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기분이 싱숭생숭해서 조금이나마 달래보려고 쓰는거야 혼자 글 쓰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너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접어보려 해.
내가 기억하는 너와 나의 첫만남은 이번 봄이었는데, 너는 그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 나도 너를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너와 나는 왜 항상 이렇게 엇갈릴까.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쯤, 얼마 후 네가 나에게 고백했을 때 쯤 난 이미 다른 사람과 썸을 타기 시작했던 상황이었고 결국 너 대신 그 사람을 선택했어 그런데 그 연애는 정말 최악이었고 헤어진 후 힘들어 하는 나를 너는 말 없이 달래줬어.
그 뒤로 나는 나도 모르게 너한테 기대기 시작했나 봐.
자꾸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연락을 하게 되더라
정말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어
보면 볼수록 좋아지고 멋있어보이고 애타는 그런 기분.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렸어. 너를 거절한 내가 이제서야 너를 좋아한다고 하면 너의 기분이 어떨지, 부담스럽진 않을지 너무 걱정되었어
그럼에도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점점 커졌어
너에게 빠질수록 좋은 점이 너무나 크게 잘 보이더라
키 운동 미술 음악 노래 매너 말투 하나하나가 완벽했어
너의 연락 한번에 배실배실 웃었고 너의 웃음에 나도 행복했어.
네가 날 싫어하진 않을지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너의 반응은 좋았어. 매일매일 새벽 세시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던 그때도,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면서 너무 좋다던 너의 그 말 뜻을 해석해보려던 그때도, 나보고 귀엽다며 웃던 너의 모습도, 나의 이름을 성 떼고 불러주던 그때도, 나를 누구보다 많이 걱정하고 신경쓰고 좋아한다며 나 밖에 없다던 너의 그 말도 다 생생해
매일이 설렘으로 가득했어.
근데 그것도 잠시뿐이었어.
내가 너무 주제 넘게 행동한건지 괜한 걸 바라고 괜한 거에 의미부여했던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에게 정이 떨어진건지 아니면 그저 네가 착해서 그것들 또한 너의 매너였던건지.
그런데도 나는 자꾸 너한테 빠져가
근데, 너를 볼 시간도 이제 얼마 안남았대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는 얘기 듣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정말 눈 앞이 깜깜해지더라
난 아직 아무것도 해보지 못했는데, 거리가 멀어지면 우리 사이마저 멀어질까봐, 너무 슬펐어
대부분의 우리 또래 남자애들은 게임을 좋아하고, 철 없고, 유치하고, 자기들끼리 욕도 하고 낄낄대는데
넌 아니었어.
항상 신중하고 어른스러웠어 게임을 즐겨하는 편도 아니었고, 욕도 잘 하지않았고, 생각이 깊었어.
순간순간에도 그 모습들이 빛났고, 어린 애 같이 군 내가 한심 할 정도였어. 그런 너에게 난 점점 더 빠져가
아직도 너와 연락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
전에 비하면 텀도 길어졌고 횟수도 줄었고 금방 끝나버리지만 여전히 기쁘다.
그래도 이제 그만하려고 해
너에 대한 기억은 예쁘고 아름다워.
이 예쁘고 아름다운 기억들이 날 붙잡고 늘어지기 전에 그만해야 할것같아
그래도 네가 내 생각이 나서, 다시 한 번 예뻐해준다면,
그 때는 나도 다시 널 예뻐할게.
그 때는 엇갈리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