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취준생이라 하면 목표 외에는 다른 것들 단절하고 취업에만 집중하는 분이 많지만.. 그 전부터 사귀던 이성친구나 새로 다가온 분들과는 힘들어도 인연 이어오고 계신 분도 많을거에요
저는 이번에 취준생이였던 남친과 헤어지게 되면서 여러분들께 하소연아닌 하소연을 하고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직장인인 저는 당시 대학 4학년이던 동갑 지인의 고백으로 연애를 시작해서 각종 시험에 졸업준비, 대기업 공채 등을 묵묵히 기다리며 사겨왔어요.
장거리라서 남자친구의 긴 방학중에 한달 남짓정도 저와 데이트를 위해 제 쉬는날 마다 만나며 그나마 남들처럼 연애해봤네요. 졸업후에는 공채일정 몰리지않을때는 서로 상대방 지역 오가면서 만났고 오랜만에 만나는 데이트를 취업설명회나 관심분야 전시장등에 다닌적도 많습니다. 만나지 않는 날에도 카톡,통화 등으로 자소서,1분 스피치 구상, 지원할 분야에 대한 선택 등을 같이 고민하기도 했어요.
원하는 분야의 다양한 기업에서 공채가 뜰때마다 서류전형이나 적성검사 면접 등등 날짜가 잡히면 그 전 며칠간은 동굴속에 들어가듯이 정말 간단한 연락만 주고 받고 그 일정이 끝난날에야 겨우 만나거나 연락을 늘리곤 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여느 연인들이 다 주고 받는 달달한 메세지,애정표현, 챙김받는 느낌은 기대도 할수 없었고요. 오히려 제가 짐이 될까봐, 또 많이 힘이되는 여자친구가 되어주지 못할까봐 조심스러운 나날들이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서운했지만 이제 이친구도 힘든 관문 통과해서 어디든 들어가고 나면 난 내 목소리도 내보고, 늘 바쁘고 불안했던 그의 마음속에 내자리 하나 더 크게 내어달라 당당히 요구할수있겠구나.. 그 생각으로 연락하고 싶은것, 보고싶은것, 서운해서 티내고 싶은 것들도 바보처럼 다 참고, 자존감이 낮은 남자친구에게 때 되면 편지나 선물을 챙겨주고 니가 최고라며 너는 어떻게든 잘될거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면서 미주알 고주알 힘들었던 일 기대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데.. 쉽게 내색도 못하며 항상 밝게 파이팅만 외쳐주었습니다.
비교적 부유했던 남자친구는 기념일에 맞춰 제게 선물은 주더라도 사귀는 동안 생일카드 외에는 마음이 담긴 편지 한번 준적이 없었고, 저는 그게 서운했지만 유일한 안식처인 나마저 바쁘고 힘든 애한테 더 부담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유치하지만 다음엔 나도 배려했던만큼 갑질 좀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 좋아질 나날만 기대하며 견뎌왔습니다.
연락은 좀 소홀하거나 짧게 짧게 했을지 몰라도 만났을때는 정말 누구 보다 재밌게 데이트하고 저한테 달콤한 말도 많이 해주었어요. 그래서 저는 하나도 의심없이 미래에 결혼 상대로 까지 생각했고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주의에서 들려오는 "취업하면 버린다. 헌신하다 헌신짝된다"라는 소리들 다 말도 안되고 제 남자친구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바보같이..
그런시기를 보내다 어느덧 원하던 기업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고 면접을 잘 본것같다면서 침이 튀도록 기뻐하면서 저에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남자친구를 봤을때 저도 기뻤고 앞으로 저 친구가 좌절할 일이 더이상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저에게 '너는 나한테 큰 선물이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고'까지 진심이라고 말하던 그였으니까요.
그렇게 2-3주후 남자친구는 그동안 못만난 친척도 만나고 예비군도 해결하느라 본가에 가있었고 그 기간 동안 원하던 대기업의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며칠후에 본가에서 돌아와 합격 이후 처음으로 서로 만나 데이트를 하던 날이었습니다. 정말 합격하고 열흘도 안된 날이였는데, 사소한 말다툼이나 단순한 의견충돌로 끝낼 수 있는 상황을 혼자 심각하고 크게 만들어서는 결국 저에게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저한테 결혼생각이나 사랑하는 마음이 더 없고 그런 죄책감 때문에 만나기는 싫다고,,. 죄책감이 든다고 해놓고 미안하단 소리는 안하더군요,., 그냥 어느샌가 저한테 감정이 식었고, 그런 저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자기가 힘든게 싫었던 겁니다.. 붙잡았지만 버리듯이 절 내버려두고 그자리를 떠났습니다. 바람이나 환승은 아니였어요. 그럴 여유도 용기도 없는 친구였구요..
그는 합격 몇 주 후인 7월초에 한달여 신입 연수를 앞두고 있고, 앞으로 펼쳐질 새 미래에 저는 그냥 머리아픈 존재였을까요. 저한테 '언젠가부터 사랑이 없었다.' ,'이러이러한 단점이 싫었고 힘들었다'하며 자기가 피해자인듯 헤어지자던 그는 왜 취업이 되기전의 2년이 가까운 연애기간동안에는 저에게 온갖 사탕발림과 따뜻한 눈빛을 줘 놓고, 이제서야 자기가 힘들었다며 저를 놓으려는 것일까요.
저는 예전의 좋았던 기억도 너무 잊혀지지않고 배신감도 너무 커서 며칠동안 수시로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주제와 맞지않는 글 올려보며 다른 취준생,그 이성친구분들의 의견듣고 싶네요
지금 취업준비하며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사귀시는 분들도 나중에는 자기도 그렇게 마음을 가질 것 같나요?? 아니면 이시기와 이 헤어짐이 단지 우연의 일치인가요??
그는 후회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