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수십번의 소개팅에 지쳐갈때쯤 어른들의 소개라 꺼려지던 자리에 나갔는데.. 왠걸.. 드디어 마음에 드는사람을 만났습니다.
남들이 결혼할 사람이 나오면 느낌이 다르다고 했었는데,,,,
그게 바로 이런 느낌인가 할 정도로요.
운명같이 태어난날도 똑같은 동갑의 남자였고
다행이 남자도 제가 맘에 들어 2번만의 만남에 사귀자고 고백하더군요
오랫만에 늦은 나이에 운명같은 남친이 생기고 불같은 연애를 시작했죠..
늦게 만난만큼 자주자주 봤구요..
하지만 나이가 나이이고, 어른들이 껴있던 만남이었기에 결혼이라는 얘기가 너무 빨리 나오더군요. 사귀고 5번째쯤 만났을때였나.. 남친이 결혼과 자기네 집에 인사가는거에 대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내심 좋았지만 아직은 너무 이른거 같아.. 조금만 더 만나보고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몇번 결혼얘기를 꺼냈지만 전 그때마다 조금만 더 있다 얘기하자고 했죠..
근데 만나다 보니 이 남자가 너무 좋은거에요.
베프가 3개월 만에 결혼날짜 잡고 결혼해서 잘살던 케이스도 있었고...
나이도 들었고.. 어짜피 할꺼 빨리 해버릴까..
라는 생각에 1달이 지났을때 제가 다시 슬쩍 결혼얘기를 꺼냈죠
어른들도 원하시는거 같은데 그냥 날잡고 연애할까?
라고 했더니 사귀기 시작할때부터 결혼얘기를 꺼내던 남자가 의외로 당황하는거에요.
그치만 고맙게도 바로 다음 만남에 남자가 그럼 우리 언제할까? 라고 물어봤고 그 이후는 주도적으로 결혼 얘기만 하더라구요,.. 결국 내년 1분기 안에 하자고 서로 합의한 후 만난지 한달 반만에 결혼준비가 시작됐죠..
남자쪽 집안도 저희 집안도 너무 좋아하셨던지라
남자쪽 어머니가 식장에 바로 전화해서 내년 1분기 안에 남은 날짜를 알아보셨고, 생각보다 남은 날짜가 너무 없어서 상견례보다 식장이 급하다고 생각하여 몇군데 식장을 예약하고 직접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식장 보러가기로 한 전날 저녁까지 양쪽 집 어른들의 보증인원에 대한 얘기도 하며 아무렇지 않게 통화를 했고 끊었습니다.
근데 그 이후 이상하게 연락이 안되는 거예요..
그치만 워낙 잠이 많은사람이었어서 그냥 일찍 잠들었겠거니 하고 한치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근데 다음날 아침 늦게까지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카톡을 해도 안읽고 전화를 해도 안받길래 무슨일이 있는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10분정도 뒤에..
장문의 카톡이 오더라구요...
내가 이런얘기 하면 너무 황당할꺼 알지만.. 결론은 자기는 아직 결혼 할 준비가 안된거 같다며..
니가 나한테 부족한 점이 하나도 없는사람인데 마음이 움직이질 않는다며..너가 좋구 너의 조건이 좋은게 부수적으로 되어야 하는데.. 반대로 너의 결혼하기 좋은 조건만 보고 그랬던거 같아 미안하고 이런마음으로는 결혼을 할수 없을꺼 같다며.. 난 너한테 부족한 사람이야.. 빨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고 좋은사람만나..
라는 식으로요.. 정말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죠..
하루아침에 생각 한거냐고 했더니 그런건 아니라고 하길래 카톡 말고 전화로 라도 얘기를 하자고 했어요.. 전화로는 얘기를 못할꺼 같고 더 얘기해봤자 상처만 되고 미안하다는 얘기밖에 할말이 없어..
라고 하길래..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저는 다른 얘기를 못하고
그래..그럼 너도 좋은 여자 만나길 기도하께..라고 하고 끝이 났어요..
만남 초반부터 결혼얘기를 꺼낸건 그쪽이었구 계속 생각했다고 하기엔 저는 1의 눈치도 못채고 결혼 준비도 운명처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었기에.. (물론 살 집 위치에 대해 맨날 의견이 안맞았던거 하나 있었어요..) 정말 충격적인 뉴스속보를 본 기분이었어요..
어른들 통한 만남이기에 나중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그 남자가 저한테 한참 부족한 사람이어서 감당이 안되고 자기가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여자가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다시는 똑똑한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며..
저는 대기업 커리어 우먼이었고 남자는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요리를 전공한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제 스펙이 훨씬 뛰어나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 사실 그런게 아무 상관없었거등요.. 스펙만 그렇지 남자 집은 여유로운 편이었구요.. 가끔 술을 마시면 이 남자가 '근데 너네 회사사람들이 결혼식 와서 날 보면 난 너무 별거아닌사람 아냐? 라고 묻긴 했지만 그때마다 그런게 어딨냐며 기를 세워주고 하긴 했지만..
이런 몇몇 일화들만으로 하루아침에 충격적인 뉴스속보식의 이별 통보는 아무리 이해 할래야 이해 할수가 없었습니다. 분명 조건만 보고 사귀기 시작하고 결혼을 마음먹었던건 아닌거 같은데... 그렇게 충격속에 2주가 지나갔고.. 너무 큰 충격에 눈물조차 안나다가.. 이제야 이별이 실감이 되고.. 마음이 아프네요..
오랫만에 만난
운명이라 생각할 만큼 마음에 드는 남자였는데 충격 속에 별말 하지도 못한채 이렇게 끝나버린게 너무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
여러분들은 이 드라마 같은 마지막이 이해가 가시나요??
아무렇지 않게 술한잔 할래?
라고 연락해서 마지막에 못했던 얘기를 하고 싶기도 하지만.. 부모님들도 엮여 있어 용기가 나지 않고, 저보다 제 조건이 좋았다는 마지막 말때문에..연락했다가 다시 상처받을까 너무 두렵네요...
그래도 이 관계가 지속되던 아니던.. 연락해서 이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생일 마저 같았던 이 운명같던 인연이.. 빗겨가도록 둬야 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