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글 쓰는건 처음인 것 같네요....페북에서 캡쳐된 글들 구경만 하다가 제가 이렇게 털어놓을줄은...한동안 쌓인 것들 분풀이 하느라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현재 20살 여자구요, 공부하다가 갑자기 봉변당해서 이참에 글 올려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중3때 이혼하셨고 저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가부장적이며 고집 세고 극도로 문화사대주의적인 성향을 띠고 계십니다. 평소에 "그런거 다 쓸 데 없다, 대학 잘 간 애들도 머리에 든 것 없이 달달 외운 공부로만 잘난척 해대는데 내가 보기에는 눈꼴 사납다, 집안일이나 잘 해라, 니 애미랑 똑같이 겉으로 보여주는 것만 신경쓰고 내실은 하나도 챙기지 않는다"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사십니다.
또, 어쩔 때는 당신께서 관심이 있는 분야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영상을 보고 와서는 제게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닐 뿐이란걸 알게 되었다, 너 이것 아니?"이러면서 중학교 과학과정의 내용을 제게 잘난척 하듯이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잘 듣고 맞장구도 치다가 "아빠, 제가 할 일이 있어서요", 라던가 틀린 부분일 있어서 "그건 그게 아니라..."라고 하면 처음에는 무시하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다가도 '한국사람들은 항상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본론만 들을려고 하는 못된 습성이 있다, 너가 알고 있는 그 얄팍한 지식으로 어디 사회 나가서 살아갈 수 있나 보자, 너처럼대가리에 뭐 들었다고 잘난척 하는 새x들이 꼭 그렇게 가르치려 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과구요, 아버지는 확실히 아는 것이 많고 견문도 넓으신데 수박 겉핥기로 아시는거라서 오류(?)가 많습니다. 특히 유사과학을 언급하실때는 진짜 속터져 죽겠습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 "한국사람은 이래서 문제고 저래서 쓰레기다 아주 더러운 피를 가졌다" 이러면서 "서양 애들이 어떻고 일본은 이렇고 중국이 이런데 우리가 중국에 먹혔어야 한다"라고 문화적, 역사적으로 자꾸 말도 안 되는 근거를 대면서 자국을 욕하십니다. 제가 딱히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럴때 만큼은 독립열사분들 못지 않게 애국심이 넘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한술 더 떠서 오늘은 심지어 당신께서는 한국사람이 아니라 저 먼 삼국시대나 조선시대 때 다른나라에서 군사로 들어온 사람의 자손일거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대학교는 커녕 고등학교 중퇴를 하셨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학위를 따셨는데 항상 "내가 건대 경희대는 갈 수 있는 실력인데 너네들 때문에 안 가고 있는거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제가 다니는 학교를 업씬여기고 저를 굉장히 폄하합니다.(저도 제가 재학중인 학교에 그다지 자부심이 있지는 않지만 학교 욕을 들으면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고 계십니다. 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오시면 항상 한숨만 내쉬고 때로는 "우리 고객들이 너보다 더 낫다, 너가 내 일에 관심은 있냐"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래서 제가 "오늘은 어땠나요, 이번 달 매출은 어떻게 되나요"등의 질문을 던지면 돌아오는 대답은 "네가 뭘 아냐, 됐다 공부나 해라"라는 식으로 회피하십니다.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드리려고 해도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네가 뭘 알겠냐는 식으로 무시하시는데 도대체 어쩌란걸까요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거실에서 공부를 하던 도중(책상방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아버지께서 책상방의 컴퓨터를 사용하셔야 하므로 비켜드려야 합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여행지에서 사온 부채로 모기를 잡으셨습니다. 저는 모기 피 묻는다고 아빠께 조심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것은 무언의 부채던지기였습니다. 저는 부채 말고 다른 것으로 잡으면 되지 않냐, 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냐고 했고 답이 없기에 부채를 접고 하던 공부를 마저 했습니다.
얼마 뒤 아버지께서 나와서 "너는 나보다 부채가 더 중요하냐, 어디 지금 애비한테 사과하라고 명령하냐, 그럴거면 나가서 살아라, 너가 알바로 30벌더니 유세를 떤다, 네가 사회 나가서 얼마나 잘 하는지 보자"등의 폭언을 하셨습니다.명령하지 않았습니다. 자식이 부모한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이 버릇없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잘못한 것이 있다면 남여노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저희 아버지는 인정도 하지 않으시고 "너도 이랬다, 너가 잘못한 것이 더 많다"라며 과거의 제가 했던 실수로 당신의 잘못을 정당화시키고 합리화 시키려고 하십니다.)30번다고 유세떨지 않았고 오히려 용돈 받지 않고 알바비로 내 생활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쓰지 말고 모아두라고 하셨습니다. 동생 학원비도 내기 힘들다고 하시길래 제가 내겠다고 했는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못 쓰게 하셨습니다.
평소에도 "넌 이제 성인이니까 니가 알아서 살아야 한다, 내 임무는 이제 끝났다"라며 나가라고 하시는데 취지는 좋다만 이 것을 말싸움을 하다가 당신께서 불리해지면 갑자기 화제전환을 하면서 "그럴거면 짐싸서 나가라, 다른 집안은 짐들 다 싸서 밖에 던져놓고 나가라고 한다, 내 밑에서 더 얻어먹고 살려면 조용히 해라, 법적으로 나가보자 난 법을 좋아한다"라는 식으로 협박을 하십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었으니 독립도 하고 자기 앞가림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불리할때 협박용으로 저를 내몰으실때면 착잡하고 저를 자식이 아닌 쓰고 버리는 소유물로 보는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부채 하나때문에 애비를 사지로 몬다는 피해의식 뿜뿜한 주장까지 하시면서 저를 굉장히 천하의 몹쓸년으로 만드십니다. 어렸을 때부터 억울한 일로 혼날 때마다 해명을 하려고 하면 "어디 어른을 가르치려 드냐, 넌 항상 그 입이 문제다, 그냥 네 잘못했습니다 라고 하면 될 것을 말대꾸로 일을 키우냐"라고 하셨는데 정작 당신께서는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이 있어도 "너도 이러지 않았냐, 어디 애비한테 사과하라고 하냐, 너나 잘 해라"등으로 절대 인정 안 하시고 되려 제게 비난을 하십니다.
제가 어렸을때 아버지께서 사소한 오해로 제가 한 잘못이 아닌데 저를 겁박하고 위협하면서 거짓자백을 받아낸 뒤 몹씨 두들겨 팬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일에 대해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제 심정을 전하려고 노력했지만 "야, 내가 정말 니한테 죽을 죄를 지었구나, 그래 니가 이겼다, 너가 정말 애비를 천하의 몹쓸놈으로 만드는구나"등의 비꼼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심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란건 압니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사상적으로나 성격으로나 맞지 않는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수틀리고 기분이 나쁘면 폭언과 협박을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살기가 너무 싫습니다.
왜 어머니와 안 사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어머니와는 아버지보다 더욱 안 맞기도 하고 이혼문제로 부부싸움 할 때 자살시도를 하신 적이 있어서 그렇게 믿음을 갖고 함께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두 분에게 애정같은 것은 없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지내고 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가해지는 압박으로 인해 이젠 심적으로 견디기가 힘듭니다.
야밤에 감정이 복받쳐서 두서없이 쓰게 되었네요. 어차피 판에 여러 글들 올라오는 거 저도 그냥 한번 써 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