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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이 세상 남자들아....군무새 ㅗ

오오 |2018.07.18 16:16
조회 282 |추천 2



이 세상 남자들아

당신이 흙 묻은 전투화를

신고 행군을 나설 때
나는 발을 옥죄는 하이힐을

신어야한다는 알바 규정에

새신을 샀고,
  
당신이 땀에 젖은 전투복을

입고 연병장을 돌 때
사회가 요구하는 '용모단정'의

기준에 들기 위해
활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당신이 가스실에서

숨이 막혀 괴로워할 때

나는 나이트에서든 길에서든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에
세계가 거대한 가스실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당신이 철모를 쓰고 목이

터지도록 군가를 부를 때 나는
노래방에서조차 남자들이

여성을 매수한다는 사실에

절망했고,
  
당신이 위장크림으로

얼굴을 감출 때
화장이 예의라는 사회적

통념 탓에 맨얼굴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개울가에서

수통에 물을 담는 순간 나는
카페 손님의 컵에 든 물을

뒤집어쓰고도 버릇처럼

예쁘게 웃으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기상나팔

소리에 잠을 깰 때까지
나는 불면의 밤을

지새웠고
  
당신이 군장을 메고

행군을 나설 땐
당연하듯 훑어보며 입맛을

다시던 시선들을 떠올리다

내려앉은 어깨를

더욱 움츠렸습니다.
  
당신이 샛별을 보며

초소를 나설 때
나는 별이라곤 뜨지 않는

한국의 여성인권에

앞이 캄캄해졌고,
  
당신이 어머니의 소중함을

알았을 때 나는 이미 '어머니'란

사회가 강제한 역할일 뿐

내 어머니의 본성이 곧

모성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역할을 위해 포기한

어머니 개인의 꿈을

생각하며 죄책감에 허덕였습니다.
  
당신이 여자와 통화하고

싶어 전화를 걸 때
나는 거절했던 남자의

집요한 전화벨 소리에

떨어야 했고,
  
당신이 모포를 끌어안으며

그 여자를 생각할 때
어떤 남자의 품도 모포보다

따뜻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조국에

목숨 바칠 것을 맹세할 때 나는,
이 생이 끝날 때까지

여성이라는 '신분'은

변하지 않으며
그러므로 여성에게 조국은 없다,

조국은 남성의 편이다,

자본주의도 여성혐오도

남성 사회의 소산이다

는 것을 깨닫고


나와 내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와

딸들을 위해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추천수2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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