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고속버스에서 오줌을 쌌었는데...

ㅇㅇ |2018.04.08 22:57
조회 62,653 |추천 108
중3 여자인데... 어디 털어놓고 싶은데 끙끙 앓다가 익명의 힘을 빌려서 조심스레 적어볼게... 사실 올리기 전에 고민 많이 했는데 그래도 어디엔가는 얘기하고 싶어서... 글이 두서없더라도 이해 좀 해줘.

몇 주 전에 시험기간 되면 못 노니까 그 전에 놀아두자는 미명(?) 하에 친구들이랑 멀리 놀러갔음. 모처럼 놀러가는 거라 제일 좋아하는 블라우스랑 치마도 꺼내 입고 한껏 힘 주고 갔는데...
어쨌든 집에 오는 버스 타기 직전에 점심 먹으려고 편의점에 잠깐 들렀는데 내가 불닭볶음면 한 컵을 다 먹을 수 있는지를 가지고 만 원 내기를 하게 됐단 말임ㅋ
일단 한국인 근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성공을 거두고 만 원을 뜯어낸 건 좋은데 쿨피스 거의 한 통 반을 한번에 털어넣었다는 게 문제였음.

버스 타기 전에 화장실을 갔다왔는데도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광에 슬슬 신호가 왔음... 그래도 버스 안에서 어쩔 도리가 없으니 일단 참았거든.
30분쯤 지나자 화장실이 꽤 급했는데 마침 곧 휴게소가 나온다는 이정표가 보였음. 내심 출발한지 좀 됐으니 들렀다 가기를 기대했지만 버스는 매정하게 지나쳐 버렸고...

오줌은 점점 더 마려워지고 슬슬 초조해졌음. 다시 곧 휴게소 나온단 이정표가 보였는데 이번에도 세울 거라는 얘기가 없는 거야; 애들이 세워달라고 하라고 했는데 내가 숫기가 없는 편이라서 앞으로 나가서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서 화장실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할 엄두가 도저히 안 나는 거 있지... 결국 머뭇거리다가 또 휴게소를 놓쳐 버렸ㅠㅠ

10분인가 20분인가 더 지나니까 정말 쌀 것 같았음. 식은땀 막 나고 다리도 막 떨리고...
이번에도 휴게소 지나치면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음. 애들이 그래도 지리는 것 보단 덜 창피하지 않냐고 계속 설득해서 없는 용기 쥐어짜서 겨우 나가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꺼냈음.
"저....그...."
"어디 불편해요?"
"...그...기사님...다음 휴게소...좀...세워주실...수...있나...요?"
"어차피 세울 생각이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그런데 1시간 정도 걸려요."
".......아...네ㅠ"
순간 진짜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이었음. 10분 더 참기도 힘든 마당인데 1시간을 어떻게 참냐고ㅠ
재촉할 수도 없고 일단 자리로 돌아왔지만 눈앞이 캄캄했음. 아무리 생각해도 못 참을 것 같았음.

혹시 중간에 화장실 있는 쉼터나 뭐 비스무리한 거 있지 않을까 해서 지도 앱으로 찾아봤는데 한 15분 정도 거리에 졸음쉼터가 딱 있었음. 그래도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음.
근데 로드뷰에는 화장실은 커녕 화장실 비슷한 건물 자체가 없는 거임... 갱신이 늦었을 수도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으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확실히 화장실은 없었고... 꼼짝없이 1시간을 참아야 하는 상황인 거야ㅠㅠ

이 나이 먹고 버스에서 치마에 오줌을 싸는 건 상상하기도 싫었음. 다리 x자로 꼬고 손으로 밑을 막고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는데 뭐 때문인지 갑자기 차가 막 덜컹거리는 거임...
가뜩이나 너무 급했던지라 오줌이 조금 새서 팬티가 좀 젖었는데ㅠㅠ 참으려고 손으로 잡았더니 치마에도 약간 묻어나오고...

진짜 다들 똥참는것만 힘들다고 하는데 오줌을 제대로 안참아봐서 하는 소리지 오줌 참는게 열배는 더 힘들어...
인터넷에 참는 방법 다 찾아보고 지식인에도 물어봤지만 이미 그런 걸로 나아질 수준이 아니었던지라... 전부 효과 없었고ㅠㅠ
멀미할까 봐 챙겨온 비닐봉지 있었는데 친구 하나가 많이 급하면 거기 볼일 보랬는데 내 자리가 창가쪽이 아닌데다가 내가 떨어진 자리에 있어서 옆자리가 모르는 남자분인데 다 보이는 데서 그러기는 너무 수치스러워서 그것도 못 하고...

자꾸 찔끔찔끔 나오고 정말 더는 한계였던지라 창피함을 무릅쓰고 졸음쉼터 구석에 풀숲에라도 들어가서 쉬를 하기로 했거든. 그래 미친짓이고 범법행위인 거 나도 아는데 너무 급했단 말이야ㅠㅠ
이제 걷기도 힘들 지경이라서 엉거주춤 겨우 앞으로 나가서
"저 죄송한데 졸음쉼터에라도 좀 세워주시면 안되...나요?"
"화장실이라면 거기 없는데요?"
딱 이렇게 나오니까 말문이 턱 막혔음. 갑자기 사람들 다 쳐다보는 것도 막 느껴지고 내가 무슨 짓을 하려 하는지도 자각됐음. 노상방뇨를 하겠다는 소리는 도저히 나오지 않았음.
"...그래도...어떻게...안...될까요?"
방광이 다시 신호를 보내 재촉해와서 어렵게 한 마디 덧붙였음.
"그건 좀 곤란한데... 많이 급해요?"
"네ㅠㅠ"
"흠...최대한 빨리 휴게소 갈 테니 조금만 참아요. 생각보다는 일찍 도착하겠다."
"...네...빨리 부탁드릴게요..."

결국 창피만 당하고 얻은 것 없이 돌아와 계속 참아야 했음...
괜히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휴게소는 아직 멀었는데 오줌은 쌀것같고 하니까 눈물이 막 나오는 거야ㅠㅠ 화장실 때문에 우는 거 되게 없어보이는 거 아는데 진짜 급하니까 내 의사랑 상관없이 그렇게 되더라...
우는 소리 들렸는지 건너편 고등학생 같은 언니가 되게 못마땅하게 쳐다보는데 그거 느껴지니까 너무 쪽팔렸으뮤ㅠㅠ
눈 꼭 감고 다리 사이에 손 끼우고 힘 빡 주고 참았는데 진짜 죽을 것 같았음. 1분 1초가 지옥 같았음. 태어나서 오줌 제일 급했던 기록 계속 실시간으로 경신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너무 마려워서 계속 무릎 부딪히고 비비고 다리 꼬았다 풀었다 해서 옆에 분 되게 불편하셨을 거 같아서 지금 생각하면 좀 죄송스러운데 그때는 오줌 말고 아무것도 생각 안 나서...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 팬티랑 속바지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타킹을 치마에 간신히 가려질 정도로 적셨을 즈음 드디어 휴게소가 5km인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였음.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싶어서 안도했지만 그것도 잠시고 긴장이 풀리니까 방광이 막 조여들어서 더 참기 힘든 거 있지;
막 심호흡 하면서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옆에서 보다 못해 "거의 다 왔으니까 힘내서 조금만 참으세요" 해서 얼굴 개 화끈거렸다;; 하다하다 남자한테 오줌 잘 참으라는 격려(?)까지 듣고 개수치ㅠㅠ

마침내 버스가 휴게소에 들어섰고 정말 간절히 들어가고 싶었던 여자화장실 간판이 멀찍이 보였지만 이미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까지 걸어가서 칸에 들어가 문 잠그고 스타킹 팬티 내리고 변기에 앉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오줌을 참아내는 것조차도 내게는 쉽지 않았던ㅠㅠ
혹시라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하면 순서 돌아올 때 까지 못 기다려서 누가 뭐라든 곧장 남자화장실 들어가서 해결할 생각이었거든. 그 정도로 급했어...
버스가 정차하고 내리려고 일어섰는데 워낙 마려웠던지라 일어서자마자 끔찍한 고통이 밀려오면서 또 조금 쌌고...
아주 약간의 실수만 있어도 바로 끝장날 상황이었음. 손으로 밑을 꼭 쥐고 정말 힘들게 방광에 무리 안 가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걸어갔거든... 근데 원래 예정에 없다 나 때문에 선 거니까 나 빼고 아무도 안 내릴 줄 알았는데 어째 덩달아서 많이 내리는 바람에 앞뒤로 밀려서 아랫배가 막 눌린 거야ㅠㅠㅠㅠ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시 눈물이 막 나왔고...
다들 예상했겠지만 동시에 오줌도 콸콸 나와버렸어...ㅠㅠ 휴게소 다 왔는데 조금만 더 가면 화장실인데...
머릿속이 새하얘졌음. 눈물만 (이제 괴로워서가 아니라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해서) 계속 나오고 이제 어떡해야 할지 감이 전혀 안 잡혔음.
아 그리고 너무 마려웠다 보니까 솔직히 오줌 나올 때 한 0.001초 정도는 부끄럽기 전에 상쾌하고 시원했거든? 그것 때문에 더 자괴감 들고 막...
울면서 멍하니 서 있는데 애들이 일단 내려서 화장실 가자고 해서 같이 내렸음. 빨리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음.

울면서 화장실 들어가면 사람들한테 실례한 거 광고하는 셈이니까 억지로 그치고 태연한 척 하려 했지만 표정 관리가 잘 된 것 같진 않고 더구나 스타킹에 오줌 흘러내린 자국 선명하게 남아 있었으니 아마 다 알았을 거야...ㅠ
여튼 화장실에 가서 이미 축축해진 스타킹을 잡아 내리고 변기에 털썩 걸터 앉았음.

애써 눌러놨던 수치스러움과 자괴감이 다시 올라와서 밖에서 들리건 말건 막 울었음.
차라리 여기서 죽어버리고 싶었음.
집에 가려면 다시 저 버스를 타야 하는데 사람들이 한심스럽게 쳐다볼 거 생각하니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음.
진짜 막 누가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거 아닌가(물론 아무도 안 함) 하는 생각까지 들고 별 생각이 다 들었거든...

그러고 있는데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음. 일단 볼일은 다 봤으니 방 빼줘야 할 텐데 나가서 사람들 얼굴 보기가 너무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OO야 문 살짝만 열어봐"
같이 온 친구 중에 한 명이었음. 젖은 옷가지 주섬주섬 차려입고 살짝 열었더니 뭔가 건네주면서 속삭이는데
"물티슈랑 팬티 사왔거든? 다리에 묻었을 테니까 닦고 속옷 갈아입고 나와. 어차피 다시 안 볼 사람들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학교 딴 애들한테는 비밀로 하기로 애들하고 얘기했으니까..."
고마워서인지, 아니면 창피함이 다시 살아나서인지 나도 모르게 또 울었음. 손 잡아주면서 계속 괜찮다고 해주는데 진짜 그 순간만큼은 구세주가 따로 없어 보이더라...
하여튼 시키는 대로 뒷처리 하고 젖은 속옷이랑 스타킹은 버리고 조심스레 나왔는데 다들 기다리고 있었음. 이거 먹고 기분 풀라면서 과자에 아이스크림에 뭘 잔뜩 사줘서 한참만에 살짝 웃었어...ㅎ

이렇게 우정을 확인한 훈훈한 미담으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집에 가려면 다시 그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떻게 그 추한 꼴을 다 본 사람들이랑 같이 가냐고ㅠㅠ
계속 나 도저히 못 타겠다고 했더니 애들이 그래도 집에는 가야 하지 않느냐고 정 힘들면 우리가 앞서갈테니 뒤따라 오라길래 사람들 얼굴 안 보려고 고개 푹 숙이고 탔는데 그래도 다 쳐다보는 게 느껴져서 다시 수치심이 막 밀려와서ㅠㅠㅠ 아까 그렇게 울어놓고도 또 눈물이 막 맺히는 거 억지로 참으면서 자리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당초 예상했던 비웃음보다는 동정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그건 그거대로 괴롭고...
스타킹 버리고 맨다리로 있는 거 눈치채고 힐끔 쳐다보는 사람도 꽤 있었는데...아 진짜...ㅠㅠ

고개 푹 파묻고 있거나 아니면 폰만 보면서 어떻게든 사람들이랑 눈 안 마주치려고 했지만 그래도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매 순간이 계속 지옥이었음.
도착해서 애들이 같이 저녁 먹고 가자는 거 사양하고 집에 가서 저녁 내도록 방구석에 박혀서 울적하게 앉아 있었거든...

시간 꽤 지났지만 나로서는 아직도 트라우마라서 솔직히 버스나 지하철 탈 때마다 공연히 오줌 마려운 것 같고 불안해서 자꾸 중간에 내려서 화장실 가느라 시간도 지체되고 차비도 두 배로 들고 이러거든...;
근데 내일 졸업여행을 가야 하는데 고속버스로 3시간 거리야... 중간에 휴게소 들르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불안해ㅠㅠ
옷도 아까 말했다시피 그때 그 옷이 정말 아끼는 옷이고 애들도 다 예쁘다고 하고 짝남한테 잘 어울린다는 소리까지 들은 옷이라 평소대로면 주저없이 그거 골랐을 텐데 괜히 찜찜하고...

그래서 말인데 버스에서 화장실 급할 때 대처법이라든가 트라우마 극복하는 법이라든가... 아니면 그냥 위로나 격려라도 좀 듣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올리거든... 부탁 좀 할게 미리 고마워...
추천수108
반대수11
베플ㅇㅇ|2018.04.08 22:58
너그때글올라온거 참고해서쓴거지 ㅋㅋㅋ
베플ㅇㅇ|2018.04.08 23:00
이거판ㅇ0어떤아줌만가??너오줌젖었다고올라왔음
베플ㅇㅇ|2018.04.08 23:21
아니 그 글의 걔가 쓰니인데 둘 다 판을 했나 보지 왜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보냐;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