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왜 당신을 잊지 못하는 걸까


당신은 평범하다. 음 객관적으로 보자면 잘생기지 않은 편에 속한다. 키는 크지만 몸은 말랐고 옷도 진짜 못 입는다. 맥주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의 마무리는 언제나 맥주와 함께 였고, 나와 영화를 볼 때도 당신은 콜라 대신 맥주를 선택했다. 솔직히 그걸 보고는 마음에 들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문이다. 내가 여태 만났던 남자들 중 외적으로 가장 나은 부분이 단 한 개도 없었는데, 왜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하는 걸까.

당신이 참 밉게도 나와 약속은 많이 했다. 자전거를 못 타는 나에게 자신이 자전거를 가르쳐 주겠다 하였고, 내가 자전거를 잘 타게 되면 매일 같이 타자고 귀찮게 굴 거라고 했다. 나는 그 귀찮음을 기대했다.
야경을 무척 좋아하면서 남산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에게 내가 좋아하는 야경을 보며 남산에서 고백하고 싶었는데 못 참고 지금 고백해버려 아쉽다고, 너무 예쁜 너 탓이라 했다. 나는 그 탓이 기분 좋았고, 당신과 손잡고 남산에서 야경을 보는 것을 기대했다.

당신이 일하는 카페를 밖에서 바라만 봐도 나는 마음이 무너진다. 차마 카페 안으로는 못 들어 가겠더라. 무작정 당신을 찾아가 볼까 생각했지만, 혹여 카페로 찾아오는 내가 불편해 일을 그만둘까,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내가 당신의 하루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단 한 개도 없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고 멀리서 카페만 바라봤다. 당신이 일하던 카페 안에서 공부를 하다 얼굴을 들면 항상 마주치던 그 예쁜 미소가 너무 그립다.

항상 다정했던 당신은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웃게 해줬고, 나를 걱정해줬고, 나의 사소함을 궁금해해줬다. 어른스럽던 당신은 항상 나를 응원해줬고 도와주려 했다. 똑똑했던 당신은 모르는 것이 없었고, 나의 공부도 도와주려 노력했다. 당신과 헤어지고 난 후부터는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더라. 공부하던 책만 봐도 당신이 떠올라 책을 펼 수가 없었다.

전 여자친구를 못 잊어 떠나간 사람이 뭐가 이쁘다고, 친구들이 당신을 욕하면 난 당신을 옹호한다. 아니라며 그 사람은 그렇게 날 떠났지만 착한 사람이었다며 당신을 보호해주기 바쁘다.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 모든 기준이 당신이 되어버렸고 당신처럼 다정한 사람, 당신처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당신처럼 옷 입는 사람, 당신 같은 미소를 가진 사람이 내 이상형이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단 걸 알면서도 나에게 이상형이 뭐냐 물어보면 여전히 나는 당신을 떠올리며 말한다.
추천수4
반대수0

헤어진 다음날베스트

  1. 재회가능 할까요?댓글0
더보기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