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이렇게 난리날 정도의 큰일인지 몰랐네요 점심시간에 점심먹는데 옆자리테이블에서 이 얘길하는데 순간 같이밥먹던 직장동료도 말을꺼내는데 아는척도 못하고ㅠ 오후내내 업무도못하고 댓글만읽었네요
저도 제가 참 답답하고 바보같은거 아는데
글 초반에도 썼듯이 저도 경상도에서 나고 자랐고 저희 아빠도 평생 대구에서만 사셨어서 엄청 가부장적이시고 보수적이시고 뭐 그러세요 엄청 엄하기도 했고 서울나와 살면서 아닌척 살아도 속은 소극적이고 특히 남자 어른들앞에서 기죽고 눈치보고 자라와서 그 상황에서도 머리속으로만 생각할뿐 결국 아무것도 못했어요
제가 바란건 밥 제대로 못먹어서 어쩌냐고 걱정섞인 한마디 해주길 바랬고 그 이전에 돼지국밥 먹자는 자기아버지 뜻 거스를수 없으면(저희 오빠를 봐서 이 부분은 이해해요ㅠ) 적어도 저한테 작게라도 양해라도 구했었으면 하는 뭔가 배려해주는 모습을 바랬어요
또 제가 이전에 3년동안이나 좋아했던 남자는 항상 날 배려해주고 이해해주고 생각해주던 남자였었으니까요
저희아빠도 엄청 가부장적이시고 그 밑에서 저보다도 저희오빠가 엄청 고생 많이했어요 제사를 지내도 남자들 손하나 까딱 안하는 분위기였는데 고등학생때부터였나? 오빠가 팔 걷어부치고 나서기 시작하고 친척 형들 동생들 조금씩 변화시키려고했었고 할머니댁가면 남자여자 밥상도 따로받는분위기였는데 몇년걸려 오빠가 다 바꿔놨고 그래도 큰틀은 아빠를 거스르진않았어요 남자가 물뜨러 부엌들어가는것도 할머니뒤로 넘어가는일이라고 우스갯소리 할 정도였는데 새언니랑 결혼하면서는 오빠가 전도 부치고 과일 깎아도 그러려니하는 분위기로까지 바꼈어요
지금도 오빤 아빠가 조금이라도 고집? 땡깡? 어거지? 부린다싶으면 그냥 그 말 다 들어드리되 기분나쁘지않게 분위기를 전환시키거나 그 상황에서 피해를보거나 기분나쁠 사람들을 먼저챙기고 그래요 아빠가 큰소리를 내거나해도 금방 분위기를 유하게 바꾸는 기술? 터득한 사람처럼
이제와서 아빠를 바꿀순 없으니까 라면서요 그래서인지 저 어릴때비하면 아빠도 진짜많이 유하게 변하신거고 새언니가 경기도사람인데 첨엔 저희아빠 너무 억세고? 무섭고? 무식하다고ㅠ 결혼깨려고했었는데 중간에서 오빠하는거 보고 맘돌렸고 결혼7년차인데 이젠 아빠랑 한달에 한번씩 데이트한다고 혼자 40분거리 운전해와서 점심이나 저녁먹고 갈 정도가 됐고 아빠도 새언니준다고 본인이 감자갈아서 감자전부쳐주시기도할 정도여서 전남친 그런 얘기들 들으면서 자신도 그럴수 있다고 형님보고 배워야겠다고 이것저것 묻기도하고 조언얻기도하고 그랬었기에 그 상황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어요
실제로는 아버님이 하신 행동이나 말은 그냥 별 생각없었어요 솔직히는 저희아빠도 그러시니까 그냥 흔히봤던 경상도 어르신들의 억세고 강한 말투와 단어선택에도 별 거부감없었고 그저 좀 당혹스러운 정도였어요
내가못먹는 돼지국밥을 먹게만들어놓고서도 아무렇지않은듯이 옆에서 맛있게 먹고있는 전 남친의 모습이 당황스러울뿐이었고 그마저도 이따가 나가서 위로해주겠거니 했던거 같아요 멍청했죠.. 지금 생각하니 그거 한마디에 위로받고 넘어갔더라면 하는 상상하니 제 자신이 참 싫어지네요
상견례전에 3번 따로뵐때는 일식집가고 불고기집 한정식집 갔었고 상견례하고는 어제가 첨뵌날이었는데
순간든 생각은 이제 할거 다 했으니? 더이상 대접? 예의?차릴 필요가없으니 이러시는건가? 했었고
글로적어서 저렇지 아버님 말투가 그 영화배우 유해진씨 같은 말투.. 라고 하나요?
굉장히 웃음섞어서 농담인것처럼 하는 말투?
야~ 국밥못먹는건 충격인데~ 야~ 그건 진짜~ 우리집 며느리되기에는 결격사유가 너무 많은건데~ 아 큰일인데~ 큰일이야~ 그동안 엄청 예쁘게봤는데~ 지금이라도 이 결혼 무르라고 해야겠다! 너 안돼 나 이 결혼 못시킨다~ 어? 당장 내일부터라 토하더라도 꾹 참고~ 어? 먹어버릇 연습해야지 이거 못먹으면 나는 이 결혼 못시켜~ 이거 먹을줄 알아야 진짜 제대로 ㅇ씨집안 며느리되는거지~ 그거 못하면 이 결혼 나는 못시켜~ 못시키지~ 그럼 안되지 그럼~ 나중에는 어? 너~(전남친) 얘_저) 국밥 먹을때까진 결혼 할 생각 하지 마~ 안돼 그건안되는거야~
제 머릿속에서 뱅뱅 돌고있는 대화..라기보단 일방적으로 하셨던 말씀들이예요 그 말투가 오늘 하루종일 머리속에서 돌림노래처럼 왱왱 울리고 그 말과함께 옆에서 후걱후걱하면서 먹던 그 국물소리가 종일 귀에서 울리는기분이라
누구에게 말도못하고 하소연도 못하겠고 그냥 혼자 또 생각만 내내하고 마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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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3년간만난 사람인데 단 30분만에 파혼해야겠구나라는 결심이 서네요
아 물론 상대방도 그렇겠죠?
하하하 잠깐만 좀 웃고ㅠ
30대 초반 대구토박이고
남자는 30대중반 부산토박이예요
서울에서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결심하고 지난달에 상견례하고 내년 3월로 식장도 잡아뒀구요
저 음식 다 잘먹어요 동남아가서도 길거리음식도 잘먹고 단 몇가지 빼놓고 안먹어본거 빼곤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없고 뭐 비위도 좋고 뭐 그래요
반면 남친. 전남친은 입이 짧고 비위도 약하고
어쨌든 저 돼지국밥을 못먹어요 순대국밥도 잘 못먹고
그 돼지국물도 냄새나고 수육편육 다 먹는데 국물안의 고기는 못먹겠고 거기에 다대기넣어서 굳이 흰국물흐리게해서 먹는것도 이해안되고 ( 왜 흰국물에 굳이 김치나 깍두기 같은 국물 안넣고 맑게 먹는 타입) 부추가 익어서 흐물거리는것도 이상하고 또 다이어트한답시고 언젠가부터 국물요리 건더기만 먹기도하고 국물에 밥말아먹는것도 원래 안좋아하고 뭐 그래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그럴수있는거잖아요
그게 왜 문제인지 30년넘게 살면서 못 느끼고 살았어요
살면서 굳이 그 메뉴를 먹어야할일도 없었거니와 있었다해도 가서 보통 순대국밥시켜서 순대만 건져먹고 나오기도하고 뭐 그랬어요
예비시아버지되실뻔하셨던분을 이제껏 5번정도뵀었고 볼일있으시다고 서울오셨다고 아까 퇴근하고 전남친이랑 저녁같이 먹었는데 돼지국밥 드시겠대요
솔직히 전 남친도 돼지국밥 좋아하지만 저때문에 한번도 같이 간적없었는데 제 눈치한번 슥 보는가싶더니 잘아는데 있다고 차를돌리더라구요
순대국밥먹어야겠다 다짐하고 있었는데
돼지국밥먹어야지 왜 순대국밥먹냐고 타박+신경질 내시는 예비시아버지때매 돼지국밥 세개시켰고
제가 잘못먹는다 했더니 그때부터
돼지국밥에 대한 찬양.. 이라고 해야하나요?
저 순간 무슨 수요미식회 황교* 선생 빙의하신줄..
그냥 무조건이예요
이건 무조건 맛있는거
부산사람의 소울푸드같은거
부산으로 시집오려면 당연히 먹을줄 알아야하고
나중에는 집에서 남편한테 끓여다 바칠수도 있어야하는거..라는 말뿐만 아니라 이 음식이 왜 부산에서 유명한지 어째서 유명해진건지 진실인지 피셜인지 국밥나오는 5분? 국밥 앞에놓고도 계속 얘기하시고 막무가내로 제 그릇에 밥던져넣으시고 다대기퍼넣고 부추퍼넣으시는데 저 할말잃었는데 그래도 어른앞이라 예의차리겠다고 한입 넣었는데 냄새땜에 속은 메슥거리고 앞에서 소주반주하시면서 고함치듯 얘기하시는데 귀는 먹먹하고
그 옆에서 후걱후걱 소리내면서 처먹고있는 전남친보니..
(저 국밥같은거 급하게? 빠르게? 먹으면 그런소리가 나는거 첨 알았네요)
아무튼 두사람은 바닥까지 국물 싹싹 비웠고 저는 한 세숟갈 떠먹었나 참..병신같이 그앞에서 분위기 맞춰서 호응한다고 끝까지 숟가락 못놓고 눈치보면서 어거지로 먹는척했어요 속으로는 갈까말까 여기서 일어날까 이럴까 저럴까 생각하면서도 생각만하다보니 어느새 둘이서 다 먹었더라구요ㅠ
그러고 차에타서 남친네 집에 아버지 태워드리러 가는데 뒤에서 그러시대요
돼지국밥못먹어서 니네 이 결혼 못시키겠다고 부산며느리 될 애가 돼지국밥 못먹는게 죄? 부끄러운거라면서 내일부터라도 연습해서라도 먹어버릇해오라고
남친은 근데 여기 맛있지 않냐고 잡소리하는데
원래는 남친집에 내려드리고 남친이 다시 저희집까지 태워줄거 알았는데 그냥 택시타고 가겠다고 해야겠다생각했다가 얘기 좀 하자고 집까지 태워달래서 얘기했는데
지가 더 기분나쁘대요 거기서 깨작거리고 먹어서
아빠가 그렇게 열심히 얘기하는데 듣는둥 마는둥하고 먹는둥마는둥하고 좀 그랬다면서
아빠말처럼 진짜 너 돼지국밥먹는거 연습시키거나 결혼 좀 생각해보자 이런식으로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그냥 거기서 툭 하고 뭐 끊어지는거 같아서
알겠다고 그럼 파혼하자는 소리인걸로 알겠다고 잘가라 하고 올라왔는데
뭐 연락도 없네요
이대로 파혼맞는거겠죠?
뭐 친구한테는 남사스러워 말도 못하겠고
멍하니 핸드폰쳐다보다가 황망? 허무? 허탈? 해져서 글써보네요
글쓸때는 헛웃음나고 그러더니 쓰다보니 조금 화가 나기도하고 짜증나기도하고 뭐 진짜 이렇게 이대로 끝인가 싶기도 하고 진짜 웃기기도하고 뭐 복잡미묘하고 뭐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