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차이고 6세 3세 아들딸 키우고있는 가장입니다.
못배우고 개차반이었던 제가 저희 아내같은 사람과 결혼한게
아직도 신기할 정도로 아내는 잘난여자입니다.
명문대, 대기업 출신이고요.. 리포터와 모델도 했을만큼 미인입니다. 아직도 44사이즈 유지할만큼 철저히 관리하고요
제가 한살 어린데도 항상 돈버느라 고생한다며 저를 왕처럼 대접해주고, 아이들도 그렇게 교육시킵니다.
요리는 못하는 음식이 없고, 지독하리만치 알뜰하고요..
아내는 아픔이 정말 많은 사람입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버리셔서 외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할머님도 생계때문에 기저귀도 못땐 아내를 집안에 두고 밖에서 문잠그고 일다니시고..그러다 4~5살때부턴 거의 혼자 컸다고 합니다. 삼촌 이모 고모집 전전해봤지만 늘 구박에..
명문대에는 붙었는데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교앞 식당에서 일하며 먹고자고 그리 졸업을 했답니다.
자라온 동안 친구 부모님들이나 친인척들.. 소위 나쁜어른들에게 받은 상처는 이루 말로 다 하지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되어버린것같아요
친구들에게 동정받기 싫다고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
돈까스 소세지 동그랑땡 불고기 요런 반찬들로 엄마가 싸준것보다 더 정성스런 도시락을 싸가야했고
근로장학금과 우등생장학금을 놓치면 생계가 막히니
목숨을 걸고 공부했고
불러봐야 달려와줄 사람이 없기에 한밤중 집에 도둑이 들어도, 정전이 되어도, 오롯이 혼자 싸워 이기고 견뎌야했겠지요.
그래서인지 완벽하고 사랑스런 아내인데도 가끔 섬뜩할때가 있습니다.
결혼전, 연애때부터 같이 알고지내던 친한형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소식 듣자마자 전화해서 '여보!! ㅇㅇ형이 죽었대!!'했는데
첫마디가 응..자살했나보네.?가봐야지? 그래서 오늘 늦어? 부주금은 있고? 였습니다.
아니...우리랑 전에 어디도 가고 뭐도 했던 그 ㅇㅇ형이 죽었다고 했더니, 알아..전부터 돈땜에 힘들다고 했었잖어~ 그래서 늦냐구요~~라고 하네요..
친한 친구부부가 부부싸움 끝에 몸싸움까지 해서
제수씨가 던진 유리에 친구가 심하게 다쳐 입원했다는 소식에도
피식 웃으며 '에휴 좀 잘살지 왜그러구 살어~~' 했고요
같이 캠핑갔다가 필요한게 있는데 애들은 자고..
저 피곤하니 혼자 다녀온다며 불빛하나없는 왕복 25분거리 산길을 혼자 다녀오겠다기에 귀신이라도 나올까 겁 안나냐 했더니
깔깔 웃으면서, 여보, 이산길에 귀신이 나오는게 무섭겠어?
사람을 만나는게 무섭겠어? 귀신은 나한테 아무짓도 할수있는게 없어~ 사람이 무섭지, 그래서 과도는 하나 챙겼어 걱정말고 기다려~하고 가려는걸 겨우 말렸어요...
눈물없이 못본다는 영화나 티비프로그램 보면서 우는것도 못봤고
되려 우는 저를 어이없이 보면서
아니...저사람 엄마가 죽었는데 당신이 왜울어?
아니..지금 아빠랑 헤어진게 아니고 만난건데? 왜울지?
하며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근데 또 저희 애들한텐 끔찍해서
아들놈이 저한테 혼나거나 다치거나 해서 울면
울지마 우리 이쁜아기 괜찮아괜찮아 하고 끌어안고 같이 웁니다.
감기라도 걸려서 열나면 눈물 글썽이며 옆에서 밤새고요
제가 일하다 손톱만 부러져서 들어가도 울려고합니다.
그러니까 오로지 저와 우리자식들에게만 인간적인..그런모습에 놀랄때가 적지가 않습니다.
애들 가르치는걸 보면 친구 때리지마라 인사 잘해라
다른사람 속상하게 하지마라.. 지극히 정상적인데
제가 누군가때문에 속상해하면 웃으면서
'우리 여보 이런 솜사탕같은 멘탈로 이 험한 세상에 나가서 돈번다고 얼마나 힘들어~ 여보, 사람은 원래 그래. 다 자기 실속, 자기편 챙기느라 배신하고 남 등쳐먹는게 인간의 본능이야. 실망할것도 없고 속상해할것도 없어' 라고 할때면 아내의 상처를 짐작하지요..
4살5살부터 여자아이가 혼자 살아남으려고 이악물고
저렇게 컸다면, 얼마나 많은 고통과 두려움과 싸워 이겨야했을지
짐작은 가지만, 지금 저희 가정은 너무나 행복하고
주변이나 저희집안과 마찰도 전혀 없지만..
아내를 진정 위한다면 어떠한 상담이나 검사를 해보는게 맞겠지요?
아참 몇달전엔 아내가 밤길 운전하는데 골목에서 진짜 라이트도 안켜고 갑자기 튀어나온 차와 사고가 크게 났었는데
블박 돌려보니 '어머!' 소리도 하지않더군요
그냥 튀어나온 차에 쾅!! 하고 옆구리를 받히고는
하...참..ㅎㅎㅎ 등신 어휴~~ 하며 느긋하게 내려서 옆구리를 잡고
상대운전자에게 다가가 웃으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니..
아...상담이 필요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상처도 놀랄일도 겁날일도 너무 많아 적응이 된건지..
무섭고 아픈데 티를 안내려 아직도 안간힘을 쓰는건지 .
남편인 저한테는 티내도 되는데...
얘기해봐도 자긴 아무렇지않다 괜찮은걸 괜찮다는데 뭘 그러냐하니... 어떻게 얘기를 꺼내고 무슨 치료를 받아야하는지 조언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