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세계-여경 현주소②]일베 여경 비하 논란
여성 경찰에 대한 인식과는 별개로 실제 여경들이 느끼는 ‘유리천장’은 존재한다. 또 사건사고는 남녀 구분없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여경인력을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최근 페미니즘 운동과 이에 대한 반발로 인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역차별을 주장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고, 남녀간 갈등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경 비하 문제와 갈등의 __점인 여경의 체력검증 문제를 살펴봤다.
일베 “여경이 경찰견보다 나은 이유” 등 비하글
17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여경과 여군을 비하하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이 중 한 네티즌은 여경을 ‘치안조무사(치안+조무사의 합성어)’라고 비하했다. 또 우리나라 여경들이 홍보영상으로 올린 댄스 영상을 미국의 치어리더들의 운동영상과 비교해 신체적으로 미국의 치어리더가 더 우수하다고 말한다.
특히 남성들은 여경 채용 과정의 신체검사에서 팔굽혀펴기를 무릎을 꿇고 한다는 점을 조롱한다. 이에 더 나아가 여경의 채용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한다. 또 미국 등 외국의 여경들과 비교해 한국 여경 전체가 경찰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지난 6일에는 ‘여경 VS 훈련된 경찰개’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여경의 경우 ‘월급을 줘야한다’, ‘범인이 쉽게 도망칠 수 있다’, ‘SNS를 잘한다’, ‘범인이 무서워 뒷짐만 지고 있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또 남성 경찰이 취객과 씨름하고 있는 장면과 여경이 뒷짐을 지고 있는 사진을 함께 올려 여경이 실제 경찰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늬앙스의 글을 올렸다.
갈등의 시작은 여경 체력검증 문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도넘은 여경 비하는 대부분 여경의 체력검증을 걸고 넘어진다. 최근에는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평가 종목인 1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이 경찰 업무에 정말 필요한 역량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해 여경의 체력검정 기준 완화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정책담당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글에는 7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문제가 커지자 이 정책담당관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의 체력검정기준을 완화하자는 뜻이 아니며 지금의 체력검정 종목이 실제 경찰 업무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는 지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순경채용 체력검정 25%...여경 확대 위해 기준완화 검토
현재 순경 채용은 필기 또는 실기시험 50%, 체력검정 25%, 면접시험 20%, 가산점 5%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 가운데 체력검정은 남녀 모두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좌우 악력, 팔굽혀펴기 5종목을 심사한다. 각 종목별로 기록에 따라 1~10점을 부여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점수 측정 기준이 다르다.
현재 경찰은 여경 비율을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 아래 여러 정책을 검토 중인데, 체력 시험 기준 완화도 그중 하나다. 물론 경찰 업무에서 체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체력이 채용의 절대 기준이 될 순 없지만 순환보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경찰에서 여경만을 행정부서 등에 오랜시간 배치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