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있는 삼십대 초반 예비신부입니다,
예비신랑은 저와 동갑이고 우리 둘다 부모님이 안계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귄지는 삼년 정도 되었고요.
저는 대학생 때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그 때 생긴 사정때문에 대학생 때 고달프게 살다가 다행히 대기업 계열사에 입사하여 쭉 다니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원래 아버님이 안계신데, 저와 사귀던 도중 어머님이 암으로 별세하셨습니다.
그때 어머님과 같이 살던 임대아파트도 나왔어야해서, 제가 살고 있던 투룸에 들어와 살라고 했습니다.
그게 벌써 1년반도 넘은 일입니다.
같이 살게 되었을때, 남친은 어문계열 전문대를 졸업하여 취직이 잘 안되었기에 전업주부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본인도 전업주부하는건 어렵지 않다고 해서 잘 할줄 알았습니다.
한달에 용돈도 30만원씩 자동이체해주고, 제 명의 신용카드를 주고 살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자친구가 전업주부에 지독하게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청소는 사흘에 한번 청소기만 돌리는게 다입니다. 빨래는 겉옷 속옷 가리지않고 한꺼번에 돌려서 브라우스에 털이 잔뜩 묻고..밥은 제가 집에서 저녁만 먹는데, 반찬은 다 반찬가게에서 사고, 국은 비비고, 오뚜기 인스턴스, 설거지하다가 그릇 자꾸 깨먹어서 제가 설거지 계속합니다.
집안일을 너무 못해서 뭐라고 말하면 '내가 벌이가 없다고 무시하는거냐'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같이 산지 8개월쯤 되어 더이상 못참아서 취직을 권유했습니다. 그러자 본인은 어문계열쪽은 안맞고, 취직도 안되니 본인이 원하는 분야로 직업학교를 다니겠다고 합니다.
직업학교 가라고 했습니다. 5개월 다녔는데, 그때에는 집안일을 거의 제가 했습니다. 아침 8시에 집에 나가서 저녁 8시에 돌아오더군요. 와서도 과제해야한다고 시간이 없다고 하여 모든 집안일을 제가 했습니다.
이제 남친이 그쪽으로 취직하여 월 세후 180만원을 가져옵니다.
슬슬 결혼이야기를 하길래 경제권을 논의하였습니다. 남친은 어머님 가시고 남은 유산 5천만원에.. 그간 같이 살며 제가 저축했던 3천만원의 절반(?)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같이 살면서 벌었던 건 본인이 절반 기여분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매달 세후 약 310만원을 가져오고, PI, PS등을 합쳐 추가로 1년에 1100만원 정도 받습니다. 그래서 매달 100만원 적금, 10만원 청약통장, 남은건 생활비하고 그래도 남은건 통장에 그대로 넣어두었습니다. 보너스로 받은건 예금에 합쳐놓고요.
결혼자금으로는, 투룸 보증금 7천만원과 저축액 4천 가져옵니다.
솔직히 남친의 주장 황당하나 못들어줄거 없다고 생각하나.. 대체 저런 황당한 주장을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남자의 자존심인가요? 대체 무슨 이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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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퇴근하는 길에 덧붙입니다.
그런 남자 왜 만나냐? 하시는데.. 남친은 사귀기 전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 비슷합니다.
서로 잘 알고.. 제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힘들 때 위로를 해주었던 그 마음씀씀이가 좋아서..정든 것도 있습니다.
제겐 다른 사람들보다는 특별한 사람이죠. 그래서 떨쳐내기 힘든 사람입니다.
남자가 너무 능력이 없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사실 다른 남자였다면 저도 안만났을거 같아요.
마음이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