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거 진짜 싫어하는데,
헤어진 후 전 연인 못잊어서 아무데나 지르는 글이나
좋았던 날들의 추억들 찌질하게 되새겨보는거
그런거 나 진짜 싫어했거든
정말 이해못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그러고 있는 걸 보니
살면서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이 참 많구나 싶어
어짜피 아무도 안볼텐데 하는 맘에, 그냥.
이별은 아무리 많이 해보고 수없이 봐와도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구나
방금도 너의 sns를 보고오는 길이야
이렇게 늦은 새벽,
잠도 일찍 자는 애가 무슨 일로 아직도 깨어있을까해서.
그냥 궁금해서.
넌 글이 길면 잘 읽지 않았었고
sns에 올라오는 판들을 읽는 나를 신기해했었어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쓴다
너가 이걸 볼 가능성은 없으니까.
사실 나 아무렇지도 않아.
오히려 주위사람들이 나보다 더 슬퍼해
괜찮냐고 물어보고 차라리 잘 된거라며 위로하고
그런거 다 필요없는데, 난 정말 괜찮거든
근데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거야.
청승맞아 보일까봐 쿨한 척 했어
내가 이렇게 자존심이 세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
이런 나에게 지쳐서 나가떨어진걸까
이런 내 모습에 질린걸까
가끔씩 우리가 헤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에 잠기지만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우린 그냥 여기까지였던거다.
인연이 다한거겠지.
마음이 미어질만큼 아픈건 아닌데
원망하고싶은 마음도 아닌데
그냥 가끔씩 너무 그리워서
그러다가 생각나는 추억들이 예뻐서
이렇게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안에서 곪아 썩을까봐
비워내려고. 그럴려고.
너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을 함께했고
이번년도는 너 없이 시작하네
고작 3년을 너와 보냈던 것 뿐인데
너와 만나기 전에 내 하루가 기억이 안나서
한동안 방황했지만 이젠 괜찮아.
그냥 정말 가끔씩 그리울 뿐이야
다 견딜만 한데
문득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니 생각이 날때
그때가 조금 괴로워
볼펜을 하나 새로 장만하려다가
너가 내 이름표가 붙은 볼펜을 버리지 못하고
볼펜심을 사서 쓰던게 생각날 때 라던지,
항상 같은 버스를 타고 등교하던 정류장에
나혼자 서있을 때 라던지
너가 좋아하다가 내가 더 좋아하게 된 노래를
우연히 듣게됬을때
우리가 지겹도록 가던 집 앞에 노래방을 지나칠 때
새삼스래 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마음 어딘가가 아파와
너는 참 작은것 하나로 내 마음을 녹였다
나랑 같이 찍은 사진이 소중해 혹여 구겨질까 지갑에 넣어다니지도 못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쥬씨의 생딸라떼를 그 추운날 대형짜리를 들고
나 주고 싶어서 샀다고 손이 빨개져선 웃던
겨울 아침에 나 몰래 주머니에 핫팩을 넣어주고
그걸 학교 교실에 와서야 알게된 나는 하루를 웃으며 시작할 수 있었지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겨울엔 겨울
각기각색 다른 너의 나를 사랑해주던 방식들이
꽃이 되고 비가 되고 낙엽이 되고 눈이 되어 사라지는구나
내 모든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너였어서
내 학창시절 다 바쳐 사랑한 너였으니까
그런 너와 만나서 행복했었어
후회는 없어, 널 잡지않았던 내 선택에도 후회하지않아.
비록 그 한달 간 힘들기도 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게 해줘서 고마웠고
신뢰와 무한한 믿음을 줘서 고마웠어
내 처음이 너여서 다행이야
우리 정말 오래 연애했잖아,
자신의 이름이 아닌 서로의 이름으로 불리고
아직도 사귀고 있냐는 말이 지겨울 정도로 연애했잖아
그런 너를 어떻게 짧은 시간에 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애쓰지 않으려고.
시간이 흘러 조금씩 희미해지길 기다릴래.
가만히 쳐다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어오는 손길
내 손을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것이 아닌 내 주머니로 들어오던 너의 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던 선의의 거짓말
내 안감은 머리도 좋아한다던 장난스런 모습들
웃을 때 예쁘게 씩 올라가는 입꼬리와
나를 담던 예쁘고 큰 눈길을
걸을 땐 늘 잡고 있던 그 손나를 꼭 안아주던 그 큰 품을
정말 좋아했어.
이제 정말 보내주려고.
겨울에 만나서 겨울에 헤어졌으니 봄부터 다시 새출발하는거야.
잘 지내고, 이제 다시 보지말자.