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이별의 탓을 너로 돌렸던 나를 용서해.
나는 너에게 헌신했고,
해 주고 싶은 모든 것,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
간이고 쓸개고 다 너에게 준 것 같아.
내가 준 마음을 네가 너무 익숙히 여겨서
내가 너무 당연해져서
그게 질려서 나를 떠나가는구나 하고
헌신한 나를 헌신짝처럼 버린 너를
속으로 원망했어
근데 아니더라.
너를 만나며,
너를 사랑하며,
우리의 관계가 깊어질 수록 점점 커지는 나의 마음을
나는 주체하지 못했고
그러면서 점점 나는 망가져 갔던 거 같아
친구들에게도 니 얘기밖에 하질 않았고
그냥 내 온 세상이 너라서,
너 아니면 아무 것도 없어서,
그냥 나를 없애 갔던 것 같아
몇번이고 헤어지면서 울고 불고
친구들 붙잡고 하소연 하고
그러고 너가 다시 만나자 하면 또 만나고
그러면서 내 주위에 친구들도 점점 떠나가고
그냥 내 곁에 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나봐 나는
그게 너는 부담이었을테고
내 거대해져가는 사랑이
너에겐 빚이었겠지.
이제서야 알았어
너를 떠나 보낸 게 나라는 걸 말야.
그래도 나를 ‘첫사랑’ 이라고 해줘서 고마워
너를 힘들게 한 내가 너의 첫사랑이라니
이기적이지만 다행이야
우리 352 정말 일년도 채 안되는 시간 치고
많은 일을 겪었던 것 같아
너는 나에게 니 마음이 식었다고 했지만
나의 큰 마음 때문에 니 마음은 지쳐버렸나봐
사실 나 오늘 되게 괜찮았거든
너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거 같고
혼자라는 편안함도 느껴봤거든
진작에 이랬어야 했는데.
그럼 네가 떠나지 않았을텐데.
나의 큰 마음으로 너를 사랑해주면
네가 그 사랑을 사랑해 줄 줄 알았는데
그냥 내 사랑이 너를 눌러버렸나봐
니 말대로 내가 니 ‘첫사랑’ 이라면
그 무덤까지 간다는 그 예쁜 사랑이었다면
언젠가 다시 돌아봐주라
나 그 때는 더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 같아
너의 여자친구로서 사랑하기보단
나로서, 너를 사랑할 수 있을 거 같아
어른이 될 때까지 내가 되는 연습을 해 볼게
너무 어렸던 날 용서해주라
잘지내 하지만 잊지 말아줘
이기적이지만 나를 지우지 말아줘
나는 네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게
처음의 나로
너가 사랑했던,
너를 사랑에 빠지게 했던, ‘나’로 돌아가는 연습을 할게
너의 열일곱 열여덟에, 내가 있어서
나의 열여섯 열일곱에,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곧 또 만나자
사랑하고 미안해
내일 시험 잘 보고
너도 힘들어한다고 들었는데
많이 힘들어 하지 않되, 오래 나를 간직해줘
그러다가 다시 돌아와줘
달 보면, 비 오면, 보라색 옷을 보면 내생각 해줘
안녕
다시 널 사랑할 수 있게
연습하고 있을게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