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상사 사모님들과 싸웠습니다.
저는 30살 남편은 30대 초중반
연애 1년 반을 하고 식 올렸고, 이제 결혼한지 3년이 조금 넘은 부부입니다.
남편은 비서울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현재는 사무관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사실 저희 남편이 나온 학교도 충분히 명문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남편이 있는 공직 안에서는 무조건 서울대 출신이냐 아니냐만 따지나 봅니다.
그리고 남편 집안도 평범한 집안이구요.
평범한 집안 기준이 개개인마다 다른겠지만 수백억씩 있는 집안에 비해
남편과 저희 집안은 평범하다는 겁니다.
여튼, 학벌 집안 이런 부분에 있어 부족한 상황에서 남편은 굉장히 자리 욕심이 강합니다.
그래서 행정고시 볼 때 직렬도 타 부처보다는 영향력이 있는 부처를 선택 했다고 얘기를 들었구요.
(자리 욕심도 욕심인건데 일단 본인 일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깊기도 합니다)
뿐 아니라 연애할 때 가끔씩 미래 자식 이야기를 하고는 했는데
남편이 자식애가 굉장히 깊어 자식 교육에 대해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그때는 그런 남편이 자식애도 깊어서 일과 가정 모두 함께 잘 이끌어나갈 것 같았고
멋있었고 듬직했고 남자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남편에게 굉장히 실망을 했고 혼란스럽네요
위와 같은 남편 상황에서 남편 혼자 힘으로 좋은 자리에 앉기에는 많이 버거웠나 봅니다.
사실 같은 급 공무원 즉, 같은 부처 5급 사무관 이라 해도 해당 부처 내 어느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냐에 따라 굉장히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더 쉽게 대중적인 검찰로 예를 들자면 같은 평검사여도 서울 검사와 지방 검사 다르듯
같은 평검사여도 특수부 소속 평검사냐 일반 부서 평검사냐 다르듯이요.
결국 좋은 부서는 상관이 인사권자에게 추천을 해서 발령을 내주는 것이죠
여튼, 집안도 학연도 없는 남편 혼자 힘으로 그런 좋은 부서에 들어가기는 힘들었는지
남편이 믿고 의지하는 상사분이 몇 분 계십니다.
저는 그런 남편 위해서 남편 상사 분들에 사모님들이 하는 모임에 가끔씩 나가고는 했었죠
이것이 내조라면 내조겠지요.
나가서 주로 사모님들이 하시는 이 얘기 저 얘기 들어주고 맞춰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사모님들이 저와 남편을 무시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사실 뭐.. 그냥 애교 수준으로 무시하는 것 정도야 별로 개의치 않았어요.
잘난 사람들이 무시 하는 것은 그냥 그 사람에 대한 인성이 잘못인거니까요.
어쨌거나 그 사람들이 잘난 것은 사실이고, 남편 상관 사모님들이기도 하니까
거기다대고 뭐라 할 수는 없잖아요.
여튼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다 며칠 전, 사모님들이 전과는 달리 심하게 무시하는 발언을
하시기에 제가 참다 참다 터졌습니다 해서 사모님들한테 제가 반말 하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욕은 하지 않았구요. (자세한 대화 내용과 상황은 적지 않겠습니다)
그러한 일을 겪고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있고 그 다음날 남편이 회사에서 그 일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그 일로 저에게 역정을 내는겁니다.
내조를 할거면 제대로 하고 하지 않을거면 아이예 시작도 하지말지
왜 어설프게 해서 일을 이렇게 만드냐느니
자기 인생 20대 전부를 받쳐서 들어 온 곳이 이곳인데 저 때문에 한순간에
그 시간들이 물거품 될뻔 했다느니 이런 저런 말들을 들었습니다.
끝으로 남편이 사모님들에게 당장 사과하라고 하는겁니다.
제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도 말이죠..
결국 사모님들에게 문자로 길게 사과 글을 보냈고 사모님들 한분 한분 따로 찾아뵈면서
사과 인사를 드렸습니다. 해서 다행히도 그 일은 잘 넘어가게 되었죠.
하지만, 지금 전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남편에게 굉장히 서운하고 서럽고 그냥 지금 심정이 너무 복잡하네요.
하다하다 이제는 이런 생각도 드네요.
이 남자랑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아직 결혼 3년차인데 벌써부터 이런 생각 든다는게 정상인가..
사실 저는 남편이 좋은 부처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저는 좋아요.
굳이 남편이 이 악물고 왜 더 좋은 곳으로 가려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해서 괜히 왜 힘들게 상사들 눈치나 보면서 살아야 하나 싶고
좋은 부서이면 좋은 부서일수록 업무 강도도 더 쎄져서 늦게 퇴근하고
남편 술 자리도 잦아지고 그냥 남편을 보면 딴 세상 사람 같아요.
사실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도 생각해요
늦게까지 일 하고 상관들하고 새벽까지 술 마시고 그래도 아침 7시에 항상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근하고 만일 저보고 그렇게 살라하면 못살 것 같은데 참..
왜 그렇게 사서 고생하는지.. 그리고 같이 살아도 이게 과연 한 지붕 밑에서 같이 사는 사람인가
이 느낌을 1년 반 전부터 굉장히 많이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제 친정 부모님한테 이런 말 저런 말을 해도
저희 부모님은 제 심정 이해를 하지 못하십니다.
남자들이 그런 높은 자리에 있으면 어쩔 수 없다고 그냥 너가 좀 이해해라..
뭐 이런식으로만 얘기하시지.. 하.. 그냥 푸념할곳 없어 이곳에라도 이렇게 적어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