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창가에서 말없이 내려다본다.
길을 건너가는 니 뒷모습
붙잡을 용기도
돌려세울 무기도 없다는 나라는 걸 잘 알면서
너는 성큼성큼 멀어져간다.
식어버린 커피잔을 매만지다 나도 그만 일어난다.
나는 그냥
니가 아팠으면 좋겠다.
깊은 새벽 갑자기 눈이 떠져 이불을 끌어안고 목 놓아 울기를 바란다.
친구들의 웃긴 이야기에도 눈물이 핑 돌아 화장실로 달려가기를 바란다.
익숙해져버린 내 번호를 눌렀다 지웠다 반복하며 갈등하기를 바란다.
술로 밤을 지새고, 점점 야위어 가며
니 친구들은 다시 나를 붙잡으라며 부추기기를 바란다.
우리의 연애가 늘 그랬듯
눈물도 사과도 후회도 다 내 몫이었던 것처럼
너도 나만큼 만 아팠으면 좋겠다.
행복하지 마라.
누군가를 만나서 또 다시 시작하지마라.
그렇게 돌고 돌아 몇 번째인지 모를 만큼 어느 햇살 푸른 봄날,
다시 돌아와라
내 바람 만큼의 아픔이었다면
우리는 다시 만나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