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진지 이제 겨우, 또는 이제 벌써 2주가 다 돼간다. 오글거릴지도 모르고, 진작에 잘하지 하고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제목 그대로 넌 내 세상이었어. 내 일상, 내 미래, 내 사랑, 내 취미, 남자친구와 처음 해보는 그 모든 것들. 정말 다 너였거든. 아마 너도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은 아니지만. 우리 서로에게 너무나 잘 해줬고, 너무나 사랑했었잖아. 니가 날 사랑했을 때의 눈빛, 표정, 말투가 계속 떠올라 눈 앞에 아른거려. 그게 거짓이 아니었다는 건 니 사진과 동영상들이 담긴 앨범을 정리하다가 알았어. 처음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고, 니가 사실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쉽게 끝나버린게 아닐까 혼자 불안했어. 나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좋아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거든. 그래서 무작정 너를 잡았지. 내 옆에 붙들어놓고 싶어서. 전화로 울며 불며 소리도 질러보고,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보기도 하면서.
그래도 지쳤다며 내 손을 놓는 너를 보고 알았어. 매달리는 것도 내 이기심이구나, 이제 우리는 영영 이별이구나.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가 지옥이었어. 어느 노래 가사마냥 별 볼일 없던 내가, 너와의 이별에 영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가슴을 부여잡고 서럽게도 울었어. 울다 잠들다를 반복하다가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단 생각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어. 너랑 자주 가던 카페, 영화관, 식당 앞을 지나가는데 사람 많은 그 한낮의 길거리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멈출 새도 없이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이 꼭 내 마음같았어. 그렇게 한 3일을 보낸 거 같아. 그리고 그 후엔 너에게 확실한 대답을 들었지. 마음 바뀔 일 없을 거고, 노력해도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그렇게 우리가 헤어진지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나는 이별을 마주했어. 그래도 붙잡을 만큼 잡았다, 잡지 못해서 후회하진 않겠구나 했어.
후회 정말 많이 했지. 너에게도 얘기했다시피 모든 게 다 후회가 되더라. 사랑을 구걸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게 널 더 지치고 질리게 만든 거잖아. 솔직히 아직도 후회 돼. 진작 고치지 못한거, 진작 잘해주지 못한 거, 진작 네 마음 알아주지 못한 거. 그래도 이젠 돌이킬 수도, 바로잡을 수도 없다는 걸 안다. 노력할 기회조차 없다는 거 알아, 이제는. 절대 흐르지 않을 것 같았던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알겠더라. 그렇게 니가 없으면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나도 점점 무뎌진다는 걸. 니 생각이 문득 떠오르고, 니가 너무 보고싶어져도 지난 주만큼 서럽게 울진 않아. 근데 겨울도 아닌데 코끝이 너무 시리더라.
누군가 잘 해보자고 내게 관심을 보일 때마다 니 생각이 더 짙어졌어. 그 사람의 작은 행동 하나에서 나를 사랑했던 니 모습이 겹쳐보이면 그 순간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숨 쉬기가 힘들었어. 그게 네 생각에 설레서 그런 건지, 니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껴서 두려움에 그런 건진 나도 잘 모르겠어. 너를 잊어야 한다,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리하고 싶지 않아. 혹시나 몇 달 후에 다시 연락오지 않을까, 우리가 진짜 인연이어서 이렇게 잠깐 헤어지더라도 나중에 다시 만나 결혼하지 않을까. 내가 지금 매력이 떨어져서 그런 거라면 더 예쁘고 멋진 사람이 되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까. 이런 행복회로를 혼자서 계속 계속 돌려봐.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건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데도. 그래서 카톡방이며 앨범이며 그 무엇하나 제대로 정리한 게 없어. 하필 내 핸드폰은 왜 너와 같은 아이폰이어서, 사진을 지웠다가도 금새 후회하고 복구시키는 일을 반복하는지. 니가 보면 정말 미련하다고, 빨리 정리하고 자길 잊으라고 하겠지.
미안해. 그래도 이제 정말 나 혼자하는 사랑이니까 조금만 더 잡고 있을게. 다른 사람 만나거나, 다른 취미 만들어서 억지로 니 생각 줄이려는 게 나한텐 오히려 더 독이더라. 잠깐이나마 잊고있던 니 생각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 그때가 하루 중에 제일 힘들어. 아침에 눈 떴을 때랑, 종일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하는 길. 그래서 차라리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보고싶고 눈물나면 나는대로 너 그리워하고 짝사랑하다보면 언젠간 나도 지치겠지. 그땐 정말 이별조차 끝일 거야. 사랑했던 기억만 남고 영영 남이 될 테니까. 널 잊으려고 노력중이야. 이 노력이 언제 결실을 맺을 진 모르겠지만. 나에게 와줬던 너에게 감사해. 사랑을 알려줬고, 누군가를 만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감정 느끼게 해줘서 고마웠어. 한동안 너를 많이 앓겠지만, 나중에 너에게 새 연인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