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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시간 괜찮으면 내 고민좀 들어줄래?

안녕 네이트판은 페북으로 눈팅만 하다가 지인들한테는 이걸 털어놓을 수가 없어서 그냥..시간 괜찮으면 읽어줘! 긴 글이 되겠지만..

 

그냥 흔하디 흔한 가정사야.

나는 지금 21살 여자고 재수까지 해서 미대 준비했는데 다 떨어졌어. 당장 나하고 가장 가까운 사이인 엄마마저도 내가 열심히 했던 그 부분을 인정해주지 않는데 생판 남인 다른 사람들은 어쩌겠어. 남들이 보기엔 그냥 고졸 백수겠지.

 

방금 엄마한테 실컷 욕 듣고와서 기분이 안좋아. 글이 우울해질텐데 양해 바라.

 

한 달 전, 학교 발표가 다 나고 내 눈을 의심했지. 재수까지 해서 예비도 없이 다 떨어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그리고 엄마 아빠도 나한테 완전 실망한거지 하나밖에 없는 자식 재수까지 시켜서 돈 들여놨는데 결과가 없으니 힘 빠지셨을 거야. 이해해

 

일주일 정도 울고 난 어떡해야 하나 싶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미술이 너무 좋은거야

모순적이지만 조같ㅈ은 입시미술도 나는 즐거웠어.

 

엄마는 내가 미술한다는거 안좋아해. 돈이 많이 들잖아.

나한테 항상 하는 말이 너 엄마가 고3때까지만 (돈)도와준다는거 재수까지 도와줬으니 그 이상은 바라지 말라고.

좋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다그치듯이...작년 재작년 자존감 바닥일 때 그 소리를 들었으니 나는 압박감이 너무 심하게 느껴졌었어. 나 스스로도 3수는 절대 안돼. 이 생각으로 1년을 보냈지.

그냥 평소에도 저런 소리를 많이 했지만 재수학원에서 공부 마치고 밤 늦게 들어온 애한테 한다는 말이 저거라서 나는 ..힘들었어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사람 관계 다 버리고 식사시간도 5분만에 먹고 공부했어 살도 많이 빠졌었고 그냥 공부 기계? 삶이 너무 재미가 없었어. 물론 나만 그런것도 아니였고 다들 열심히 했으니까 나도 그렇게 열심히 한게억울하지는 않아. 다만 엄마의 저 소리에, 내 스스로의 채찍에 끝없는 압박감만 늘어갈 뿐이었지.

 

음..나는 기본적으로 집에서 공부 안해. 주로 밖에서 하고, 정말 최선을 다 하거든? 근데 이걸 보상받아야 한다고 내 안의 내가 생각하는 건지 여튼 잠을 엄청 잤어. 엄청. 집에서는 공부 거의 안하니까 엄마는 내가 자는 모습밖에 못 보는거야 그게 또 못마땅한거지.

너 잘거 다 쳐자고 대학 가길 바라냐고 니가 무슨 대단한 천재라도 되는줄 아냐고

밤에 술만 먹으면 저러고 소리지르고 화내.

 

6월까지. 공부만 할 때는 괜찮았어. 이제 미술학원 가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수능이 끝나니까 긴장이 풀렸었나봐. 작년하고 비교도 안되게 원하는 성적도 얻었겠다 나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놀고싶었어. 망나니처럼 놀지는 않고 그냥 잠을 엄청 잤어. 그래서 학원 지각하는 일도 좀 있었고 자느라 안간적도 있어.

미술 학원 쌤이 화나면 정말 무서운데 자느라 잠수타고 학원 안간날 부모님이 너무 오냐오냐 키웠다, 너 원하는 대학 그런 식으로 해서는 떨어질거다 100프로 내가 확신한다 이런식의 장문의 문자가 왔었는데 너무 무서운거야 내가 미친년이지 싶고

일어나자마자 엄마한테 나 어떡해야 되냐 무작정 물어봤어. 내가 생각해도 이건 무책임했다 그치

그런일 있고나서 여차저차 넘어가긴 했는데 그때 그 카톡을 엄마가 봐버린거야

 

저게 12월 일인데 오늘에서야 알았지만 저때 일을 엄마가 속에 묻어놨었나봐. 오늘 나한테 개같은 년 한심한년 온갖 욕하면서 저 소리도 같이 꺼내더라.

 

에휴 그냥 다 내 잘못인거지 누굴 탓하겠어

 

결과 다 나오고 나서 어떡해야하나 입시 한 번 더 하기에는 내가 너무 지치고 하기 싫고.. 너무 막막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 달 보내고 지금에 도달했다.

'아무 생각 없이' 와중에도 그동안 참았던거 했어. 그냥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거나 도서관 가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잠을 자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정말 건전하게 노는구나 나년ㅋㅋㅋ

 

그리고 오늘.

일이 터진거지.

엄마가 밤에 술 진짜 자주 먹어. 여느 날처럼 엄마는 술 취하고 아빠는 자고 나는 방에서 책읽다가 폰으로 웹툰 보다가 잘 줄 알았는데 난 아직도 뭐때문에 엄마가 저렇게 화가 났나 이해를 못하겠어. 도대체 왜?

밤에 아빠가 빵먹고 싶다 해서 좀 늦장부리다가 결국엔 나갔어. 9시에. 그때쯤이면 다 팔려서 없잖아 그래서 비슷한 다른거 사갔는데 차라리 사오지를 말든가 돈낭비 하고 왜 이상한거 사왔냐고 밖에 복도까지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지르는거야

어이가 없어서 계속 듣고있는데 보니까 요새 아무 계획 없이 친구랑 한 번 놀면 몇만원씩 써대고 내 맘대로 사니까 그게 불만이였나봐 빵에다가 화풀이 한거.

(친구랑 많이 만나서 펑펑 써대는건 아닌데 한 달에 한 번 만나면 4만원 정도  써.)

그냥 내가 맘에 안든다고 말을 해..ㅋ

 

빵이 없으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지 물에 말아먹었냐 니 폰 요금이 얼만데 부터 시작해서 오늘 내가 알바 면접 다녀왔다고 말 한거 꼬투리 잡아서 니 이제 돈 버니까 그러면서 카드 뺐어가고..

 

며칠 전에 한국에서 대학교 가기 싫다고 4년 등록금 낼 거 그 돈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말로 거창하게 설명할 재주는 없고 (말 하는 도중에 헛소리 하지 말라고 끊어먹을 가능성이 너무 커서) 워드로 7쪽 분량의 단촐한 계획?을 써서 보여드렸는데...

과연 그걸 다 읽으셨는지조차 의문이다 보여 드리고 피드백조차 없고 너무 아무 반응이 없길래 다 읽었냐 물었더니 다 읽었는데 엄마는 이제 너한테 해 줄게 없어. 이 한마디가 끝이였다.

일주일동안 쓴거 한마디로 끊어버리니까 힘이 빠져서 뭐라 말도 안나오더라.

 

 

여튼 카드 뺏어가면서 알바 한 달 동안 해서 그 돈 가지고 니 방 빼라. 어디 고시원에서 살아라 이러는데 나 진짜 하..너무 막막하다 그냥 엉킨 실타래 째로 삼켜서 식도에 걸려있는 기분이야.

 

나에대한 기대가 다 떨어졌다는데 내가 거기에다 대고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알바는 엄빠한테 온전히 기대기 뭐하니까 좀 보태보자 하고 시작하려는 거였는데 의미 완전 변질됐어ㅋㅋ 유학 가고싶다..지금 생각으로는 100만원 채워서 비자 받고 맨몸으로 한국을 떠야하나 이 생각 뿐이다.

 

고등학교 졸업만으로 할 줄 아는게 그림그리는 거 밖에 없는데 진짜 알바만 하다가 현실에 치여서 내가 하고싶은거 포기하게 될까봐 그게 너무 두려워.

 

하 모르겠네 이제 나 어떻게 살아야 하니

ㅋㅋ이 지루하기만 한 긴 글을 누가 읽어주겠어 묻히겠지만 속이라도 시원하네 다들 잘 자고 평온한 밤 보내!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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