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올리고 2주 정도 지났는데,
경험에서 우러나온 댓글들을 주셔서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결론은 3일전에 헤어졌습니다.
똑같은 이유로요.
이성 문제로 의심스런 상황이 생겼는데
한다는 대답들이 너무 신뢰를 주지 않아서 더는 못 참겠더라고요.
이렇게 신뢰없는 연애는 더 못할 것 같아서 그냥 박차고 나왔네요.
첫 날은 힘들었고 다음날도 힘들었고 입맛도 없도 잠도 좀 설치는데
결론은 기쁘네요.
잘 한것 같고
홀가분합니다.
내가 주는 사랑 받을 자격없는 남자에게 사랑을 퍼줄만큼
내가 어리석은 여자는 아니었구나.
이런 위로로 스스로 힘을 내고 있어요.
그동안 사랑해주지 못한 저를 많이 사랑해주려고 합니다.
당분간 자기개발을 열심히 하면서 활기차게 보내려고요.
다들 댓글주셔서 감사하고,
늘 예쁜 사랑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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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안녕하세요.
말그대로 남친이 바람폈는데 매달리는 남친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만나서 한 달 넘게 연애중인 여자입니다.
바보라고 욕 먹을 각오하고 쓰는데.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왜 쓰는지도 사실 모르겠어요.
헤어져야 했었었는데
헤어지지 못해서 심한 말들, 현실 직시 할 만한 말들을 듣고 싶은건지
아니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한 번의 바람은 그냥 넘길 수 있어요. 라는 말을 듣고 싶은건지...
사실 제 마음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최대한 사실만 적어볼게요.
그냥 어떤 말이든 해주세요.
한 달 전쯤의 일이에요.
남친과 만난지 5개월 째
친한 친구와 2박3일 해외여행을 갔었는데
사귄지 얼마 안되서 한창 좋을때인데 주말동안 떨어져있게 되어서 미안하기도 했고
그래서 면세점에서 선물도 하나 사서 왔죠.
그러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드를 써서 줬는데
뭔가 표정이 시큰둥 했었어요.
그래도 그냥 원래 표현이 서툰 사람이라 그러려니 했고
그 주 주말, 남친은 당일 출장을 갔다가 KTX를 타고 돌아왔고
여행간 후에 첫 주말이라 제대로 데이트 해야지 하고 만났어요.
그렇게 여느때와 같이 저희집으로 가서
맛난 것도 먹고 티비를 보면서 즐겁게 지내던 밤 11시경.
갑자기 남친 폰으로 전화가 오는데 여자이름이 뜨는거예요.
아직 사귄지 오래되지 않아서
남친 지인들을 다 알지는 못하는 터라
첨에 여자이름 보고는 그냥 여자후배인가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았어요.
남친도 중요한 전화 아니다라고 하고 그냥 안 받더라고요.
그런데 곧 다시 또 전화가 오는거예요.
그래서 그땐 누구냐고 물었죠.
보통 그리 급한 일 아니면,
특히 이성 선후배끼리는 늦은 밤 시간에 두 번씩이나 전화 하진 않잖아요?
그랬는데
첨엔 "모르는 사람이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모르는 사람인데, 왜 이름이 뜨냐고. 니가 저장했으니까 뜨는거 아니냐" 했죠.
그랬더니 "전화거는 사람이 등록해놓은 이름이 자동으로 뜨는거다" 라고 하는거예요.
그런 대화를 이어가던 중
또 다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러더니 남친은 전화기를 뺏어서 등 뒤로 감추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도 이상한 촉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의 연애에서는
남친 폰도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저도 주변에 아는 이성 친구들 선후배들 있는 편이라
남친의 이성 지인들 그러녀니 하고 별로 관섭 안 했어요.
그런데 촉이 오는 순간 꼭 알아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누구냐고 계속 캐묻기 시작했고.
그랬더니 "그냥 아는 동생" 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후배냐고 했는데 후배는 또 아니래요.
그러는 대화가 이어가던 중 밤 11시 20분경 4번째 전화가 옵니다.
그래서 전화기를 달라고 했죠.
누구냐고 걔랑 카톡한 거 보여달라고.
남친은 절대 안된다고 했고
저는 그냥 아는 동생이면 보여 줄 수 있는거 아니냐고 했죠.
한사코 절대 안 보여줄려고 했고.
그렇게 실랑이면 12시 가까이 벌이다가.
결국 남친이 카톡 보여주고도 나랑 잘 만날 수 있냐고 묻더군요.
제가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카톡으로 저한테 대하듯이 그 여자 동생한테 대했다고 하는거예요.
제가 보면 기분 나쁠만한 내용들이라고.
그래서 일단 대화를 보는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하고 봤습니다.
정확히 제가 친구랑 2박3일 여행을 간 그 다음 날.
남친은 라디오 방송 어플로 직접 라디오 방송을 했고
그 방송을 듣고 댓글을 달아주는 같은 지역 여자랑 대화가 잘 통했던지
카톡으로까지 연락을 했고
그렇게 저한테 들킨 일주일 간 카톡을 매일같이 실시간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톡을 시작한지 3-4일 지났을 무렵 한 번 만나서 새벽2시까지 술도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대화내용은 가관이었습니다.
캡쳐를 했어야햇는데..
저한테 하듯
아침마다 '굿모닝~' 인사도 하고
진짜 딱 봐도 어느 연인들 처럼 톡을 하고 있었어요.
하트 이모티콘이며
웃긴 건 그 여자도 남친이 있는데
연애 이야기도 하고
톡을 넘기는 중에 제 남친이 쓴 톡 중에 이런 것도 있더라고요.
'니가 남친이랑 얼른 헤어져야 나랑 만나지~'
'퇴근했어? 진짜 데리러 가고 싶다 ㅠㅠ'
등등
일주일 간의 톡이 어찌나 많던지
스크롤 내리다가 저도 모르게 폰을 던졌어요.
너무 화가 나면 침착해진다던가요?
저는 그냥 폰 던지고 나서는
그만 하자고. 그동안 즐거웠다고 짐 챙겨서 나가라고 했쬬.
중간에 울고 불고 헤어지기 싫다 어쩐다
이런 과정 다 지나서
결국 저는 받아들이기로 했고
내심 속으론 그냥 지금 놀 사람도 없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나 하자고 생각하면서 옆에 두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맘에 드는 남자 생기면 얼마든지 갈아 탈 생각으로요.
그래서 결국은 지금 한 달 넘게 만나고 있는데
뭐... 그냥 잘 만나고 있어요.
여느 연인들 처럼 맛집 다니고
나들이 가고
전처럼 잘 웃고 놀고.
그런데 저는 문득문득 계속 생각이 나요.
남친이 한번씩 연락이 안 될때도 혹시나 다른 여자랑 전화 중인가
집에 들어간다고 해도 진짜 집에 들어간건가 싶고(바람 났을 때, 여자 만나러 간 날에도. 저한테는 집에 들어간다고, 먼저 잔다고 했었거든요)
기분 좋을 땐 생각 안 나다가도
또 예민한 날, 기분 나쁜 날, 섭섭한 날.
생각나요 계속.
한 달이 넘어서니
전 보단 조금 덜 한 것도 같은데...
여튼... 전 진짜 바보인가요?
그냥 그때 깔끔하게 헤어졌어요 했나요.
아님 이왕 그냥 재미삼아 연애만 할거면
눈 딱감고 지난 바람은 잊고 쿨하게 지냈어야 했나요.
제 스스로가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참고로 저는 30대초반이라 주변에 친구들도 시집가고 잘 없고
놀 사람도 많이 없어서 남친과의 관계를 더 정리하질 못하겠네요.
하..
이런 케이스 분들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