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부터 아이를 열심히 불러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뒤에야 모습을 보였는데 아이는 얼굴이 많이 다친채로 나타났습니다. 항생제를 지어와 꾸준히 먹였지만 계속 심해져만 갔고 하루는 한쪽눈이 염증으로인해 아예 감긴채로 나타나기도 했고, 결국 저희는 이 아이를 구조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걸어다니고 평온하게 지내는 다른아이들과는 달리, 이 아이는 사람들에게 치이고 길아이들에게 서열싸움으로 치여 24시간 홀로 긴 전쟁을 하고 있는 것 같았기에.. 저와 어머니가 통덫을 대여한 뒤 잡으려 했으나 몇번을 실패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부천에서 아시는분께서 트랩을 가져오신 뒤 아이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우선 아이 얼굴상처가 너무 심하여 다니던 동네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수의사선생님께서 아이상태가 너무 심각하다고.. 단순한 싸움 상처가 아닌 바이러스성도 예상되며 코한쪽이 염증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에 마취에 들어가게되면 아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조금 더 큰병원에 가기를 권하셨습니다. 아이가 밥도 계속 먹지않고 통덫안에만 갇혀있어서 그 다음날 오전 일찍 지인께서 소개해주신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이 병원은 큰 병원은 아니지만 길냥이 할인을 해주시는 분이라길래 길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기시는 좋으신분이라 생각하여 다시 한번 더 이 수의사선생님께 아이 상태를 보여주고, 정말 큰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그때 데려가는게 맞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 병원 수의사분께서는 우선 아이가 사나워서 얼굴을 들여다 볼 수 없다고, 진료를 보려면 마취를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통덫 안에 있는 아이의 무게를 어림짐작해서 졸레틸(동물마취약)을 4kg의 절반 용량을 통덫 안에 있는 아이의 근육에 주사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 얼굴을 씻겨보니 생각보다 심각하진않고 교상으로 보인다고 하셨고, 어짜피 교상 수술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아이가 마취되있는김에 중성화 수술을 하자고 권유하셔서 저희 어머니께서는 수의사분 말만 믿고 그러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고 추가적인 마취도 없이 기준치보다 절반이나 낮은 주사액만으로, 혈액검사와 기타 기본검사도 모두 누락한 채, 얼굴 봉합수술과 중성화 수술은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전해들은 저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길냥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각한 내과적 질병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취를 하기전, 아니 불가피하게 마취를 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수술에 들어가기 전 혈액검사와 기본검사는 필수라 생각했는데, 마취부터 수술까지 모든 일이 기본절차를 누락하고 순식간에 진행되어 그때부터 저는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2시쯤 수술이 끝났다 했고, 저희 어머니께 사전 동의도 없이 아이 얼굴까지 꼬매셨습니다. 그리고 "수술이 잘 끝났다"고 통보를 하셨고, 저희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마취에 깨어나면 아이 좀 따뜻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저희는 수술이 잘 끝나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저희 어머니께서도 안심하시고 오후 12시가 넘어 병원에서 나오셨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수의사분께 혈액검사와 키트검사를 꼭 해달라고 요청하여 그때 검사를 진행했는데 결과에 특이사항이 없다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당일 회사에서 일을 하고있었는데, 아이가 어제도 하루종일 굶었던게 생각이 나 4시 30분쯤 병원에 전화해서 뭐라도 먹을걸 챙겨주시라고 부탁 말씀드리려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시는 말씀이 3시30분쯤 아이가 호흡정지와 구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괜찮아졌다고 걱정하지말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놀라고 걱정이 돼서 병원을 소개시켜준 지인분께 이 사실을 알려드렸습니다. 지인분께서도 걱정이 되셔서 4시 48분에 직접 병원에 전화를 하셨는데, "아이가 호흡정지가 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상황을 좀 전달해줄 수 있느냐" 물으니 대뜸 "지금 통화를 못한다"하고 뚝 전화를 끊어버리셨다고 합니다. 지인분께서 섬뜩한 마음이 들어 5시 6분에 다시 전화를 해서 상황 설명을 하라 독촉하니 아이가 지인이 전화를 한 바로 그 시점에 2차 호흡정지가 왔고 그 사이 폐사했다고 하였습니다. "왜 앞서 전화를 황급히 끊었냐"고 하니 "아이를 처치하느라 그랬다"고 대답,(이후엔 이 부분에 대해서 보호자에게는 "다른 손님을 진료하고 있어서"라는 다른 해명을 함) 이어 "왜 아이를 혈검 등의 기본적 검사 없이 바로 가자마자 마취를 하고 필요도 없는 중성화까지 진행하였느냐" 묻자 "얘 얼굴 보신적은 있으세요? 얼굴 화농이랑 그런게 있는데 그런소리가 나오세요?"라고 엉뚱한 대답, 이어 "당연히 수술을 할거면 혈검을 하고 간수치와 아이가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를 보시고 수술에 들어가셔야지, 지금 그 결과로 폐사한 것 아니냐", "의료 사고인걸 인정하시냐" 물으니 "전혀 인정 안한다. 내가 인정할 부분이 없다. 의료 한 행위에 대해서 실수한게 하나도 없고, 호냥이를, 저렇게 다쳐서 싸나운 아이를 무슨재주로 피를 뽑냐."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어 "아이가 수술이 끝난 12시 30분부터 폐사한 6시까지 5시간 30분의 시간동안 왜 한번도 보호자에게 먼저 연락해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지 않았는냐" 묻자, 대답하지 못하였습니다.(이후 보호자에게는 이 부분에 대해 "호흡곤란이 온 3시 30분에도, 제가 전화를 건 4시 30분에도, 아이가 폐사하기 직전인 6시에도 모두 전부 "다른 손님을 상대하느라 바빠서 전화를 할 수 없었다"고 대답함)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자 "어떻게 책임을 져드릴까요? 저도 지금 애가 이렇게 되서 (제 자신에게) 화가나고 짜증이나는데"라는 말로 안그래도 찢어지는 저희 가슴에 더 상처를 주었습니다.
아이가 사망의 위기에 놓였던 5시간 30분 동안 보호자와 주변 관계자들은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심각성을 알지도 못한채, 아이가 퇴원을 하면 집안에서 예쁘게 사랑받고 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심지어 카톡으로 아이의 구조 축하선물까지 주고받았습니다. 퇴근 이후 8시쯤 저와 지인들이 병원을 방문하였는데, 그제서 저희에게 "아이가 심폐소생 중 물을 많이 쏟아냈다. 폐수종, hcm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결국 "이런일이 있으면 먼저 사과가 우선이지 않느냐" "본인이 과실이 있던 부분은 설명을 하고 우리도 납득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는 저희에게 "죽은것 말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말을 해서 저희를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이어 "나는 당당하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아이를 방치한 것은 생각 안하시느냐" "다시는 이런 사나운 길고양이는 진료 보지 않겠다"는 말로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감정이 상해 하신 발언이었다고 참작해보려해도, 진정으로 길고양이를 위한 분이시라면, 진정으로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분이라면 절대 그런 발언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굳이 중성화수술을 권한 의중이 무엇인지, 마취 전에 왜 혈액검사와 기본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는지, <얼굴만 보기 위해> 마취를 하겠다고 하고선(호흡마취도 아니고 주사마취, 그리고 그마저도 혈관마취도 아닌 소량의 근육마취) 그대로 사망 위험에 대한 충분한 고지 없이 수술을 진행했는지, <곧 죽을 것 같아서> 수술을 했다는데 그러고선 진행한 수술이 왜 고작 <중성화>와 <봉합>수술인지, 아이가 마취를 깨지 못하고 사망하기까지의 5시간 30분동안 왜 단 한번의 연락도 없었는지, 책임이 없다는 말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그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당시 이런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따져물으니 제대로된 해명이나 사과는 커녕 "본인이 그럼 어떻게 해주길 바라냐"고 말하였고, 강하게 나가자 그제서 사과를 하는 모습, 그러나 보호자가 병원을 떠나자 남아 있는 지인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였을 뿐이다"고 다시 자신의 잘못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보호자인 저에게는 아이가 별이 된 후에도 사망하였다는 전화 한통 없었습니다. 3:30에 수의사분 말대로 호흡정지와 구토를 했다면 보호자인 저에게 당연히 전화로 말씀을 해주시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손님이랑 상담중이라 전화를 못했다고 합니다.. 제가 4:30에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 조차 알지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병원에 아이를 데려갔을때도 본인이 잘못한거라곤 "아이가 죽.은.것.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충격을 받아서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이가 결국 별이 되었을때도 왜 끝까지 전화를 안줬냐고 묻자, 전해들었을거라 생각을 했답니다. 정말 이게 말이되나요..?
밥 한끼 얻어먹자고 나온 아이를 포획하여 죽음으로 가게 했습니다.. 아직도 아이가 늘 있던 그 자리에 숨어있다가 제가 부르면 달려나올 것만 같은데...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힘든 생활은 이제 끝내고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기대하고 좋아했던 저희어머니와 저는 죽을때까지 죄책감에 힘들어할 것 같습니다.. 병원을 잘못 선택한 저희 잘못입니다..
석촌호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동물병원입니다.. 어머니께서 가셨을때 간호사분도 안계시고 수의사 혼자 운영하고 있다는점과, 입원동물이 단 한마리도 없다는점, 병원이 너무 열악해보이는 점을 불안해하셔 너무 느낌이 좋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 느낌이 맞았나봅니다.. 마취후에 나물이를 안고 이동하는게 아니라 더러운 물건을 집듯 계속 뒷덜미를 잡고 이동해다녔고, 아이가 쉽게 잡히지않아 고생했다는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녹지않는실로 수술하고 나와 “10일뒤 실밥 풀으러 오세요.”라고 통보. 저희어머니께서 “아휴 나물이를 어떻게 다시 잡고 데리고오죠ㅠ” 라고 하셨는데 수의사의 답변은 “그건 알아서 하시구요” 였습니다. 길냥이아이는 크게 할인해주신다는 말에 혹한 능력없는 제탓입니다..다신 저희 나물이같은 피해가 절대 생기지않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