 했는데 목디스크에 걸리는 등 후유증이 심해 외국에 나가 재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리수는 이어 “외국이 더 저렴하고 좋더라”고 농담까진 건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 밖에 코 성형 사실도 덧붙여 공개해 강의실을 술렁이게 했다.
이성 문제 역시 재학생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하리수는 “고교시절 이성으로 눈뜬 사람이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며 성전환 수술 전에도 남자친구가 있었고 연예계에 데뷔한 직후까지 연인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녀는 지난 2001년 말 발표한 누드집을 화두로 꺼내면서 “당시 남자친구가 ‘너의 벗은 몸을 나만 보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리수는 “나와 교제했던 남자들은 한결같이 ‘너만한 여자찾기 힘들다’고 후회하더라. 궁금하면 한번 나한테 ‘대시’해보라”고 말해 좌중이 폭소를 터뜨렸다.
그녀는 연예인이 되기 전 밤무대 생활 또한 숨김없이 밝혔다. 특히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드랙 퀸’(drag queen;여장남자)으로 활동할 당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서울 모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진 일화를 공개하면서 “보호자 자격으로 경찰서를 찾은 어머니가 여장한 내 모습을 보고 하염없이 울기만 하셨다”며 과거가 새삼 떠오르는 듯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주신 어머니께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며 “오늘날 하리수가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나의 어머니”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리수는 이날 강의실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재학생들에게 자서전 ‘이브가 된 아담’을 한 권씩 선물했다. 이날 무료로 배포한 500권의 자서전은 그녀가 500만원의 자비를 털어 마련한 것이다. 하리수는 1시간여가 흐른 이날 오후 5시 열띤 박수 갈채를 받으며 강단에서 내려왔다.
/허민녕 tedd@sportstoday.co.kr/사진=김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