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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지 않은데

더이상 어린 나이도 아닌데
그치만 어렸을때부터 줄곧 품고 살아왔던 생각이예요.살고 싶지가 않아요.
죽고 싶다기보다는 살고 싶지 않다는 쪽이 훨씬 뚜렷한 생각인데 어릴때부터 쭉 그래왔으니 나아지기는 틀린 것 같아요.
차라리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명료한 사연이라도 있다면 이해도 받고 좀 떳떳하게 괴로워할텐데 그렇지도 않아서 더 답답하고 서럽고 그러네요.
표면적인 어려움이라 하면 하나, 가난인데 학창시절엔 항상 반에서 우리집이 제일가난했어요. 어려워도 오빠는 장남이라고 새교복을 입었지만, 나는 학교에서 모아놓은 교복물려입기 더미 속에서 엄마가 찾아낸 교복을 입어야했죠. 교복 한벌에 몇십만원이었으니 이해는 했지만 위축되는건 어쩔수없었어요. 더구나 자식에게 헌 교복을 입혀야만 하는 엄마 마음은 오죽했을까싶어서 싫은티는 내지 않았어요. 물려입는것자체가 부끄럽다기보다는 새교복을 안사는게 아니라 못사는 현실에 위축됐고 교복 말고도 여러가지 것들이 날 소극적으로 만들었어요. 준비물도 항상 오빠가 쓰던걸 사용했는데 멀쩡한게없고 몇가지가 빠져있어 수업시간에 옆친구들 것을 멍하니 보고있어야만 하는 시간도 많았어요. 저는 그렇게 사회성이라는것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던것같아요.
더욱 결정적인건 아빠의 술주정이었어요.장남인 아빠가
어린시절 할아버지(아빠의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적 가정환경이 불우했고 형제들과도 떨어져지내셨어서 트라우마가 심하세요. 제가 어린시절에도 그걸 다 꿰고 있을정도였으니...아빠는 술에 의존하셨어요. 적당히 반주차원이 아니라 매일 필름이 끊겼어요. 저희를 때리거나 하진 않으셨지만 상처되는 말을 퍼붓고 엄마에게 욕을 하고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소리지르셨어요. 자학이었지만 그 고통들이 고스란히 저에게 이식돼버렸다고 생각해요. 아빠는 지금 환갑이 넘으셨지만 저는 여전히 아빠가 무섭고 평소에는 제가 말하는걸 듣지도않으시다가 술에 취해 또다시 자학하고 욕하고 소리지르세요. 아빠는 그렇게 사는게 힘들면서 왜 결혼을 하시고 왜 자식을 낳았는지 저는 아직도 이해할수가없어요.
저는 워낙 가난 속에 살았고 그걸 극복해내자거나 커서 돈 많이벌어야지라고 생각할만큼 다부진 성격이 되지 못했어요. 다른 아이들은 미래의 꿈을 꾸는동안 저는 아빠의 술주정에 이불속에 들어가 숨죽여 우는것밖에 할수있는게 없었거든요. 저는 무언가 갖고 싶어 건강한 욕심을
내어 본적도 빛나는 미래를 꿈꿔본적도 없어요. 모두 저에겐 사치였어요. 옷이라도 하나 사는걸보이면 아빠에게
된장녀소리를 들었고 독립해서 살고싶다고 하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너 나이면 뭐라도 되어있어야하는데 싸가지없는 백수일뿐이래요.
제 자존감은 어린시절부터 엄마아빠로 인해 싹부터 잘려나가 찾아볼수없어요. 제가 뭔갈 노력해서 결과물을 내밀어도 제대로 봐주신적이 없었죠. 심지어는 이사할때 집이 좁아진다고 제 결과물이었던 것들을 버리면 안되냐고 하셨죠.
아빠가 저에게 원하는 건 적당히 회사다니다가 남자만나서 애기낳고 사는 거같은데.
집에서도 저를 그렇게 보는데 누가저를 좋아하겠어요.그보다 저는 누군가와 지속적이고 건강한관계를 쌓아갈만한 사람이 되기엔 너무 늦었어요. 불행이라면 저하나로 족해요. 아빠가 아빠의 불행을 저에게 이식 시켰듯이 저는 제 주변인에게 전염시킬거예요.
저는 할수있는게 없어요. 아무것도 할수가없어요.직장생활을 몇년해봤는데 일 자체보다는 제 스스로의 우울로 사회생활을 견뎌내는 건 너무 힘든일이었어요.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으니 계속 가족들과 부딪쳐요 부딪친다기보다는 가족들 눈치를 보느라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보내요. 저는 이도저도못해요. 사회생활하다 생긴상처는 그 상황을벗어나면 잊혀지는데 가족들속에서 미운오리역할은 도저히 적응이 안돼요.무뎌지지않아요. 부모님이 절 사랑하는 건 저도 아는데 저는 이미 아빠의 억압에 숨을 못쉬어요. 엄마는 저보고 같은환경에서 자랐어도 오빠는 잘살지않느냐세요. 결코 같지 않거든요. 오빠는 늘 할머니(저희는 할머니랑 같이 살아요)가 애지중지 해왔어요.오빠는 제가 아는것의 절반도 몰라요. 무엇보다도 공감능력의 차이라고생각하는데 오빠는 아빠가 그런모습을 보여도 다음날 아무렇지 않아했어요.엄마말대로 오빠도 속은 말이 아닐수도 있죠. 하지만 오빠는 사회생활에 지장없는 성격으로 자라왔고 사랑하는사람만나서 사랑해주는사람과 결혼해서 애기도낳았어요. 부모님은 저도 그러길바라시는데 안되는걸 어떡해요. 저는 결혼같은거 엄두도 안나요.

어릴때는 애어른이라는 말을 많이들었는데 그상태로 멈춘거같아요. 내미래가 기대되지도 않고 더 살고싶지도않아요, 울어도 옆에서 다독여주는 사람 하나 없고.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라 하지말아주세요. 친구들에게 털어놓아도 해결이라는건없고 분위기만 망칠뿐이예요.
전문가에게 상담받아보라고도 하지말아주세요. 두번 찾아가봤지만 특별한 걸 느끼지못했어요. 구구절절 두서없이 털어놓다 한시간흐르면 10만원내고 끝이더라구요. 지속적인 상담?그런거 믿지않아요. 내가 내발로 찾아갈만한 이유도 이제 못느끼겠어요.

이런 말 벌받을지 모르지만 자살에 성공한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요.실패하면 원래살던것보다 더괴롭게 살게되겠죠. 괴로워하실 가족 친구를 생각해서라도 죽을생각말아라.죽을용기로 살아라.너무 진부한말들이죠. 어차피 죽으면 그다음은 나도 모르는데. 무책임하다해도 어쩔수없죠. 어차피 나를 이해해주는사람 하나없고 나는 살아갈 이유가 더이상없는데. 모든게 내탓인걸요. 내가 이나이먹도록 아무것도 되지 않은것도 아빠인생에 걸림돌인것도 너까지 왜그러느냐는 엄마한테도 나는 애초에 없어야만 했는걸요. 저도 할만큼해왔어요. 지금은 이렇게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안하고지내도 한때는 잠 줄여가며 더 나은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할수있는일을 해내려고 하다보니 주변에서 인정도 해줬었어요. 물론 가족들에게는 말구요. 이제 힘이 남아있지않아요.내게 기회가 왔었을때도 아빠의 앞뒤자른 안된다는말에 저는 말문이 막혔고 그냥 아빠눈만봐도 위축되고 아빠의 사고방식과 내게 뱉은 말들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요.
저는 평생을 알수없는 불안속에 내 하루하루를 의심하며 살아왔어요. 그렇게 나이만 먹었어요. 내일 또 눈이 떠지겠죠.너무 끔찍해요.
그냥 아무것도 아니고싶어요. 누구의 딸도 친구도 동생도 아니고 그냥 없었던걸로하고싶어요.

안락사하고 싶어요. 기계도 만들어졌다는데 그냥 고통없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싶어요.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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