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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이별.

정류장 |2018.06.20 00:06
조회 224 |추천 1
카톡이다. 너에게서 온 장문의 카톡.
그것이 조금은 불길했기에 서둘러 마지막 말을 훔쳐보았다.
너와 사귀고 나서 생긴 버릇 중에 하나였을지도.

헤어지자 했다.

나는 글을 미처 읽지 못하고 이성을 잃어버렸다.
묵묵부답이었던 너를 기다리며 연신 사과할 뿐.
한참을 울다가 그제서야 너의 말을 들으려 카톡을 읽었다.
가슴이 찢어지듯 아려왔다.
늘 다툼에서 승부보다 토라진 날 달래주기에 바빴었던 너가
그 날은 이상하리만큼 그러기 싫었다며 운을 뗐다.
그리고 혼자 느꼈다고 했다. 너의 지침을.
한 자 한 자 너의 생각을, 정확히는 분노와 한숨을 글자에 담아 적어나갔을테다.
정류장에 같이 내려 신호등앞에 너를 세워두고
신호도 바뀌기 전에 훌쩍 떠나버린 나를.
자존심에 뒤도 돌아보지않고 집에 간 나를.
한 번이라도 뒤돌아봐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는 내 뒷모습을 계속 쳐다봤다고 했다.
너의 말을 빌리면 너는 혼자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몇 번이나 놓쳐가며
우리 추억을 정리했다고 했다.
골목 골목, 카페며 식당까지. 하물며 우리가 공유했던 대화와 몸짓까지.
모든 걸 눈에 담고 마음에 담으며 그렇게 혼자 정리하고
너는 그제서야 집으로 갔다고 했다.

혼자 모든 추억을 정리했을 생각에 나는 그저 아플 뿐이었다.
왜 뒤돌아보지 않았을까.
왜 같이 있던 정류장에 혼자 앉혀 추억을 정리하게 했을까.
그 어떤 말로 너의 심정을 위로해줄 수 있었을까.

나는 그 글을 두 번 더 읽지 못했다.

혼자 모든 걸 감당해내야 했던 너의 그 시간을 나는 조금도 생각하기 싫었다.
지독히도 이기적이지만 나는 내 마음이 아파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끝까지 나를 데려다주려 했던 너의 마음과,
묵묵부답이었던 나를. 너 또한 혼자 기다리며 인내했던 시간을,
너의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완전한 가면으로 써내려갔던 그 문장들을,
나는 아직 헤아리지 못한다.
너의 크다큰 사랑임을.
어쩌면 아픔일런지도.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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