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50입니다. 제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탄가스(일산화 탄소) 중독은 가장 흔하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습니다.신문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탄가스중독 기사가 났고 tv만 틀면 가스중독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버스를 타면 한두명은 꼭 연탄가스에 중독돼 병원가는 사람이었구요.그만큼 지금 50대 이상의 중 노년들중에는 일산화탄소 중독 경험자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는 마을까지 와서 사람을 잡아가는 호랑이가 가장 큰 위험이었다면 1980년대 후반까지 우리사회의 가장큰 문제는 가스중독이었습니다.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지만 가스가 새면 즉시 머리가 멍~ 띵~ 해지고 두통이 생기고 구토와 혼미함과 어지럼증이 생깁니다. 그 상태에서 오래 버틸 사람도 없지만 버티면 의식을 잃고 마침내 목숨을 잃습니다.문열고 밖으로 나가거나 환기시키면 삽니다. 그래서 가스가 샐때 깨어있는 사람이 죽을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문제는 체질적으로 잠을 깊이 자거나 술을 먹고 자는 경우 가스가 새도 모를수가 있습니다. 얕은 잠을 자는 사람은 두통때문에 잘 깨어납니다. 신문기사에 일가족이 다 가스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종종 났는데 일가족이 다 깊이 잠든 경우 깨워줄 사람이 없어 그렇게 다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가스가 샌다고 깨어 있던 사람이 그 자리에 바로 픽 쓰러지는건 아니고 많이 어지럽지는 하지만 버스타고 혼자 병원 가는 정도는 할수 있습니다.
이번에 강릉 펜션에서 가스중독으로 세분이 돌아가시고 일곱분이 의식불명으로 발견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 연탄가스 중독을 밥먹듯이 경험하며 살아온 중년으로서 사건에서 이해가 안되는 점들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문입니다.
한 실에 열분이 투숙했는데 열분이나 한 실에 자다 보면 그중 한두분은 꼭 밤에 잠을 안자고 폰 하거나 책 보시는 분들이 계시고 설령 모두가 다 잠에 깊이 빠졌다 해도 밤에 화장실 가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깨어나는 분들이 있게 마련입니다.그날밤에도 그런 분들이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머리가 많이 아프고 어지럽기 때문에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깨어난다 해도 곧 증상을 느낍니다. 간혹 그런 증상을 그냥 넘기는 분들이 있다 해도 그날밤 여러 분이 화장실 때문에 깨어났을터 모두가 다 그런 증상을 그냥 넘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단 한분이라도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었거나 화장실 가고 물 마시기 위해 깨어나서 두통을 느꼈다면 그날의 참상은 없었을 것입니다. 가스중독이라는 것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세대이긴 해도 어떻던 그냥 넘길수는 없는 증상이라서 창문이라도 열었을 것입니다. 가스가 새면 아주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와서 그냥 자동으로 문열게 돼 있습니다.
저는 이게 의문입니다. 과연 그날밤 그 학생분들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만에 하나라도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그 억울함이 풀리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가스중독으로 세분은 사망했고 일곱분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다.. 이렇게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짜로 조금이라도 억울함이 있다면 풀려 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