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이 활성화돼있다고 해서 글 씁니다.
제목 그대로 택시기사님께 창문 좀 닫아달라고 했다가 폭언을 들었습니다.
아래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서술한 것입니다.
퇴근 길에 약 1시간 정도 버스를 탔는데 머리가 띵하고 너무 어지러웠습니다.
목적지까지 약 15분 가량 남은 상태에서 버스에서 내렸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그런데 택시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길이 막혀 가다 서다 반복하는 상태였습니다. 매연을 쐬고 있자니 코와 목이 너무 따가웠고, 죄송하지만 창문을 좀 닫아주실 수 있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양쪽 창문을 다 닫아주실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른쪽 창문만 반쯤 닫으셨습니다.
계속 매연이 들어왔고 몸 상태를 가라앉혀보려고 했지만 힘이 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창문 끝까지 닫아주시면 안되겠냐고 한번 더 부탁을 드리니 춥냐고 물으셨고 몸이 좋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오른쪽 창문은 닫아주셨지만 여전히 왼쪽 창문은 활짝 열어두셨어요.
그때 근처에서 오토바이가 신호 대기로 섰고, 연기가 그대로 들어와서 눈까지 매워 눈물이 맺혔습니다. 어디에서 올라오는지 모르는 하수구 냄새까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죄송하지만 왼쪽도 닫아주시면 안되겠냐고 한번 더 부탁을 드렸습니다.
다음부터는 대화를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쓴 것입니다.
저: 기사님 제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그런데.. 혹시 왼쪽 창문도 좀 닫아주실 수 있을까요?
기사: 어디가 그렇게 아픈데요?
저: 너무 어지럽고 매연 떄문에 아파서요.
기사: 무슨 병이라도 걸렸어요?
저: 호흡기 질환인거같은데요..
기사: 내가 서울에 몇십년 살면서 운전하고 매연 마시고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잖아. 근데 그러면 서울 못살아. 살면 안되지. (이 말을 하시면서 창문을 닫았던 것 같습니다.)
저: 창문 닫아 달라고 말씀 드린 건데.. 어디 살아야 되는지 서울에 살면 안된다든지,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기사: 그렇게 까다롭게 굴면 사람들이 안 좋아해. 그렇게 살면 안돼. 그렇잖아. 자꾸 창문을 닫아달래
저: 그게 어려운 부탁드린거에요? 아니잖아요. 그리고 사람이 아플 수도 있고, 아픈 정도도 다 다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 상황 설명하면서 부탁을 드린건데. 어디 살아야 되느니 까다롭다느니 그런 말을 왜 하세요?
기사: 그래서 내가 안 닫아줬어? 안 닫아줬냐고. 닫아줬잖아. 기사 일을 때려치든가 해야지. 그만하고 갑시다.
저: 그러세요.
기사: 부모가 무슨 일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살면 안되지
저: 본인이 스스로 기사 일 때려치든가 해야겠다 했고, 그만하고 가자고 하셨잖아요. 저도 더 할말이 없어서 그냥 그러시라고 한건데. 부모님 얘기는 왜 하세요? 제가 젊은 여자가 아니고, 체격좋고 건장한 남자였으면 그런 말 하실 수 있으세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 못하시고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하시며 폭언을 하셨습니다..
택시 기사님들 중에 좋은 분들도 많다는 것도 알고, 하시는 업무가 어느 직업 못지않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밤낮으로 좁은 공간에서 차 운전만 하다보면 답답하실수도 있겠죠.
하지만 에어컨을 꺼달라/켜달라 또는 창문을 열어달라/닫아달라는 부탁은 택시 승객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본인이 너무 답답하시거나 저에게 말씀하시지 않은 어떤 이유로 인해서 창문을 열어둔거다라고 설명을 하셨거나, 제가 처음에 공손하게 부탁드린 것만큼 양해를 구하셨으면 저도 충분히 이해했을 겁니다.
하지만 전혀 그런 설명이나 양해 없이, 오히려 저에 대한 훈계와 부모님 욕까지 들으니… 솔직히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세상 무서워서 앞으로 택시 탈 수 있겠나… 싶네요.
앞으로 기사님들께 이런 부탁조차 드리면 안 되는건지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정말 까다롭게 굴고, 너무 무리한 부탁을 드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