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제에 벗어나는 걸 알고 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 글을 올립니다.
긴 글이 되겠지만 제발 꼭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저희 아빠가 억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아빠는 작은 회사의 대표였습니다.
엄마와 저도 아빠의 사업을 도왔구요.
오랜 기간 거래해 온 회사의 비상식적인 갑질로 인해 작게 하던 사업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한 빚과 압박감을 떠안고 자살하셨어요.
15년동안 돈도 없어 바꾸지 못한 낡아빠진 자가용을 회사 앞 공터에 세워놓으시고,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쓸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 관련 기사 링크 첨부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3&aid=0008640457&sid1=001 )
제가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회사로 갔을 땐 이미 경찰이 아빠 시신을 인도한 뒤였습니다.
아빠를 처음 발견하신 엄마는 바닥에 주저앉아 손바닥이 다 까지는지도 모르신 채 땅을치시며 울고계셨어요.
장례식장으로 온 아빠를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진 못믿겠다며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얼굴엔 까맣게 그을음이 져있고.....코 속은 온통 까만 재로 차 있었어요.
정말....정말 그 순간 숨도 못 쉴 정도로 오열하면서 주저앉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요?
저희 아빠는 현대/기아자동차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1차협력사와 거래하는 2차 협력 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15년이란 긴 세월동안 1차협력사와 거래하면서 지속적인 단가조정 요구와 압박이 있었고, 저희는 계속 단가를 맞춰주려 노력했지만 계속적으로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애초부터 비상식적으로 낮게 책정 된 단가로인해 금전적으로 손실봤던 부분에대해 보상을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1차 협력사에서도 요청을 들어주면서 어음을 발행 해 주었는데, 이 어음기한 마지막 날 어음을 피사취부도 처리해 저희는 부도위기를 맞았습니다.
게다가 저희가 생산하던 모든 부품을 어떤한 언질도 없이 그대로 복제 해 다른 2차 협력사에 뿌렸더군요.
네. 저들은 애초부터 손실부분에대해 보상해 줄 생각따윈 없었습니다. 어음을 미끼로 저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들을 복제 할 시간을 벌었던거였어요.
손실부분에대해 요청했던 금액은 지급하기 아깝고, 협의를 하기엔 귀찮으니 저희랑 이런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거래를 끊으려고 한 것이였습니다.
조용히 모든 걸 내어놓고 빚만 떠안고 떠나라더군요.....
15년이란 긴 세월을 힘들게 일궈 온 회사가 한순간에 너무 어처구니없게 빚만 남고 무너지다보니 그 압박감을 못이기신 채 저희 아빠는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회사에서 함께 일한 저와 엄마에게 유서만 남겨놓으신채로...
저희에게는 주말이나 빨간날, 명절연휴 따위는 없었습니다.
단가가 맞지 않으니, 아빠는 인건비라도 아끼시고자 쉬는 날 없이 매일을 현장에 들어가셔서 일만 하셨어요.
회사는 천안에 있지만 집은 서울에 있다보니 가족들이 다 모이는게 일년에 단 몇 번 뿐이였습니다. 그게 저희 가족에겐 연중 행사였어요. 그렇게 사랑하시는 자식들 얼굴 보는게 고작 일년에 몇번이셨습니다...
그게 맘에 걸리셨던 것일까요...
늦둥이 막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유서에 막내 얼굴 한번 보고 가면 소원이시라고 적어놓으신 게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저들은 사랑하는 막내아들 얼굴 한번 못 보고
그렇게 급하게 가실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저희 아빠를 밀어넣었습니다.
간접적인 책임이라도 있는 1차협력사 대표이사는 아빠 빈소조차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너무 화가납니다.
근데 저희한테 법은 너무 멀리있어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뼈져리게 와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항공이나 남양유업같이 큰 대기업들의 갑질만 알고있는데요.
중견기업, 소기업간의 갑질도 엄청납니다. 이런 갑질을 뿌리뽑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나 갑자기 닥칠 일이라고 생각해요.
뉴스에서만 보던 일들이 하루아침에 일어나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아빠 살아생전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요...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될지 너무 막막합니다...
평생을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오신 아빠...이제는 제가 부끄럽지만 처음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식 된 도리를 다하고자 편히 눈이라도 감게 해드리고 싶은데 현실은 제가 할 수 있는게 이런 것 밖에는 없어요...
억울하고 분해서 죽겠습니다.
이제까지 SNS나 커뮤니티같은거 모르던 제가 정말 지푸라기잡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와서 글을 올립니다. 이런 말도안되는 갑질 나라에서도 알아야된다는 생각에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70305?navigation=petitions
최저임금과 물가는 계속적으로 상승하는데
자동차 부품 단가는 부당한 갑질로 인해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적자를 볼 수 밖에요.
저희같이 이런 피해를 입어 문닫는 회사들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하도급 문제의 갑질은 대표적으로 건설업 속 일들을 많이 알고 계시죠.
자동차 부품 제조업 속 하도급 갑질도 정말 심각합니다.
건설업 하도급은 나라에서 여러 법을 개정하여 개선하고 있는줄로 압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 제조업 속 하청업체들이 겪고있는 부당함은 나라도 모르고있는 것 같네요.
대기업들의 횡포도 횡포지만 그 밑의 중견기업들의 횡포에 당하고있는 저희들도 제발
제발 알아주세요. 더 이상 저희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어디선가 저희 아빠와 같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도와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주제에 벗어난 글 올려 죄송합니다...
국민청원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70305?navigation=pet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