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친한 친구말고 누구한테도 털어놓은적이 없는데 사는게 답답해서 처음으로 여기에 털어놔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2살때 이혼하셨고 저는 고모댁에 맡겨졌다 합니다. 어머니가 절 포기했고 아버지가 그나마 누나인 고모한테 저를 맡긴거죠..그렇다고 해서 아버지가 고모댁을 자주 왕래하거나 그랬던건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도 남밑에서 일 못하는 성격이라 자꾸 사업만 해보겠다고 하다가 망하고 고모한테 돈 빌려가기 일쑤였죠..그런데도 저를 막내아들처럼 키워주신 고모부/고모께는 항상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나서 저는 독립을 하게되었습니다.
형편상 대학은 못갔고 군대를 다녀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린마음에 혼자 눈물 훔치는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내가 돈을 벌었다는 뿌듯함에 나름 열심히 하고 어린 나이에 제법 인정도 받았습니다.
제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금전적으로 여유도 좀 생기고 할 때쯤 저희 아버지가 새로운 여자와 함께 고모댁에 왔다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한테도 연락이 왔더라구요 사무실 오픈하니까 다녀가라고..그래서 저도 시간을 내서 다녀왔고 아버지의 새로운 여자는 뭐 이제 익숙해서 그냥 인사정도 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 회사 법인 대표를 맡아달라는 겁니다..그래서 저는 난 지금 한달한달 꼬박꼬박 열심히 벌어서 악착같이 살고 있고 그런 자리 원하지도 않는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고모까지 동원해서 고모도 “니 아버지가 잘해보겠다는데 도와줄 사람이 누가 있냐..너밖에 없지”이러시면서 말씀하시길래 결국 저도 알겠다고 하고 덜컥 그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대표를 맡아 출근한지 한달 정도 되었을때 아버지가 소상공인 창업자금 얘기를 꺼내면서 대출을 받자 합니다..그래서 저도 어차피 사업 초기에 돈이 필요한건 당연하니까 알았다고 해서 받아주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물건 구매도 하고 어느정도 수익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법인 계좌에 입금은 안되고 돈은 자꾸 빠져나가고 그러길래 아버지한테 물어봤더니 지금 물건을 구매해놔야 재고부족 같은 현상이 안생긴다며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신용대출 좀 받아줄 수 있냐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회사가 수익이 나야 내 신용대출을 받는거지 무작정 회사 대표라고 은행에서 다 돈빌려주겠냐며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그래도 돈이 필요한데 어쩌겠냐며 그러면 고모한테 좀 부탁을 하겠다 합니다. 그래서 이제 제발 그러지 말라고 고모도 힘들다고 제가 은행에서 받아줬습니다..그러기를 서너번.. 결국 회사 앞으로 5000만원 제 신용으로 7000정도 까지 대출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산다는 말은 다 거짓이었고 아버지는 자기 유흥에 도박에 돈을 쓴거였습니다..마지막 대출때 제가 그걸 알고 대출이 나왔는데 못주겠다고 했더니 니가 이 회사 대표라서 대출이 그만큼 나온거라며 차마 아들에게 하지도 못할 욕들을 해가며 저에게 상처를 줬습니다.(도둑놈 새끼 감방에 쳐 넣어버린다는둥) 그러면서 자꾸 고모한테 말하고 고모 고모부도 스트레스 받고 그러시길래 제가 마지막으로 돈 줄테니 법인 대표 나 안하련다 정리해주면 주겠다 했더니 며칠뒤 다른 사람 데려오더니 이 사람 대표로 앉힌다고 그래서 서류 정리하고 300주고 끝냈습니다.
그 뒤로 저는 회사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에 월급으로 그간 진 빚을 상환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버지랑 연은 끊었었구요..그런데 일년정도 지나서 아버지한테 연락이 오더니 니 새엄마 될 사람이 법인 대표로 앉게 되었다며 그냥 회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너 대표 안해도 되고 너 대표시절 회사앞으로 받았던 대출도 새엄마 될 사람이 가져가서 갚을거라고,,그 당시 연대보증으로 대표인 제가 들어가서 대표 사임 후에도 제가 갚고 있었습니다. 근데 저도 또 당하긴 싫어서 회사 뒷조사를 좀 해봤더니 나름 자리도 잡혀있고 새엄마라는 사람이 악착같이 운영을 하더라구요. 아버지 꽉 잡고..그래서 믿고 한번 더 속는셈 치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도 바보였죠..근데 회사가 좀 되니까 아버지가 유흥이나 도박은 안하는데 무리한 확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리하게 재고를 쌓고 남들은 안할거 같은 업종에 뛰어들고 하더니 결국 회사가 또 망하기 직전이 되었죠..아버지는 회사에 들어오지도 않고 빚쟁이들만 득실거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 대출은 새엄마한테 승계도 안되었습니다.
새엄마까지 세식구 살던 빌라는 월세가 밀리고 가스마저 들어오지 않아 차디찬 골방에 집주인이 찾아오기 일쑤였고 못견디던 새엄마 마저 이모집에 좀 있겠다며 집을 나가버렸습니다..오갈데 없던 저는 그집에 혼자 남게 되었지만 어차피 제 명의도 아니라 밀린 세 걱정이 별로 없었습니다..그런데 한달이 지나도 아버지랑 새엄마라는 사람은 와보지도 않고 회사도 내팽개쳐버리고 직원들은 다 나가고 그러길래 저도 이 회사에 서류상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결국 다른 회사를 구했고 그 차디찬 골방에서 눈물을 삼키며 나왔습니다..아버지 회사 다니면서 마지막엔 월급도 제대로 못 챙겼고 그간 악착같이 모았던 돈으로 월세방을 구했습니다. 큰맘먹고 보일러를 틀고 뜨끈한데 자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렇게 저도 차츰 잊어가고 회사에 적응해 갈때쯤 새엄마라는 사람이 연락이 오더니 그 집 빼야한다고 남은 짐을 가져가라고 합니다..아니 네달만에 연락이 와서 한다는 첫마디가 짐을 가져가라니요..어떻게 살고있는지 정도 물어보는게 먼저 아닙니까?그래서 짐 빼오면서 아버지랑 새엄마한테 문자를 남겼습니다. 앞으로 다신 보지 말자고..그랬는데 이 두 인간이 고모댁으로 가서 아들땜에 망했다 저놈이 재수가 없는것 같다 잘 되다가 저놈만 오면 잘 안된다는둥 그런 소리 해대면서 제 핑계를 댄겁니다..그런데 고모도 본인 동생이라고 아버지 편을 들길래 서운한 맘에 한마디 하고 전화 끊은게 3년이 지나버렸네요.. 우리 고모부 고모 연로하신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지만 그렇게 친형제처럼 연락 잘 하던 사촌 형 누나들도 이제 연락조차 없습니다 . 형제도 없고 이제 이 세상엔 저 하나에요..명절때마다 외롭습니다.
지금은 그 빚 다 개인회생 신청해서 다달이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제 월급에서 개인회생 변제하고 월세내고 각종공과금 내고 나면 딱 20만원 남습니다..돈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래도 이거 끝나면 내 월급 다 내돈이니까 조금만 참자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어요..내집마련에 결혼은 꿈도 못꾸겠죠?..그냥 위로가 되는 말이라도 듣고싶어서 아침에 이렇게 긴 글 써봅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