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적벽
이한성
살은 다 내어주고 뼈로 층층 단을 쌓고
하늘의 구름집 하나 머리에 이고 산다
거꾸로 나르는 새떼 회귀하는 빈 하늘
산처럼 우뚝 서서 오금박은 푸른 절벽
물에 비친 제 모습에 움찔 놀라 물러서는
외발 든 적송 한 그루 발바닥이 가렵다
암벽을 기어오른 어린 단풍 붉은 손이
몰 속의 고기떼를 산으로 몰고 있다
흰 계곡 점박이 돌이 비늘 돋쳐 놀고 있는
멈춰선 강물일수록 출렁이면 멍이 든다
햇살의 잔뼈들이 가시처럼 꽂힌 물밑
명경(明鏡) 속 바라본 하늘 물소리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