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 질리도록 지쳤었고 미치도록 너가 미웠고 아직도 통수맞은 곳이 얼얼하고 내 속 타는 것도 상관 안 하고 입 다물고 툭하면 잠수타고 너만 생각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는데 왜 난 아직 너를 마음 한 켠에 담아두고 있는걸까 대체 왜 술만 마시면 너가 생각나고 자연스레 삭제된 너의 번호를 입력하고 대체 왜 끝까지 예의를 지키지도 않고 날 엿먹인 너를 그리워하고 있는걸까 카톡이건 어떤 SNS건 뭘 올리지도 않고 티도 안 내는 너의 심리가 궁금하고 소식이 궁금해서 헤다판을 떠돌아다니며 수많은 글들을 눌러보고 유심히 보고 혹시 너일까 니가 쓴 글이 아닐까 착각을 하고 왜 대부분 글들이 너로 추정되는걸까 나도 참 멍청하다 연락 안오잖아 이제 그 사람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잖아 끝까지 야비하게 잠수타고 회피하고 니 속타는 것도 모르고 알면서도 무책임하고 차갑게 돌아선 그 사람이잖아 내가 질렸다잖아 다 잊었다잖아 미련없다잖아 근데 왜 잊지를 못하는거야 왜 좋은 기억만 떠올리는거야 니가 진짜 원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야 초반에 정말 사랑받는 느낌만 가득 주고 의심조차 안 하게 되고 믿음직스럽고 정말 좋은 모습만 보인 '초반 그 사람'이지 근데 그 사람은 이제 없어 다시 만난대도 너가 사랑하던 '그 사람'이 널 맞아주는 게 아닌 '다 식어버리고 니가 없어도 살만한 그 사람'밖에 없어 정신차리자 제발 그리워하지말자 헛된 희망 품고 합리화 그만하고 너이지 않을까 니가 나의 대한 글을 적지 않았을까라고 착각하지말자 그만할 때도 됐잖아 놓을 때 됐잖아 이미 다 먹고 없어져버린, 내용물 없는 빈 봉지에서 맴돌며 이건 아닐거야라고 부정하지마 니가 암만 옆에서 맴돌아도 그 내용물 없는 거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