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태은 기자] 재일교포 여배우 김구미자(金久美子)가 지난 1일 일본 도쿄도 다마시의 한 병원에서 위암으로 사망한 것이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다. 향년 45세.
김구미자는 1989년 한국 영화 '애란'(이황림 감독)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에게 처음 소개됐다. 이 영화에서 영화배우 임성민(1995년 간질환으로 사망)의 상대역인 관능적인 일본여인 히데코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후에도 '미친사랑의 노래'(1991), '마음의 파수꾼'(1992), '순애보'(2000) 등 꾸준히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한일 연예계 가교의 첨단 역할을 그녀에게 '미친사랑의 노래'는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 여름 종군위안부의 비극적 삶을 다룬 영화 '천황의 선물'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몇 달 간 국내에 체류하기도 했으나 영화 제작이 연기되면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국내팬들에게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미 지난해 6월 위암 수술을 받은 바 있던 김구미자는 온몸에 암이 퍼져 숨지던 최후까지 연기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임성민 김구미자 출연의 영화 '애란'(1989)
일본 나가노현 출신으로 도쿄경제단과대학 졸업 후 재일교포들이 주축이 된 극단 신쥬쿠양산박(新宿 梁山泊)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던 그녀는 수술직후에도 영화 '천의 바람이 되어'(김수길 감독), tbs 드라마 '코스메틱의 마법' 등에 얼굴을 비췄다. 올해 3월에도 연극 '아시안·스위트'(정의신 작), 영화 '또 하루의, 지화(知華)' (원일남 감독) 등에 출연했다.
5일 치러진 장례식에서는 재일교포 감독·작가 양석일씨가 조사를 읽는 가운데 250여명이 참여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 재일교포 사회는 구 일본군 유가족인 재일교포들에게 조의금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된 일본 총무성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는 등 재일교포의 권익향상에도 힘써온 그녀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