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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사상차이인지 남자친구가 배려가 부족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지침 |2018.06.02 21:42
조회 2,204 |추천 0

서울 사는 29세 여잡니다.남자친구는 저보다 두살 어립니다.저는 성폭행당한 경험이 두 번 이상입니다.남자친구 동의하에 글을 올립니다
남자친구와 사귄지는 1년 조금 넘었고,남자친구가 일하는 곳 손님이었다가 만나게 되었습니다.남자친구가 일을 관두자 만나는 일이 잦아졌고 저에 대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그래서 술취한 어느날 사귀게 되었지만 일어나고 난 뒤에 후회하고 제가 이별을 통보했죠.
그 뒤에 연락이 뜸하다가 저는 썸남들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그 친구는 들어주는 입장이었죠,그러던 작년 1월 1일 새해 정각에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그리고 제가 이사를 하게 되고 오랜만에 만나자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너무 너무 말이 잘 통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귀게 된 계기가 되었죠.
초반에는 정말 너무 행복했습니다.남자친구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고 저도 저를 그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그리고 제가 우울증이 있어 약을 먹을 정도로 심한데 그런 저를 잘 보듬어 주는 것에 굉장히 만족감을 느꼈고정말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까르륵하며 웃는 날이 많았고,  정말 혼자 버티어 가던 삶에 동반자가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지금도 생각나네요, 남자친구가 버스 옆자리에 앉아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저,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통화했던 게요.
그러던 어느날 우리는 그냥 같이 살기로 합니다.매일매일 보러가는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였죠. 하루종일 붙어 있는데 왜 따로 살아야 하나.저는 사실 고민이 많았습니다. 남자친구는 그때 곰팡이가 스는 반지하에 살았고 저는 (지금도 그렇고)방 하나짜리 자택에 살고 있었는데동거하게 되면 정말 이 남자친구와 결혼하겠다는 마음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동거경험이 있는 여자'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가혹한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하지만 남자친구가 그런 집에서 사는 것도 싫었고 결혼할 확신이 그땐 있었던 것 같습니다.제가 집 때문에 괴로워하는 남자친구에게 "자기야, 나랑 동거해줄래?"하고 이야기했으니까요.
처음에 남자친구는 거절했습니다. 부담스럽다는 이유였죠.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 집에 짐이 많아지면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런 환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같이 밥을 지어 먹고, 웃으며 설거지를 같이 하고, 티비를 같이 보며, 영화도 보고, 같이 잠에 드는.주말에는 밀린 빨래를 하고 청소하면서 아 힘들다, 오늘은 외식할까? 하면서 그날만큼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저는 비교적 부유한 상황에 있지만, 남자친구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기에저도 그런 소소한 바램쯤은 있어도 되겠지 했던 것 같습니다.
딱 잘라 말하겠습니다.제 남자친구의 방은 쓰레기통이었습니다.그리고 제 방도 쓰레기통으로 만들더군요.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지 않고 그자리에 뒀습니다.집에서는 항상 맨몸이었고 평소에도 속옷을 입지 않아서 냄새가 나는데잘 씻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리 다그쳐봐야 소용이 없었습니다.잔소리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제 남자친구,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군요.내 집이 다른사람들에게 오픈된 만큼, 다른 사람의 집도 내 집처럼 편하게 써야하는거 아니냐고.머리를 볼링공으로 맞은 것 같았습니다.저도 반박을 시도는 했습니다. 덜 예민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에게 맞춰야 하는 거 아니냐고.그게 무슨 헛소리냐는 소리 들었습니다.그 뒤로 저는 남자친구에게 억하심정으로 내 집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많이 했었고 실제로 짐도 세 번쯤 뺐다 들여놨다 했었습니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계속 같이 사는 것이 맞느냐.제가 가졌던 동거 환상을 이야기해드렸죠. 같이 잠에 들어야 한다고.중간에 한번 헤어졌었는데 그동안 저는 플스4프로를 샀었습니다.다시 재회해서는 남자친구가 플스게임을 시작했는데 저와 하루에 두시간만 하기로 약속했습니다.그러자 제가 자는 시간동안 몬스터헌터를 주구장창 하더군요.500시간인가....하루에 5시간씩은 하는 것 같았습니다.침대에 누워 자려다보면 아는 형과 낄낄거리면서 플레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론 욕도 섞여있죠.우울증이 대부분 그렇듯이 저는 수면장애가 있습니다. 한번 잠을 설치면 그날은 잠을 자지 못해요.차라리 옆에서 응원이나 해주자 하고 소파 옆에 앉아봤자 저한테 무슨 재미가 있습니까.며칠 웃으며 응원해주다가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어느날은 화가 나서 플러그를 뽑아버렸습니다.그리고 싸우고는 너무 분해서 본가에 와 있는데 저한테 그러더군요.제가 플러그를 뽑아서 플레이시간이 다 날아갔고 획득한 레어한 아이템도 다 날아갔다고요.그래서 자기는 화가 났고 어떻게 해서든 내 화를 풀어라 이런 식으로 나오더군요.그 순간만큼은 정말 미안했습니다. 자기가 시간 투자한 것이 홀연히 사라진것이 억울할 만하다 싶었습니다.그런데 입장을 바꿔보면 저도 정말 많이 참았고 '아 조카' 같은 말 들으며 잠 청해야 하는 시간이 아깝더군요.하지만 남자친구는 이런 제 맘을 모를 겁니다. 제가 내색하지 않았으니까요.
남자친구는 제 카톡은 보면서 자기 카톡은 잠가 놓았습니다.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게임 단톡방에서 욕을 쓰고 그런 자기 자신이 좋은데 제가 싫어하니까 라고 답하더군요.야한 여자 사진도 올리고 낄낄거리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제가 상처받을까봐 제가 안 봤습니다.그러면서 제껀 꼭 봐야 합니다. 채팅방 하나하나 봐가면서 이남자는 누구냐고 합니다.저는 남자인 친구가 많습니다. 아니 여자인 친구는 없고 남자인 친구가 두세명 있는 정도죠.오랜만에 연락했고 만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수긍은 했지만계속 제 카톡 보는 것 같아서 저도 그냥 잠가버렸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성폭행당한 사실을 압니다.미투운동이 번지기 시작할 즈음, 무고죄 강화를 이야기해서 저는 왜 하필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나 싶었습니다.저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당했고, 한건은 범행후 가해자가 도망쳤고 한건은 해외에서 루피를 먹었습니다.그리고 혼자 처음 월세방에서 살 때 술취한 아저씨가 밤에 집근처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가는 등무서운 일이 참 많았죠.성폭력 피해자로서 당연히 저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왜 저렇게 정성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했습니다.
그 뒤로 워마드나 메갈리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롱하는 것이 꼭 저에게 공감을 얻어내려는 것 같았습니다.물론 하버드 사회학자가 래디컬한 페미니스트 앵커와 이야가하는 영상 같은 것은 수긍이 갔습니다.근본적으로 여자와 남자가 다르다는것에는 동의하지만 왜인지 남자친구의 생각에는 여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 거짓으로 디폴트되고 검증되어야할 무엇이라고 생각하며항상 남자친구는 기사가 팩트라고 믿고 있었습니다.뇌피셜, ㅎㅌㅊ 등도 남자친구에게서 듣고 안 이야기지만여자들이 차별받고 고통받는다는 것을 여자들의 뇌피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하여간에 여자들은 구두 참 좋아해'라 비꼬아서 제가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를 하고는근데 여자들이 구두를 남자보다 더 좋아하는건 사실이지 않아? 하며레스모아에서 조사한 남녀 구두 소장 비율 기사를 가져다 보여주질 않나솔직히 말해 자신의 말이 옳다는 것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같았습니다.사실 저는 그런 사실은 아무 관심이 없는데 말이죠.
저번에는 핸드폰을 붙잡고 제일 많이 하는 커뮤니티를 알아냈었습니다.남자친구가 '블로우잡을 잘 하는 법'영상을 보여주며 '넌 이거 배워야 해'라고 했었던남녀 문제가 올라오면 거의 90퍼센트의 확률로 여혐 댓글이 달리는 곳이었죠.사실 그 커뮤니티를 둘러보며 여자로서 수치심과 상처가 너무 되었습니다.그래서 남자친구에게 그 커뮤니티를 다시 한다면 헤어지겠다고 했습니다.그리고 예상하시다시피 다시 한 것을 걸렸고저는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더이상은 참을 마음도 참을 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남자친구는 미친 사람처럼 저를 잡았습니다.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겠다고, 그런  곳에 시간낭비 하지 않겠다고, 그런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불과 2주전 이야기입니다.제가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그걸 남자친구가 하드웨어적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그런데 남자친구가 며칠전 그러더군요.이 도움이 다 끝나면 내가 자기를 떠나는 게 아닐까 무섭다고요.그리고 그 준비 때문에 자기를 신경써주지 않는다고요.하지만 아십니까? 저는 오늘도 남자친구에게서 페미니즘을 희롱하며 정치적 페미니즘은 가망성이 없다이런 얘기를 듣고 반발심에 싸우다 왔습니다.
정말 지칩니다남자친구는 제가 글을 올려보자고 하니상처 안 받을 자신 있냐고 했습니다.그래서 올립니다.제가 힘들고 지치는 것이, 비정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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