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부모님은 객관적으로 보면 좋은 분이다.
우리시부모님은 나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봐도 좋은분이신건 맞다.
늘 자식들을 위해 살아가시는 분이시다.
하지만 그 좋은 어머님의 둘째며느리인 나는 시부모님이.. 아니 어머님이 굳이 나누자면 좋지 않은것 같다.
문제는 내가 어머니를 좋아하지 않는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낀다.
결혼할때 본인이 가지신것 중에서 꽤 많은것을 지원해주셨고 더주지 못하는것을 아쉬워하셨고 다주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 하셨다.
반대로 본인이 무언가를 받는것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셨고 고마워하시고 미안해하셨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마음에 미리 말하자면 거의 반반 결혼했고 맞벌이 연봉 200적은 대신 근무시간이 짧음.)
어머님에게는 아들만 둘인데 둘다 무뚝뚝한건 기본에 어머님의 별거아닌 얘기에도 버럭하고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일삼았다.
물론 막말이나 욕설은 전혀아니었지만 말투자체가 너무 틱틱거려 그렇게 말하지말라고 따로 불러 내가 말할정도였다.
어머님이 너무 불쌍하다 생각되어 가까이 사는 우리가 자주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남편도 결혼후에 효자가 되어 말은 막하지만 자주 찾아뵙고 싶어했다. 근데 그 횟수가 점점 늘었다.
주말에 특별히 할일도 없었고 시댁에 가는것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점점 뭔가모르게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말에 간다고 미리 연락을 해두면 아침부터 언제오냐 아직 출발안했냐 전화에 불이나고 왜이래 늦게왔냐가 우리를 반기는 인사였다. 점심을 먹고 과일을 먹고나면 저녁먹을걸 생각하신다. 저녁을 먹고나면 당연히 자고간다 생각했다.
내편을 들어주려 남편이 집에가야지라고 하면 결국 끝에는 밥만먹고 갈거면 왜왔냐 하신다..
멋모르더 나는 눈치가보여 그냥 자고가자한다.
남편은 미안하다며 아침먹고 가자고 하지만
아침먹고나면 점심먹고 가라. 점심먹으면 저녁먹고가라 타령이 이어진다.
이걸 끊기위해서는 남편의 막말이 필수적이다.
어머니의 아들 둘이 어머니말에 왜저래 말을 과격하게 하는지 머지않아 알게되었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본인이 맞다 생각하는것을 말하고 그것에 따라 생활하시는 분이시다.
어머니의 모든 생각에는 자식과 손주들만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자식들의 생각이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아니 쓸모없고 잘못된 생각이며 본인의 주장과 어머님 지인의 의견만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어머님의 큰아들과는 연을 끊었고
우리는 시댁문제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크게 싸웠다.
본인 어머니의 성격을 알기때문에 나름의 최선을 다해 중간역할을 했던 남편은 나에게 굉장히 실망했고
나름에 중간역할을 하느라 남편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시댁문제로 힘들었음을 알아주길 바랬지만 이해못해주는 남편에게 실망했다.
이 싸움으로 알게 된것은 남편이 시댁을 자주 가고싶어 간것은 아니었다.
매주오라고 연락오는것을 대부분 거절하고 어쩔수 없이 가자고 한것이었고 본인도 엄마아빠를 보고싶지 않은것은 아니나 갈때마다 좋은소리를 못듣는것에 대하여 굉장히 힘들어했다.
사실 나는 알고있었다. 애쓰는걸 알고있어서 내 나름은 노력한것을 남편은 모른다. 아니 남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오랜시간 긴 대화로 우리는 화해를 하고 시댁에 관련하여 대화하는 방법을 찾았다.
나도 남편이 어머니때문에 힘들어하는건 알고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해도 늘 그건 아니다 반대하고 거절하고 기분좋게 가서 섭섭하다는 말 듣고오면 누군들 기분이 좋으리.
그래서 우리는 더이상 시댁에 놀러가지는 않게 되었다.
연락문제로 섭섭해하지 않도록 남편이 매일 시댁에 전화를 한다.
나는 1년에 4번 새해 어버이날 생신에 형식적인 전화를 드린다.
그리고 나는 더이상 시댁에 먼저 가자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한달에 한두번 가던 것이 한두달에 한번으로 줄었고
이 마저도 토요일에 가던것이 일요일 오후에 가게 되었다.
어짜피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늘 같다.
그러나 사람마음은 왜이런 걸까.
더이상 시댁에 자주 가지 않음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어머님이 안쓰럽고 불쌍한것은 여전하다.
어머님이 자초한 일이다 싶다가도 그저 자식생각뿐인 세상물정모르는 노인네일 뿐인데 하는 생각에 속이 상하다.
나한테 생각없이 했던 말들이 가슴에 박혀 미웠다가도 미워하는 내 마음에 죄책감이 든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아직도 3일 연휴쉰다하니 당연히 3일내내 시댁에 오는거라 생각하고 계시는 한결같음에 어짜피 남편이 알아서 할걸 알기에 그냥 한귀로 흘려야 한다는거 알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좋은 어머니에 나는 참 나쁜 며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