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란 시간 동안 지나간 사람을 못 잊어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거 같다 어느 정도의 아픔은 전 사람에 대한 예의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잊지 못하는 건 미련한 거다. 당신의 전 애인은 당신을 잊고 충분히 잘 살아가며 당신만 전 애인을 꿈속에서만 자꾸 만난다. 그러고 나서 괴로워하며 현재 곁에 있는 사람까지 잃으려 한다
당신이 나에게 한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말, 내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 거 같다는 말에 나는 마음이 아팠다. 나는 당신에게 기대하지 않았고 날 책임져달라 한적 없었다. 내가 당신과 하고 싶었던 사랑은 그저 보고 싶으니 보고, 목소리가 듣고 싶으니 듣고, 상대의 사소함이 궁금하니까 묻는 것, 그런 사랑을 당신과 하고 싶었고, 그게 사랑이라 생각했다. 당신이 생각한 사랑과 내가 생각한 사랑은 많이 달랐나 보다
나와 거리를 두려 했음에도 헤어지려는 날까지 다정한 당신을 보며 나는 그 다정함에 눈물이 나더라. 당신의 깊은 곳에 깔려있던 다정함은 숨기지 못했나 보다. 당신을 만나 서운함을 말하고 풀려고 했는데 막상 당신을 만나서 나에게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자 본능적으로 나는 깨달았나 보다. 화장실을 핑계로 화장실로 달려가 이유도 모른 체 그냥 울었다 당신은 분명 내 곁에 있는데 내 곁에 없는 거 같아서,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당신을 못 볼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 화장실에서 울었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다시 당신 앞에서 나는 웃었다 당신의 얼굴을 잊지 않으려 하나하나 내 머릿속에 새겨 넣었고 당신의 손 행동 모든 것을 내 머릿속에 새기려 노력했다.
그리곤 결국 가양대교 앞 너무도 밝게 빛나던 보름달 아래에서, 그 모든 게 완벽했던 순간, 당신이 전 애인을 못 잊어 나에게 친구로 지내자고 말했을 때도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맥주보다 당신의 나긋한 목소리에 취해있었다. 나에게 당신의 첫사랑인 전 애인의 꿈을 꾼 이후로 나에게 가슴이 뛰지 않는다는 말에 내 가슴은 찢어졌고 예쁘게만 보였던 보름달이 너무 서글프더라. 왜 하필 지금일까 모든 게 완벽한 이 순간, 날씨 분위기 음악 야경 이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 당신마저 내 옆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이 순간에 당신은 나에게 너무도 잔인했다.
그럼에도 당신이 밉지 않았다. 자신은 항상 이런다며, 자신이 잘못된 거라며 자책하는 당신을 보며 나는 안타까웠다. 진심으로 당신이 전 애인에게 벗어나 행복하길 바랐다.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전 애인의 꿈은 꾸지 않으며, 혹여 꾸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털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을 그렇게 바꿀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니까, 반드시 나타날 거다
나는 이제 보름달만 보면 당신 생각이 나더라 당신이 일하던 카페 브랜드만 봐도 당신 생각이 나더라 자전거를 즐겨타던 당신 때문에 자전거 타는 사람만 봐도 당신 생각이 나 미칠 거 같다 헤어지는 마지막 날에 잊지 않으려 당신 얼굴을 하나하나 새겨 넣었는데 지금 이 순간 난 당신의 얼굴이 흐릿해져서 그때 조금만 더 당신을 새겨 넣지 못함을 후회하고 있다 당신은 너무도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어서 당신과 함께라면 마치 그 무엇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더욱더 당신이 기준이 되어버렸고 당신처럼 나도 한동안 전 애인이 되어버린 당신을 잊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거 같다.
이제 당신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욕할수가 없다. 나도 당신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버렸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