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생일은 호적상 1980년 12월 22일로 24년 2개월을 살다가 2005년 2월 22일에 삶을 마쳤다. 그녀는 1996년 선경스마트 학생복 선발대회에서 송혜교와 함께 발탁되어 연예계에 입문, 이듬해인 1997년에 kbs tv 드라마로 첫 데뷔했다. 이후 sbs tv 드라마 <카이스트>에 출연하였고 박종원 감독의 영화 <송어>를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그녀는 <오! 수정><번지점프를 하다><하얀 방><연애소설><하늘정원><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출연 후 지난 해에 mbc tv 드라마 <불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안방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가장 최근에 출연한 영화 <주홍글씨>를 마지막으로 연기 인생을 마감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2000)에서 수정역을 맡아 그녀는 편집장(문성근 분)과 재훈(정보석 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의 내면을 잘 소화해냈다.
하지만, 이번 죽음을 암시라도 하듯 그녀의 이후 영화 속 배역은 유난히 죽는 역할이 많이 차지했다.
동성애적 코드라는 논란을 일으켰던 멜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2000)에서 인우(이병헌 분)에게 새침하다가 뒤늦게 사랑하는 여자 태희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도 태희는 인우를 만나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더욱이,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의 극중 내용 가운데 사고 날짜가 2월 22일이어서 그녀가 실제 유명을 달리한 날짜와 일치해 운명같은 그녀의 죽음에 팬들과 동료 연기자들의 슬픔이 더하고 있다.
2002년에 새로운 멜로 영화로 인기를 얻었던 영화 <연애소설>에서 그녀는 경희역을 맡아 수인(손예진 분)을 마음에 품고 있는 지환(차태현 분)을 두고 가슴 저미는 사랑을 나누다 지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듬해인 2003년에도 그녀는 영화 <하늘정원>에서 찾아올 이별이 두려워 눈앞에 다가온 사랑을 애써 회피하는 호스피스 오성(안재욱 분)을 사랑하는 영주역으로 출연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히트작이라 손꼽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그녀는 진태(장동건 분)-진석(원빈 분) 형제애를 엮는 진태의 약혼녀 영신역으로 나와, 사소한 오해로 반공청년단에게 죽음을 당하게 된다.
특히, 그녀의 과다 노출 논란이 일었던 영화 <주홍글씨>에서는 강력계 형사 기훈(한석규 분)과 그 아내 수현(엄지원 분) 사이에서 비극적인 사랑을 벌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희역을 맡았고 이제는 故 이은주의 유작이 되어 버렸다.
이은주의 죽음은 지난 해 4월 1일 만우절날 자살로 세상을 달리한 홍콩 스타 장국영의 죽음과 닮았는데, 두 사람은 연기력이 절정에 올라있었고 우울증을 앓았지만 주변 동료들에게 다정했으며 최근작에서 죽는 연기를 했다. 장국영은 유작 영화 <이도공간>에서 빌딩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역으로 출연했는데 실제로 홍콩의 한 호텔에서 투신하기도 했다.
하루종일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아파트에서 벨트로 목을 매 삶을 마감한 이은주의 죽음은 장국영의 그것만큼 국내 영화팬들에게 당황스럽게 느껴져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과 죽음은 오래동안 팬들의 가슴에 아로 새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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