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학교보단 학원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었습니다. 학교에서 아무리 수업을 열심히 들어도 특히 수학 같은 과목을 학원에서 배우는 심화된 과정을 배우지 않으면 시험에서 100점을 받기 힘들었기 때문에, 한때는 학교에 가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습관 그대로 고등학교에 올라온 저는, 첫 지필 평가를 마친 후 인생 최악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수학은 원래도 어려움이 있는 과목이였기는 했지만 적어도 60점은 넘겼었는데, 20점을 조금 넘기는 점수였습니다. 자신 있던 과목인 국어는 살면서 한번도 95점 아래로 내려갔던 적이 없었는데 70점대가 나왔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시험이 끝나던 날 기숙사 방에 틀어박혀서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어 중 문학을 담당하시는 정명숙 선생님께서 ‘학교교과서랑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하시는 말씀에 답이 있다.’ 라고 사시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어 보이는 성적을 받은 저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정말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는데, 문제집과 자습서를 달달 공부하던 중간고사보다 전과목이 최소한 5점 이상씩은 올라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