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 다돼가는 31살 여성입니다.
배경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4살 연상의 남편과 둘이 모은 돈만 가지고 결혼했으며
남편 1억1천, 저 7~8천 정도를 합쳐 1억5천 전세, 가전가구 1천3백, 신혼여행 1천, 나머지 결혼제반비용 등에 충당하고
받은 게 없다보니 당연히 예단예물 등 허례허식은 전부 생략했습니다.
(결시친 글을 보면 시댁에 얼마나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굳이 적습니다.)
결혼 준비하면서 양가 부모님 터치 없이 100% 저희 의견대로 진행하고
결혼 후에도 뭐.. 신행 후 양가 부모님 찾아뵙고 그 후 시어머니 생신이 있어서
첫 생신이니 남편과 함께 생신상 거하게 차려 드렸고, 뭐 그외에는 뭐 없네요.
제사때도 평일에 맞벌이 부부라 밤늦게 시댁 겨우 도착해서 시어머니 제사상 차리신데에 숟가락만 얹고
명절 2번 있었는데 2번 다 제 해외출장이 겹쳐 가지도 못했고,
그런 어찌보면 불량 며느리였는데 그래도 이해해주시고 김치도 가끔 챙겨 주시고 좋은 시부모님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뭐, 양쪽 다 워낙 다들 아직 사회생활 하느라 바쁜 분이셔서 자식들 사는데는 별로 관심도 없고
부모님들 첫 생신때 결혼과 겹쳐 챙기지도 못했는데 신경도 1도 안쓰시는 뭐 그런 분들입니다.
여기까지가 서론이구요..
저는 고부갈등과는 거리가 멀고 딴 나라 얘기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봅니다.
처음 해보는 고민거리에 당황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어제 남편과 시어머니의 카톡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시어머니: 내일 아빠 생일인거 알고있니? 전화한통 하던가 해라
남편: 몰랐어요 음력 몇월몇일인줄
시어머니: 그건 호적 상 생일이고 몇월몇일이니 잘 기억해라
남편: 네 알겠어요
시어머니: 기분나빠하지 말고 오해말고 들어라 결혼하고 아빠 첫생신인데 며느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라 xx이(저)에게 말하려다 너한테 하는거다
여기서 제 남편이 화가 나서, 아니 아들도 몰랐던 생일 며느리가 챙기는게 당연한거냐고, 무슨 며느리 도리 운운하면서 며느리한테 예의 없다고 하냐고
장인어른 장모님은 나한테 사위 도리 요구하지 않는데 엄마가 그런 말 하다니 실망이라고
xx이에게 그런 말 하려 했다니 화가 난다고, 그런 식으로 시어머니랑 다퉜다고 하네요.
앞으로 잘 챙기라고 한 말인데 그렇게 생각할 줄 몰랐다고 시어머니가 화가 나셨다고 함.
남편 입장에서는 시어머니의 그런 말이 여전히 화가 나고 납득이 안되지만
그래도 부모님이고 하니 전화 드려서 죄송하다 해야겠다고
오늘 퇴근하고 찾아 뵙자고(차로 1시간 거리입니다) 하고
남편과 저랑 둘이서 케익 사고 식당 예약하고 현금 얼마 찾고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오늘 찾아 뵙겠다 했는데(내일은 저나 남편이나 야근 예약이라 못 찾아뵐 확률이 커서) 오지 말라 하시고
오지 말라 하셔도 속으로는 오기를 바라실거라 생각했는데 몇 번을 얘기해도 정말 한사코 오지 말라 하시더라고 하네요.
남편이 저한테,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 오지 말라는걸까 하길래
시아버지랑 통화 해보고 상황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라 했는데,
시아버지랑 오래 통화 했는데 시아버지도 오지 말라 하셨다네요.. -_-
40분간 통화 하며 지금까지 티는 못 냈지만 자주 안 찾아와서 서운했다, 연락도 없어서 서운했다,
저번에 생신상 대접했을 때 집에 오셨는데 아들 집 자주 와야지~ 하길래 아들 집이 아니고 xx이(저)와 공동 집인데 불편하게 자주 오지 마요 했다고 서운했다,
가족들이 자주 보고 친해지면 좋겠는데 너희들은 거리를 두는 거 같아 서운했다..
그렇게 40분간 주구장창 연설 하시다 결국 오지 말라 하셨다네요.
그래서 결국 안 갔습니다. ㅜㅜ
쿨하고 자식들 사는 데에 간섭 안하시고 터치 안하시는 좋은 시부모님들인줄 알았는데
티만 안 내셨을 뿐 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고
티만 안 내셨을 뿐 '며느리 도리'를 운운하는 분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실에 충격 받을 겨를도 없이....
이 상황에 대해서 저는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에라 모르겠다 정말 오지 말라는데 가지 말자 하고 말아버리고,
다음날 제가 아버지한테 전화 드렸어? 하니 생신 축하한다고 카톡 보내고 말았답니다.
순간 저라도 전화 드려야 하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뭐가 맞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도 안 하는 전화 내가 해야한다? 그거야말로 그 잘못된 '며느리 도리' 아닌가요?
근데 그렇다고 시아버지 생신을 이런 식으로 그냥 지나가도 되는 건 아니겠죠?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 좀 부탁 드립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