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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대한민국에서 간호사로 살기란

벗어나고싶다 |2018.11.19 17:20
조회 135,765 |추천 797
처음으로 글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댓글들이 달려 놀랐습니다.

댓글엔 징징거린다, 너네만 그렇냐, 글 올려봤자 간호사 욕먹이는 것 밖에 안 된다 등의 말들도 있었지만 조언이나 위로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감사했습니다.

물론 간호사로서 간호사를 욕먹이고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일이 바쁘고 몸이 힘들고 지치는건 처음엔 다 배우는 과정이고 일이 서투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어느정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미쳤냐, 미친거 아니냐, 제정신이냐, 너 때문에 짜증난다, 너 다른 쌤들 안 도와주면 뒤에서 욕먹는다(제 할일 다 끝내고, 다른 선생님들일 다 도와주고, 퇴근시간 2시간이 넘게 지나도록 바빠서 계속 일만 하고 있다가 잠시 30초정도 가만히 서있을때 저 말 함), 인신공격을 한다던지..

이런 정신적인 부분에서 상처받고 너무 지치고 힘이 들어 인터넷에 하소연 한 것 같네요.

사회초년생이라 그런건지 사람관계가 제일 어렵고 두려운것 같습니다.

글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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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하다 처음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제목 그대로 간호사입니다. 서울에 있는 모 대학병원 간호사이며 올해 입사한 신규간호사입니다.

좋은 병원을 가고싶었고, 많이 배우고 돈도 많이 벌고싶은 마음에 나름 큰 꿈을 안고 대학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듣던대로 현실은 너무 다릅니다.

3교대라 원래는 8시간씩 근무가 정상이지만, 하루 12-13시간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바쁜날엔 그 훨씬 이상도 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도 아니고 하루종일 뛰어다니며 땀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바빠서 밥을 못먹는 날도 허다합니다.
어쩌다 밥을 먹는 날에도 10분컷으로 체할 것 처럼 밥을 먹고 다시 일을 하러 급하게 올라갑니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1시간씩 점심시간? 정말 다른 세상 이야기네요.. 20분이라도 밥 먹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태움 문화;; 윗년차 간호사들의 태움으로 인한 아산병원간호사 자살사건 기억하시나요? 한창 사회적 이슈였고 기사도 크게 나갔으나 변한건 없습니다. 여전히 태움 문화는 만연하고, 신규를 쥐잡듯이 잡고, 인격모독과 욕설도 서슴치 않으며 처음 입사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에게 한 번 보여주곤, "이제 너혼자 알아서 다 해."라고 합니다. 그러곤 못하면 엄청 혼내고 욕을 하지요.
앞에서 대놓고 한 명을 욕하고 따돌리고 무시하는 일도 흔합니다.

인력도 너무 부족해서 간호사 한 명당 17-18명의 환자를 봅니다 평균적으로ㅠ

너무너무 바쁘고 힘든 의료현장에서 로봇처럼 일을 하고 제대로 일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현장에 던져놓고는 모든것을 완벽하게 처리하길 바라고, 못하면 혼을 내고 욕을 하고.
제 몸은 점점 망가져가고 자존감은 바닥을 칩니다.
먼저 입사한 동기들 대부분 우울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삽니다.
출근하려 새벽에 일어났는데 피를 토해서 위내시경을 하러간 동기도 있고요.
매일매일 퇴근 후 집가는 길에, 집에 와서 우는게 일상이네요.
하루하루가 너무 우울합니다.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간호사들의 업무 환경 및 강도, 오버타임, 감정노동, 태움문화 등에 대해서 옛날부터 문제제기를 많이 했었고 사회적으로 기사도 나가고 이슈도 종종 됬던걸로 압니다만 왜 바뀌는 것은 없는걸까요...
단순히 여초집단이라 그런걸까요?
그게 아니면 나땐 이랬으니까 너도 똑같이 당해야지 라는 꼰대마인드 때문일꺼요?

매일 살인충동을 느끼며 병원으로 출근을 합니다.

미친척 신고하고 퇴사를 할까요? 그만두는 것만이 답일까요...?

너무너무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오늘도 퇴근후에 울다 지쳐 끄적여봅니다....
추천수797
반대수38
베플ㅇㅇ|2018.11.20 18:02
나도 간호사지만...간호사들 헛다리 짚고 핵심 파악을 못함. 신규간호사 뿐만 아니라 경력 간호사도 화장실 못가고 밥 못먹잖아요. 이런 문제가 어디서 부터 파생된건지 생각해봅시다. 간호사 인력이 늘 부족하고 나도 17명 봐야 하는데 신규간호사 트레이닝 시켜야 하니 신규간호사를 빨리 트레이닝 시켜서 신규간호사가 제몫을 빨리 해내기를 바라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 한번 가르쳐주면 빨리 하길 바라고 제대로 안되면 좋은 소리 안나가는거죠. 꼰대질이나 태움은 차후문제임. 몸통에서 곪고 썩는 중인데 손가락만 치료하면 나을까요?
베플닉네임|2018.11.20 18:05
너무 힘들면 퇴사하세요. 죽지 마세요.
베플alekfle|2018.11.20 21:24
나름알아주는병원에서근무하는의사이구요 의사로써 첫걸음때제가 느낀 감정이랑 똑같네요 저도 1년차때 자존감바닥이었습니다 가르쳐주지않는시스템을 증오도 하고 윗년차도 원망스럽더라구요 이제 연차가 올라가니 저보다 더 똑똑한 아랫연차라도 처음엔 다 똑같이 실수하고 혼나고 욕먹고 누가 더 빨리 극복하고 익숙해지느냐 차이더라구요 병원에 인력은 부족하지 윗년차도 익숙해도 자기 일만해도 넘치는데 거기다가 아랫연차 가르치라고 하지 화가안날수 없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간호사도 옆에서 보긴 마찬가지더라구요 시스템이 문제에요 지금 우울한거 혼나는거 다 당신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한번 실수하면 실수안하면되고 공부하세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간호사들은 환자 노티하는 클라스가다릅니다 한번 경험한 것은 잊지않도록 필기하고 그부분에대해서 공부하면 됩니다 이시스템에서 처음은 누구나 그러니 우울해하지마세요 보험공단병원 얽힌시스템에서 후진국 병원수준에서 선진국의 아웃풋을 기대하는 막장의료계에서 모두가 여유가 없어서 그러니 당신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저 일년차때 누가 이런얘기해줬더라면 나를 미워하고 남을 탓할시간에 나자신을 좀더 성장시켰을텐데하는 아쉬움에 글 남깁니다 시간지나면 성장한 당신이 있을겁니다
찬반ㅇㅇ|2018.11.20 17:39 전체보기
근데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간호사가 정말 그렇게 미친듯이 힘듭니까? 일반 직장도 선배 잘못 만나거나 회사 잘 못 들어가면 힘들듯이 그냥 그정도 아니고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3교대이고 일 힘들고 해서 어쨌든 돈 많이 벌잖아요 큰 병원 들어가면.. 약간 사람들이 간호사 직업에 대해 너무 연민을 느끼고 마음을 쓰는 분위기라.. 궁금해서요.. 시비는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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