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사실 아직도 학교에 가기가 싫어. 중학교 때 떠올리면서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엄마를 보기가 싫어서 애써 웃으면서 엄마랑 대화를 나누지만 엄마가 고등학생 딸이라며 다 컸다고 그럴 때 내 마음이 무너져. 잘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 하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나 위해서 밤낮없이 돈 버는 엄마한테 미안해서 밤에도 나 혼자 울어.
엄마는 내가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한다고 걱정하지만 엄마 나 공부 하나도 안 힘들어. 수학? 다 괜찮아. 친구들? 편하지는 않지만 딱 학교 친구로 좋아. 근데 엄마 나 학교가 힘들어. 감옥 같고 갇힌 것 같아. 해가 져 가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고 끝나고 엄마 목소리 들으면 또 눈물 나. 애들은 다 적응해서 웃으면서 석식 먹는데 나는 석식 먹으러 가는 그 길이 무서워.
엄마가 그랬잖아. 우리나라 고등학생이라면 다 겪는 일이라고. 대한민국을 살면서 피할 수 없다고. 엄마는 나 믿는다고. 그런데 엄마 나 믿지 마. 나도 날 못 믿겠어. 이렇게 10시까지 붙잡혀서 사는 거 우리나라가 왜 헬조선인지 알 만큼 끔찍해. 다 버티는데 왜 나만 못 버티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난 너무 힘들어.
엄마 엄마 딸 잘 못하고 있어. 엄마 생각만큼 파이팅 넘치게 잘 하지 않아. 엄마 내가 실망시켜서 미안해. 이것밖에 안 되는 딸이라서 미안해. 지금까지 나한테 쓴 돈 낭비한 결과 만들어서 미안해. 내가 엄마한테 많이 부족한 딸이라서 미안해.
엄마 내가 엄마한테 항상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지금 내가 무서워서야.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엄마가 그랬잖아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 애기들이 하는거라고. 내가 고등학생이 된 걸 부정하고 싶어서 그런가 봐. 다 큰 딸이 힘이 되지는 못 할 망정 엄마한테 맨날 기대려고 해서 미안해. 엄마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내가 조금 더 커서 엄마한테 기대라고 말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줘. 금방 마음도 어른이 되어서 그때가 되면 마음속으로 울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